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이나 사회 여론이 교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교회 지도자들을 고운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상당 부분 오해로 인한 부정적 시각일 수도 있고 또 여론을 만드는 이들의 좌파적 경향들이 보수 세력인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인한 의도적인 여론몰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하여 우리 자신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정해야한다는 현실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비난과 따가운 눈총들에 대하여 분노나 변명에 급급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자신들을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설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 교회 외부 활동을 하면서“이제는 좀 그만 합시다”라고 말하고 싶은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혼자 잘난 척 한다’느니‘너나 잘해라’는 비난을 받을망정 이제는 좀 정신 차리자고 말하고 싶은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물론 이는 또 역차별을 받고 왕따를 당할 일이기도 합니다만 “욕을 먹어도 싸다”는 생각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뭐 엄청난 윤리적 문제나 범죄가 있다기보다 교회지도자들의 마인드(Mind) 자체가 상당 부분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무엇 보다 너무 헌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 교회 지도자의 역할은 헌신이고, 주님 위해 희생하고 손해보고 때로는 순교할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계속하여 지탄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공금 사용에 대하여 경외심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어떤 외부 모임에서 전체 예산 중 50%를 수련회라는 명분으로 지도자들의 유희를 위해 쓰고 그러고도 그 예산보다도 3배나 더 많은 재정을 소요할 야유계획, 쓰다가 모자라면 교회에 부담 시키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의 회의안을 봤습니다.

교회의 상납금을 받아 수고하는 자신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정말 솔직히 요즘 교회 지도자들이 위로 받을 대상인지 진지하게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로 받기보다는 하나님께 쓰임 받음에 대한 감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제가 아는 어느 장로님은 평생을 장로로 섬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거액의 재산을 헌납하고 은퇴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생애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교회봉사는 감사할 일이지 보상 받아야할 부담이 아닙니다. 이젠 우리 교회 지도자들이 정신 차려야 합니다. 굳이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1764~1830년)에 의하여 강조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r) 라는 거창한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지도자들의 솔선수범과 헌신적 섬김이 필요합니다.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졌던 로마인이 오랫동안 거대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로마제국 천 년을 관통한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철학이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 사회지도층의 역할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느 공동체이든 그 집단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은 지도자들의 도덕적 힘입니다.

우리교회는 재정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한 너무나 당당할 수 있는 교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 사용 당사자들은 언제나 신전의식(神前意識)을 가져야 합니다. 꼭 필요한 지출인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지에 대한 전제를 갖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재정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재정 사용자체가 또 하나의 축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