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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부활절 예배 풍경 |
| 의기소침했던 마음에도 부활의 기운이 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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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임만호 선교사 |
홍익교회 성도 여러분, 사망권세 물리치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와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셔서 우리에게 영생의 소망을 주신 예수그리스도의 평강이 섬기시는 교회와 땀 흘려 수고하는 삶속에서 항상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이렇게 아프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심장이 딱 하고 멈출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도 선교사인데 하나님께서 고통쯤은 특별히 안 아프게 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내가 하나님 앞에 무슨 회개할 일이 있어서 이런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닌가! 부활절 고난 주간이라 캄보디아 동역자들과 기도하며 생활을 절제하고 한 주간을 지내고 있던 중이었는데 너무 아파서 먹을 수가 없어서 금식이 아니라 굶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이 아프면 선교사라도 서러워지고 슬퍼지고 약해집니다. 그래서 이번 주간은 고난 주간 이기도 했지만 몸이 아파서 괜히 눈물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 아프기 시작한 것은 수요일부터였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약 가방을 한 짐 챙겨들고 의료사역을 나갑니다. 주로 병원에 가지 못하는 빈민들과 지역교회 성도들에게 간단한 진료와 치료를 해줍니다. 그런데 유난히 이번 주에는 아픈 아기들과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평소에는 11시 30분에는 진료를 마치고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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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임만호 선교사 사역 |
그런데 이번 주는 환자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진료시간이 길어졌습니다. 1년 중 캄보디아에서 가장 무더운 계절 3월에 이번 수요일이 유난히도 더웠고 낮 12시가 넘어서자 찌는 듯 한 더위에 몸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파서 온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가 없어서 진료를 다 해주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때부터 병이 나 버렸습니다. 그 후 아파서 누워있는 중에 하나님께서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흔적이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흔적이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함께 사역했던 존경하는 선교사님께서 사모님과 두 자녀는 캄보디아 땅에 남겨 두시고 먼저 하나님나라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얼마 전 가까이 지내며 존경해온 선교사님 사모님께서 암 선고를 받으시고 수술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캄보디아로 오셨습니다. 때론 이런 가슴 아픈 여러 가지 일들을 만나면서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위로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들 모두 선교사의 흔적을 가졌노라고….
소망을 따라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아픈 사람들을 돕는 일에 순종하기에 예수님 못 박히신 십자가의 흔적이 있는 것처럼 우리도 하나 둘 선교사의 흔적을 갖게 된 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무슨 잘못 때문이 아니라 주님 주신 영광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피부는 뜨거운 햇볕에 그을려서 검게 되고 얼굴은 주름이 나이보다도 더 깊어지고 사랑하는 동료 선교사님들이 한분 두 분씩 쓰러져 가는 것을 보면서 슬퍼하거나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흔적 선교사의 흔적을 가진 그분들이 이제는 한없이 귀하고 소중한 분들이라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부활의 아침 하나님께서는 3일간의 고통을 끝으로 연약한 저에게 평안을 주셨습니다. 이제 아프지 않습니다. 부활절이 무슨 날인지도 몰랐던 2002년도 캄보디아의 그때를 지나서 이제 교회들이 서서히 자립하며 세워지고 있는 모습을 오늘 보면서 선교사로서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2003년도에 만나서 하나님께 헌신하여 신학교 입학해서 4년간 공부하고 졸업한 쏘피읍 전도사님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 교회를 담임하며 성도들을 양육하고 교회를 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선교사로서 그의 모습을 통해 선교사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비록 화려한 식탁은 아니지만 주변지역에 믿지 않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식탁도 준비했습니다. 근처 개울가에서 민물조개도 잡아와서 구워주면서 전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활절 고난 주간이라며 스스로 성도들과 함께 금식하며 기도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부족한 저희에게 하나님께서 쏘피읍 전도사님을 통해 선교사로서의 6년간의 삶에 말할 수없는 위로를 오늘 부활절 아침에 내려 주십니다.
그동안 수없이 전도했지만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의기소침하며 마음 가라앉을 때 하나님께서 그동안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소피읍 전도사님의 모습을 통해 보여 주셨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캄보디아에서 선교사의 흔적을 계속 남겨야 될 것 같습니다. 바울이 맞았던 매도 맞고 베드로처럼 거꾸로 십자가에 달려서 죽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거룩하고 품위 있고 아무 고통 없이 멋있게 삶을 마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복음과 십자가 때문에 받는 고난이고 흔적이며 상처라면 받기를 소원합니다. 그것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그래서 하나님 나라에 가서 하나님 앞에 조금만이라도 부끄러움을 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 때문에 수고함으로 육신에 고통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 위해 나의 유익을 포기하고 손해 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내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이웃을 섬기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흔적을 오늘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2008년 부활절에 캄보디아에서 임만호 / 김용순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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