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안식년 때,
자그마한 개척교회를 찾아가
예배드린 적이 있다.
그 날,
그 교회 목사님의 설교 중에
이런 예화가 있었다.

옛날에 남의 밭에 들어가
파를 훔치던 도적이 잡혔다.
고을 원님은 도적에게
받을 처벌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였다.

파 100 단을 먹을래,
곤장 100대를 맞을래?
아니면
100냥을 낼 테냐?

도적은 돈을 내긴 아깝고
맞는 것은 힘들겠고
차라리 먹는 게 낫겠다 싶어
파 100단을 택하였다.

파 100단!
실제 먹기 시작하자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다.
눈 딱 감고 먹으면
돈도 굳고,
매도 피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먹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택하였다.
못 먹겠습니다, 곤장을 맞겠습니다.
그까짓 것 버텨보면 되겠지
나야 맵집이 좋으니까 하여
돈이 아까워 몸으로 떼우는 것을
택하였다.

한 대요, 두 대요, ...
서른 대쯤 가자 도적은
거의 혼절하다시피 하였다.
‘어이구, 매도 못 견디겠구나.’
이러다 죽겠다 싶어
소리쳤다.
‘그만, 그만이요. 돈 100냥을 내겠습니다.’

파를 먹는 고생은 고생대로
곤장 맞으며 고통은 고통대로
그리곤 돈 100냥까지 그냥 다 ....

그 목사님 설교의 요지는 이거였다.
인생은 미련하여
자기 욕심, 자기 생각만 하여
자기 꾀에 빠질 경우가 이렇게 많다고.
처음부터 욕심을 버렸으면
그런 고생 안했을 것인데
뻔한 것임에도 혹시나 싶어
끝까지 고집부리다가
결국 모든 고통과 고생을 다 당하고
돈은 돈대로 다 날린단다.

꼭 먹어봐야 쓴맛을 알까?
꼭 맞아봐야 아픔을 알까?
뻔한 것인데
순간, 보지 못한다.

지혜를 달라고 간구해야 한다.
모든 일에 주님의 지혜를 달라고.
그런데 감사하옵게도
야고보서를 보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 1:5)한다.

주님,
우리에게 지혜를 주옵소서.
우리 교회, 이 왕십리중앙교회 공동체에
지혜를 주옵소서.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