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8:7-8

[사] 8:7 그러므로 주 내가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 곧 앗수르 왕과 그의 모든 위력으로 그들을 뒤덮을 것이라 그 모든 골짜기에 차고 모든 언덕에 넘쳐
[사] 8:8 흘러 유다에 들어와서 가득하여 목에까지 미치리라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하셨느니라


1. 일제 강점기 때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분으로 손명복 목사님이 계십니다. 해방 후 이 분이 농촌의 한 교회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습니다. 집회를 통해서 큰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집회를 끝내고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한 할머니가 홍시 몇 개를 소쿠리에 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홍시가 어찌나 반들반들 윤이 나던지 목사님이 탄성을 올리며 물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윤이 반지르르한 홍시가 다 있습니까?” 그러자 할머니가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아이고, 목사님. 제가 목사님 드리려고 어젯밤부터 제 혀로 얼마나 핥았는지 아세요? 제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맛있게 드세요.”

여러분의 정성과 사랑으로 저는 안식년을 잘 마쳤습니다. 7년 만에 다시 맞는 안식년, 사실 무슨 정신으로 보냈는지 잘 모르겠으나, 그러나 여전히 나를 이곳으로 당기는 것은 여러분의 저를 향한 사랑과 기도였습니다. 밤새 혀로 핥은 홍시는 없더라도 늘 이 부족한 종을 신뢰해주는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으로 이제 다시 주님께서 원하시는 왕십리중앙교회의 사역을 감당해 나가려고 합니다. 더욱 기도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오늘 본문은 선지자 이사야가 기록한 것입니다. 이사야는 일명 궁중선지자라고 합니다. 대개의 선지자가 평민 출신들임에 반하여 이사야는 귀족 출신으로, 왕궁에 머물며 예언을 하였습니다.

이 말은 그만큼 그가 배운 것이 많고, 그 지식과 통찰력으로 당대 역사의 흐름, 국제 정세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영, 성령의 임재로 모든 선지자들도 역사의 흐름을 보지만, 특별히 이사야 선지자는 이러한 역사의 흐름에 더욱 귀중한 것을 하나 더 봅니다.

그것은 메시아 예언입니다. 다른 선지자들도 메시아 예언을 하였지만, 이사야 선지자만큼 많이, 그리고 정확히 예언한 선지자도 드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메시아 예언은 마치 예수님의 모습과 사역을 그 현장에서 스케치 하듯이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사야가 증언하는 오늘 본문을 봅시다. “그러므로 주 내가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 곧 앗수르 왕과 그의 모든 위력으로 그들을 덮을 것이라. 그 모든 골짜기에 차고 모든 언덕에 넘쳐 흘러 유다에 들어와서 가득하여 목에까지 미치리라.”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란 유브라데강을 가리킵니다. 이 강은 아시아 주 서부에 있는 동방 최대의 강으로 그 발원지는 에덴동산과 알메니아 계곡입니다. 길이는 2,850km로, 하류에서 티그리스 강과 합류하여 인류 문명의 4대 발생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강이 한번 범람하면 부근 모든 지역에 침수하여 농작물을 폐농시키고 그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때로는 강둑을 무너뜨리고, 그 여세로 도시와 촌락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많은 살상자를 낸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하수, 유브라데강이 범람하여 둑을 무너뜨리고 모든 도시와 농촌을 집어삼키며 도도히 흘러오듯이, 그런 무서운 세력이 유대에까지 범람해 올 것이며, 마침내 유대의 목에까지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그게 뭘까요?

곧 앗수르의 군사력, 그들의 강한 공격력입니다. 앗수르는 아람과 북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키고, 이제 남 왕국 유다까지 삼키려고 서서히 밀려오고 있습니다. 풍전등화의 위기.

자기들을 멸망시킬 무서운 군대가, 외세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을 때, 그 두려움은 얼마나 클까요? 그야말로 자신들을 패망시킬 어두움의 세력이 온 세상에 가득하여 밀려올 때, 그것을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는 연약한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는 심정, 얼마나 두려울까요?

이스라엘 백성들, 이렇게 다가오는 패망의 위기 앞에, 거대한 강이 범람하여 온 세상을 누런 황톳물로 뒤덮으며 서서히 밀려오는 그 거대함 앞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이 때, 이들은 이 난제를 어떻게 풀려고 합니까? 6절, “이 백성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버리고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을 기뻐하느니라.”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 아람과 북 이스라엘을 칭하는 말입니다. 그들의 왕입니다. 즉 그들은 망해버릴 인간의 힘, 무너질 육신을 붙들고 기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싶어서 그래도 자기를 도와줄 이들이 있는가 그들을 찾아다니기에 바쁩니다.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의 물’, 즉 신앙의 도리, 여호와 하나님을 붙들고 그 분께 돌아가야 하는데, 그 분을 버리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믿음의 도리도 생각지 않고 자신들이 해결해 보겠다고, 묘수를 찾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다는 것입니다.

가이드 포스트에 실린 실화입니다.

몇 해 전 허리케인이 미국의 플로리다 주를 강타한 적이 있습니다. 기상 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대형 허리케인이 카리브 해에서 발생하여 예고도 없이 플로리다 주를 강타하였습니다.

그곳에 조그마한 호수가 하나 있었는데, 이 호숫가에 ‘찰스 시어즈’라는 사람이 그의 아내와 3명의 어린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불어 닥친 허리케인에 의해 호수의 제방이 무너져버렸고 그들의 보금자리가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물 가운데 떠오른 그와 가족들은 가까스로 조금 높은 지역에 있는 고목나무를 찾아 피신을 했습니다.

그러나 물은 순식간에 차올라 점점 고목나무도 물에 잠기게 되었고, 결국 그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결국 나무 꼭대기까지 오르게 되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폭풍우는 계속되고, 물 또한 계속 불어났습니다. 살 소망이 없다고 느낀 찰스가 절망적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여보, 이젠 틀렸어.” 그 말은 단란했던 다섯 식구의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여보, 그런 말 말아요. 무슨 수가 생길 거예요. 당신은 아이들이나 잘 보호하세요.”

그것은 소망이 아니라 마치 절규와도 같은 소리였습니다. 물은 점점 차오르더니 이젠 어른들의 턱까지 차올랐습니다. 그들 부부는 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들을 물 위로 받쳐 올렸습니다. 이제 조금만 차오르면 그나마 가망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찰스는 다시 허탈한 심정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젠 틀렸어, 여보.” 그러자 그의 아내는 입술에까지 차오른 물을 삼키며 하늘을 향해 부르짖었습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우리는 살 수 있어요.”

그 순간, 찰스의 아내는 자신이 무엇인가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자신들과 같이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구하시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신 예수님을 잊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여보, 우리가 예수님을 잊고 있었네요. 예수님은 우리를 살려주실 거예요.”

그리고 찰스의 아내는 최대한 목을 물 밖으로 내밀고 절망하는 남편을 격려하기 위해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주 너를 지키리. 주 날개 밑에 거하라 주 너를 지키리. 주 너를 지키리 아무 때나 어디서나. 주 너를 지키리 늘 지켜 주시리.”

찰스와 그의 아내는 울면서 울면서 찬송가를 계속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 직감적으로 그 분이 예수님인 것을 느끼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호숫가에 묶여있던 낡은 배 한 척이 어떻게 풀렸는지 자신들을 향해 떠내려 오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할렐루야!

위기가 닥쳐오자 살겠노라고, 살아보겠노라고, 일을 해결해 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 정말 발바닥이 타도록 뛰어다닙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그렇게 뛰어봐야 소용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가온 파괴적인 앗수르의 힘은 하나님께서 보낸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배신하고, 죄악 속에 빠져버린, 그러면서도 종내 회개치 않는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 보내신 하나님의 몽둥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누구가, 어느 인생이 하나님의 몽둥이를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자신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 때는 신앙의 도리를 찾아야 합니다.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신앙의 자세는 잊고 온갖 화려하고 세속적이고 인본적인 것만을 찾아다니느라 바쁜 우리들. 아닙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해결책은, 도움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3. 보십시오, 오늘 본문 마지막 부분을! 아니 8절을 봅시다. “흘러 유다에 들어와서 가득하여 목에까지 미치리라.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하셨느니라.” 공동번역 성경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유다까지 밀려들어 휩쓸어 가리니 그 물이 목에까지 차리라. 아, 임마누엘아, 그가 날개를 펴서 네 땅을 온통 뒤덮으리라."

범람하여 마침내 둑을 무너뜨리고, 온 세상을 황톳물로 뒤덮어 도도히 흐르던 물, 유다 땅에까지 밀려왔습니다. 그것도 유다 광야를 덮고, 골짜기까지 메우더니 이제 예루살렘 성전이 있는 산 중턱까지 밀려들었습니다. 성 밖을 내다보니 온통 누런 황톳물, 예루살렘 성전까지 덮어버릴 기세로 밀려옵니다. 그야말로 온 세상을 뒤덮으며 밀려오는 패망의 권세. 절망적입니다. 땅에서는 더 이상 소망이 없습니다.

이 때,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밀려오는 악의 세력, 패망시키려고 도도히 밀려오는 땅의 권세에 대항하여 위로부터, 하늘로부터 큰 구원의 날개가 온 세상에 쫘악 펼쳐져 다가옵니다.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임마누엘! 어디서 들어보지 않았습니까? 마태복음 1:23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예수님! 예수님을 임마누엘이라고 한답니다. 무슨 뜻입니까?

그 두려움과 패망, 절망의 공포가 쫘악 내게 밀려올 때, 나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구원의 날개, 역시 쫘악 펼쳐지는 임마누엘의 날개!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여기에 우리의 힘이 있습니다. 없던 힘도 여기서 생깁니다. 잘 아는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 ‘모래위의 발자국’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꿈에 예수님을 만나 함께 걷게 되었답니다. 모래밭을 주님과 함께 걷는데, 뒤를 돌아보니 주님과 자신이 함께 걸어온 발자국 4개가 선명합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어떨 때는 발자국이 2개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가 자신에게는 어떤 때였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이 무척 어렵고 힘든 때였습니다.

속에서 은근히 서운함이 생깁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따졌습니다. “아니, 예수님.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저 혼자 걷도록 내버려두셨군요. 발자국이 제 것 2개 밖에 없잖아요!”

그러자 예수님께서 웃으시며 그러시더랍니다. “잘 봐라. 그건 네 발자국이 아니고 내 발자국다. 그 땐 네가 너무 힘들어 해서 내가 너를 업고 갔단다.”

임마누엘! 그 임마누엘 하나님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결코 예수님은 나를 떠나지 않으십니다. 내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도, 끝내 예수님은 나를 떠나지 않으십니다. 나를 고달픔에서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곤 우리를 부르십니다. 품어주시기 위해서!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그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 마태복음 23:37절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외친 말씀입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품으시려고 부르십니다. 당신의 날개 아래에 따뜻이 품어주려고, 이 세상의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지켜주시려고 우리를 당신의 날개 아래로 부르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원치 않고 제 각각 자기 길로 줄달음질 했습니다.

불러도 불러도 듣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입니다. 해결책이 여기 있다 있다 하여도 듣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길이, 위로가, 능력이, 축복이 여기 있다 있다 하여도 듣지 않으면 없는 것입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 곧 우리 예수님, 우리를 이 세상의 모든 세파와 절망과 두려움에서 지켜주시려고 그 큰 날개를 펴고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당신의 품 안으로!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4. 안식년 중에 참으로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습니다. 두란노 서원에서 번역 출판된 존 비비어(John Bevere) 목사님의 책인데, 책 제목이 원제로 ‘Under Cover’였습니다. ‘보호, 피난처’ 정도의 뜻입니다. 하나님의 cover 밑에 있다니 얼마나 좋습니까! 즉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으니 얼마나 훌륭한 피난처입니까!

그런데 번역자가 이 책 제목을 그렇게 ‘보호’, ‘피난처’ 또는 ‘든든함’이라고 번역하지를 않고 ‘순종’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를 지키시고, 품으시기 위해, 우리에게 안식을 주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 그 안식을, 평강을 누리는 길은 순종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날개 아래에 머무는 길은 순종에 있습니다.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하십시오! 그 분의 권위에 순종하십시오! 신앙생활은 순종의 삶입니다. 자기를 내세우고, 자기 생각을 고집부리는 세계가 신앙의 세계가 아닙니다.

오늘부터 대림절입니다. 나는 이번 대림절의 주제로 ‘순종’을 주님께 받았습니다. 하나님께 순종. 예수님께 순종. 성령님의 감동에 순종! 순종할 때 지극한 성도의 평강이 임할 것입니다.

세상의 두려움이 몰려올 때, 흉용하고 창일한 큰물이 주위를 뒤덮으며 내게 몰려올 때, 그것이 이미 내 인생을 무너뜨리려고 내 목에까지 미쳤을 때, 이때에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눈을 들어 하늘을 보십시오!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지키시기 위해 쫘악 펼쳐지는 임마누엘 예수님의 날개! 그분의 사랑이 우리 위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순종할 때 그 날개, 나를 보호하시기 위해 활짝 펼쳐지는 주님의 날개 아래에 여러분은 머물게 될 것입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