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서 노력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제10차 총회를 2013년에 한국에서 열기로 하여 온 국민과 세계교회가 기뻐하면서 축하하고 환영하는 가운데서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마당에 교계 일부 보수교단에서는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반대운동을 전개할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서 한국인으로서 세계인들 앞에서 자괴감을 가지고 한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평화의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시고 평화를 위해 마땅히 일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칼빈 탄신 500주년을 맞아서 칼빈의 신앙과 신학과 교회 사랑을 재조명하고, 칼빈에 대해서 오해했던 문제들을 회개하면서 바로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칼빈에 대한 오해 중 첫째는 칼빈이 분리주의자라고 오해한 것입니다. 그러나 칼빈이 개혁교회의 일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칼빈은 교회의 분열을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절대로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고, 개혁운동의 선배였던 루터와 츠빙글리의 불화를 안타까워하면서 화해자로서 역할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칼빈은 루터와 츠빙글리 진영의 일치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우선 스위스의 개혁교회 일치를 위해서 노력한 결과 제네바의 칼빈진영과 취리히의 츠빙글리 진영 간에 “취리히 합의신조”(1549년)를 채택함으로 개혁교회의 일치운동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 이후에 제2의 종교개혁이라고 이름하는 에큐메니칼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탄생했습니다. 처음 종교개혁은 가톨릭으로부터의 축출당한 종교개혁자들이 참교회 원형 되찾기 운동으로 교회 갱정(更正)운동을 전개하여 개혁교회(Reformed)를 세운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개혁교회가 여러 가지 명분으로 나누어진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통감한 교회들이 제2의 종교개혁 운동으로 세계교회 일치운동, 재결합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그리스도교회들이 하나 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지만, 하나 되는 운동을 방해하는 세력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탄의 세력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세계교회가 연합하고 일치하는 일에 우리교회와 교단은 앞장서야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씀이 선포되고 성례가 행해지는 모든 교회들은 하나의 교회라는 신앙으로 하나 되어야 합니다.

물론 신조를 하나로 만들고 교회의 직제와 체제를 하나로 통일하거나, 예배의식도 획일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신앙의 일치(영적일치)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되 다양한 교회의 특성과 은사를 인정하면서 교회의 본질적 일치를 추구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앞으로는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호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 화해와 연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세계의 평화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서방의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불화입니다. 서방의 기독교 국가들은 더 이상 갈등을 심화시키지 말고 평화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종교 간의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