남쪽으로 부터 봄소식이 전해집니다. 늦추위로 우리를 움츠리게 하는 동장군(冬將軍)이 좀처럼 물러가지 않을 것 같은 허세를 부리지만 양지쪽 언덕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굳은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봄의 생명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움츠려 있는 동안에도 생명의 약동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것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입니다. 숨죽여 새 봄을 기다리든 새 생명이 움트고 싹틔우는 봄입니다. 말랐던 가지에 물이 오르고 잿빛 언덕에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새 봄입니다. 그래서 봄을 약동하는 생명의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금년 봄은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되어 우리에게 더 큰 기대와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효율성 없는 국가 운영과 장기화된 침체의 늪에서 지친 몸으로 소생의 기회를 기다린 많은 사람들이 새봄에 새 정부와 함께 소생하기를 소망 합니다. 이제는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든 청년들이 열심히 자기 능력을 발휘하여 저마다의 자리에서 함께 이 나라를 세워 가기를 바랍니다. 지하철이나 뒷골목 역 대합실에서 막연한 기다림으로 힘겨운 생존전쟁에 팽개쳐진 이들이 노숙자라는 오명을 벗고 가정으로 일터로 생산적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소생함이 있기를 소망 합니다. 

무엇 보다 이 가슴 저 가슴에 자리 잡아 우리 시대를 어둡게 한 절망들이 소망의 새 힘으로 가슴마다 가득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마구잡이로 무차별하게 던지는 비난의 돌멩이를 맞고 주눅 든 우리 교회들이 이 나라의 소망의 등불로 다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생기를 얻어 군대가 된 것처럼(에스겔 37장) 이제 새 봄과 함께 새 정부와 함께 힘차게 소생하기를 바랍니다. 봄은 생명의 계절입니다. 마른 가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새봄을 준비하고 있었고, 회색빛 들판이 죽은 것이 아니라 새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듯이 그동안의 침체는 새 역사의 준비 기간이었음을 보여주는 새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저력을, 우리교회의 저력을 마음껏 보여주는 새봄이기를 소망 합니다. 우리 다 함께 움츠렸던 어께를 펴고 지친 몸을 일으키고 두껍게 껴입었던 옷을 벗어 버리고 힘겨운 무거운 삶의 짐을 벗어 버리고 새봄과 함께 일어섭시다. 우리 신양의 가족들은 새로운 비전을 따라 우리 이웃의 삶의 현장으로 소생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축복의 전령이 되십시다. 지금 부는 찬바람은 겨울바람이 아닙니다. 새봄을 맞으라고 우리를 깨워주는 소생의 메시지입니다. 일어납시다. 그리고 약동하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됩시다. 소생하는 새봄과 함께 희망의 새 역사를 시작 합시다. 

/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