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신년이 밝았다. 신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신동아」지 작년 12월호에서 이세준 박사(미래전략연구원)는 지금 한국사회는 (1)글로벌화 (2)양극화 (3)고령화 (4)IT기술 발전 (5)에너지, 환경문제 등 5가지 현상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고 하면서 그에 따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목회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사회의 큰 변화는 기존 가치관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의 사고를 주관했던 가치관은 유교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유교가 사회에 준 좋은 영향은 충효(忠孝)를 강조함으로 나라와 가정의 기틀을 굳건히 다지게 했고, 칠거지악 등을 세움으로 음란풍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 오게 하였다. 도한 사서삼경(四書三經) 등이 한국의 유생문화와 선비정신을 정착시킴으로 지조와 절개 등 한국의 정신문화의 기초가 되게도 한 것이다.

그러나 유교가 준 나쁜 영향을 너무나 많아서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병들게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1)체면위주의 외형주의 (2)지나친 형식에 빠진 제사의식 (3)권위주의로 인한 서열의식와 관료주의 (4)이기적 가정주의로 인한 파벌의식 조장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교의 영향이 한국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음으로 비록 기독교인들이라고 그 병든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주일날은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외형적으로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이지만, 일주일의 사회적인 삶은 하나님 없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일 수인 것이다. 교회도 대형교회만을 찾게 되고 목사들도 대형교회 담임자만 성공하고 출세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마다 큰 교회를 지으려고 야단들이다. 오로지 자기 소속된 교회만 성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는 모습을 보이기 일 수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한국사회에 버팀목이 되어왔던 이러한 가치관마저 새천년을 맞으면서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어느 모임에서 강사가 말한 재미난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개미와 베짱이’ 우화(寓話)가 우리 사회의 도덕률처럼 자리 잡아 왔다. 땀 흘려 일하는 개미는 행복한 삶을 살지만, 여름날에 노래나 부르면서 일하지 않은 베짱이는 불행을 만난다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그 우화가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개미처럼 땀 흘려 일해도 가난을 면하기 어렵지만, 베짱이처럼 연예계에 나가 노래로 대박을 터트리면 일약 인기와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가치관이 점점 현대인들에게 강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스운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가슴에 남는 내용이다. 그렇게 기존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 탓인지, 최근에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직장인의 ‘43계명’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몇 가지가 소개해 보면, ‘고생 끝에 골병 나고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 ‘가는 말이 고우면 사람을 얕본다’ ‘성공은 1%의 재능과 99%의 돈과 빽만 있음 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면 내 손만 아프다’ ‘일찍 일어나 벌레는 잡아 먹힌다’ ‘티끌 모아 티끌’ 등등이다. 과거 우리가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왔던 격언들을 완전히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지, 기가 막힌 생각이 든다.

이는 한국인들이 기존 가치관을 상실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한 마디로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가치관의 공백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유교의 가치관은 엄청나게 변천하는 사회 속에서 적용하기에는 너무 고리타분하여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마나 버팀목이 되던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 때문인가? 너나없이 땀 흘리지 않고 단 한 번에 일확천금이나 대박이 터지기를 바라는 풍토가 되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를 보라. 온통 탐욕으로 물들어 있다. 탐욕으로 줄달음치다가 욕구가 좌절되면 쉽게 자살하기를 다반사로 함으로 OECD 국가 중에 자살률이 가장 높다. 기독교인이 25%나 차지하는 나라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어찌 그 뿐인가? 돈에 대한 욕심에 눈이 어두워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소식들, 심지어는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부모집에 방화하고 중학생이 후배가 인사하지 않는다고 집단 폭행해서 살해하는 소식 등을 들으며 애수화되고 사회가 두렵기 그지 없다.

한국사회, 이대로 가다가는 물질로는 부요한 나라가 될지 모르나 정신적으로 황폐한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는 종교가들이나 정신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할 시급한 때이다. 상기 소개한 월간지에서 박진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은 피력하기를 “지난 40년 동안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얻고자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는 정신적 풍요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신뢰가 넘치는 사회’ ‘질서가 있는 사회’ ‘서로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어 냈으면 합니다.”라 했다.

그렇다면 누가 가치관의 공백으로 방황하는 국민들의 가슴을 채워줄 것인가? 우리 한국교회가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 이미 유교나 다른 종교로는 이러한 시대에 따른 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없고 기독교만이 할 수 있다. 서구사회를 오늘의 풍요한 문명으로 만든 것이 기독교라는 사실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한국교회 모든 강단은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한마디로 기독교가 가르치는 삶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십자가이다. 용서와 희생이다.

십자가을 통한 평등과 자유, 용서와 나눔을 통해서만 계급과 인권 탄압, 투쟁과 착취를 해결할 수 있다. 유교와 다른 종교는 인간사회를 양반과 상놈 등으로 계급화 시켰고 남존여비를 제도화 시켰다. 그러한 차별과 불평등, 탄압과 착취로 어두운 사회일지라도 기독교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노예와 여성, 문맹자와 경제적 약자들에게 해방과 자유를 주어왔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메시지는 성장과 축복에만 국한하지 말고 십자가의 용서와 희생을 강조할 때이다.

그러므로 모든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빛과 소금이 되어 정신적으로 황폐화 되고 백성들,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화됨으로 가중된 고통을 받고 있는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빛이 비취게 해주고 불의의 물결이 오염시키고 있는 사회를 지키는 소금의 역군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만이 한국사회로부터 상실되었던 신뢰가 회복될 뿐 아니라. 선교의 문도 활짝 열릴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