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봉 목사님이 쓰신 책 ‘엄마가 희망입니다’는 신경숙 씨가 쓴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교회에서 한 달 동안 한 설교를 정리하여 묶은 책입니다. 이런 방식의 시리즈 설교는 처음 시도되는 것입니다. 영화를 바탕으로 설교하는 것도 있었고, 중요한 기독교 고전들을 바탕으로 설교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와 관련이 없는 일반소설을 가지고 시리즈 설교를 한다는 것은 정말 처음 시도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갖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책에 대해 기대를 가졌던 것은 말씀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입니다. 신경숙 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많은 대중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고 또 공감을 얻었습니다. 설교자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정말 중요한 것은 청중에 대한 이해입니다. 오늘날 청중들이 무엇에 고민하고 무엇에 공감하는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소설을 청중들과 말씀을 나누는 작은 통로로 사용했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려가 되는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설교의 내용이 주가 되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훼손이나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단순한 증거자료 정도로 사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앞부분에서 약간 그런 우려를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전체를 다 읽고 나서는 그런 우려를 모두 씻어낼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맨 처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절대 중간에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다 읽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해를 하지 않고, 저자가 설교를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오해없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책은 5편의 설교를 이루어져 있기에 한편씩 살펴보는 것이 가장 쉽게 이 책을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설교는 희생하는 사람을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기자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과거 가족들이 어머니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했던 것을 미화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어머니가 홀로 짊어졌던 짐을 이제는 가족들이 모두 함께 나누어지자는 것입니다. 또 누군가를 위한 희생을 미련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십자가의 희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예수님과 같은 희생의 삶을 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희생을 미련한 것으로 치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희생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러나 희생이 없이는 새로운 희망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희생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논리는 그 희생을 내가 하면 바보이니 다른 사람이 희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방법은 다릅니다.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기꺼이 희생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혼자서 희생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서로 함께 희생의 삶을 살면서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이런 희생의 가치를 바로 깨닫고 희생의 삶을 함께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설교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진정한 사랑의 모델이 바로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쏟아 붓는 사랑을 하면서도 더 주지 못해서 미안해합니다. 그것이 사랑인데, 오늘날 가정은 물질적으로 풍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랑은 점점 더 메말라 갑니다. 한계 없이 쏟아 붓는 사랑, 그 사랑의 원형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그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가정과 세상을 그런 사랑으로 사랑해야할 책임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습니다.

세 번째 설교는 진정한 이해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진정한 이해는 상대방을 하나의 눈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그저 어머니로만 보면, 어머니는 외롭습니다. 어머니는 아기의 모습과 소녀의 모습과 아가씨의 모습과 어머니의 모습이 모두 함께 있습니다. 어머니 한 가지로 보려는 것은 이기적인 것입니다. 자신부터 다양한 자신을 인정하고 용납하고 대접하십시오. 한두 가지의 모습에 자신을 가두지 마십시오. 그렇게 억압하면 결국 크게 폭팔하고 맙니다.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십시오. 나의 작은 생각으로 판단하려고 하지 말고 새로운 모습을 이해하고 용납하려고 하십시오. 그것이 진정한 용납니다.

네 번째 설교는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를 설명합니다. 진정한 용서는 상처를 준 사람들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언제나 실수할 수 있는 나와 같은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용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또 하나님께 받은 용서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용서의 사람이 되고 용서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 설교는 행복한 가정의 비결입니다. 행복한 가정의 비결은 영적 모성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의 비결은 모성적 사랑과 돌봄입니다. 그것은 꼭 엄마만 해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식구들 중 누구나 해야 합니다. 또 가정을 넘어서 사회 속에서도 실천해야 하며, 특히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실천입니다.

5편의 설교를 들으면서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용납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지기로 했습니다. 저에게 대한 관대함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대함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좋은 시도를 하신 김영봉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역시 이런 것은 잠시의 일탈입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위해 이런 시도를 너무 자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설교의 기본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책을 통해 풍성해지고 따뜻해지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희망을 주는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