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교회로 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넘어섰다.
불편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모두들
서로를 품에 안아주며
격려와 따뜻한 한 마디로
힘이 되어 준다.
좋은 교회의 모습.

광야 교회,
가장 크게 걱정(?)한 것,
주일 점심이었다.
주방은 없고,
수도시설도 미비하고 ...
궁여지책으로 김밥을 준비하여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무리 김밥을 준비해도
그것으로 어떻게 충분한
식사가 되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아예 도시락을 싸오는
진풍경까지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밥이 돌기 시작하고,
떡이 돌고,
반찬도 돈다.
때로는 빵들도, 라면도 돈다.

웬일인가 했더니
우리 교회 큰 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요일 밤에 밤새 음식 준비하여
주일 아침 자기 집 밥솥 채 들고 온다.
집안의 반찬, 김치까지 몽땅 싸들고 ...
정말이지 큰 손들이다.
귀찮고 힘들 텐데
그들에겐 하나도 그런 빛이 안 보인다.

내 전부터
그 분들의 큰 손 됨됨이를 알지만
그 큰 손들이 이렇게 아쉬울 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
정말 감사하다.
루디아를 본 것 같고
마르다를 만난 것 같고
한나를 보는 것 같다.

큰 손들,
공동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자기의 것으로
교우들을 섬기는
그것도 아낌없이
섬기는 그 큰 손들.
고마운 마음이다.

우리 광야 교회에
이 큰 손들이 떴다.
조만간 주일 점심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아울러
이 섬김의 큰 손과 더불어
기도, 예배, 나눔, 심방, 위로, ...
영적 큰 손들마저
광야 교회 구석구석에
나타나 역사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