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월이 빠르다고 말합니다. 벌써 12월이고 벌써 한해의 끝이라고, 지난해 송구영신예배를 드린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새해를 바라보게 되었다고, 정말 세월이 빠르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금년이라고 세월이 더 빨리 지나간 것은 아닙니다.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은 같은 템포로 흐릅니다. 예전처럼 금년에도 역시 60초가 지나서 1분이 갔고 60분이 지나서 1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이 가서 하루를 보냈고 30일이 한 달이었고 365일이 되어서야 1년이 간 것입니다. 시간이 빠르게 생각되는 것은 생각이 시간을 못 쫓아간 탓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시간이 우리의 인생인데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시간을 너무 소홀히 흘려보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소홀히 하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하느라고 시간을 흘려보낸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시간 낭비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사실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낭비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시간을 계수하는 지혜(시편 90:12)를 말합니다. 그런 지혜를 갖지 못하고 한해를 보낸 사람의 때늦은 후회가‘세월이 너무 빠르다’라는 한탄입니다.

우리는 2009년이라는 인생을 다 보냈습니다. 어떤 이는 참으로 소중한 일을 만족할 만큼의 삶으로 주어진 한해를 사용한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그저 그냥 흘려보내서 이 소중한 한해를 낭비해 버린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한해는 다 지나갔습니다. 무엇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 살았는지는 지금은 스스로 평가해야 하고 훗날에는 하나님이 평가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새해를 계획해야 하고 그 새해를 맞아야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다가오는 새해를 우리 인생에 불가항력으로 밀려오는 시간의 물결처럼 운명적으로 맞을 수도 있고 새해를 하나님이 나에게 주시는 또 한번의 기회로 알고 전략적으로 새해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맞이하고 사용하고 보내는 우리 삶의 태도입니다. 시간이 인생임을 알고 자신의 인생을 가장 중요하고 마땅히 해야할 일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시간을 계획하여 사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할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지만 그러나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입니다.

우리 신양의 가족들은 더 단단한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계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바라봅니다. 지난 시간, 흘러간 인생에 발목 잡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제는 이미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반납(返納)되었습니다. 어제의 시간은 이미 나의 시간이 아닙니다. 계산이 이미 끝난 어제에 마음을 뺏기지 않아야 합니다. 지나간 과거에 붙잡히기보다는 과감히 다가오는 새해를 기대로 바라봐야 합니다. 어두운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들 새역사’를 바라봐야 합니다. 세상이 주는 비뚤어진 몫보다는 ‘하나님이 주실 새역사의 몫’을 기대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희망’이라고 합니다. 희망은 인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어둠에 빛을 주시고 혼돈에서 질서를 만드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이 땅에 어두움을 걷어내시고 빛을 비추실 하나님의 새역사, 이 땅에 혼돈을 걷어내시고 질서를 주실 하나님의 새날을 기대합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뜻하신 일을 우리를 통하여 이루어 가실 하나님을 바라봅시다. ‘우리 이웃을 예수님의 가족으로(J-Family)’ 세웠던 지난 한해에 이어 이제는 더 구체적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 세우기(Morningcome Land Mission)’를 위해 자신을 더 깊은 영성과 신실함으로 세우고, 이웃을 더 큰 사랑과 봉사로 세우고, 하나님께 더 큰 헌신으로 나아가는 내일을 기대하여야 합니다. 모든 여한과 아쉬움 그리고 실패와 부끄러움의 지난날을 과감히 흘려보내는 송구(送舊)와 믿음으로 내일을 바라는 영신(迎新)의 은총을 바랍니다. 할렐루야!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