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태용 장로님
팔순 잔치가 있었습니다.
팔순의 아버지 잔치를 위해
멀리 미국 시카고에서 사는
애선 집사님이
귀국하여
참 좋은 곳에서
가까운 분들을 모시고
함께 예배드리고
정겨운 애찬을 나누었습니다.

식사 중
갑자기 애선 집사가 마이크를 잡더니
우리에게 눈물을 선사합니다.

아버지 팔순 잔치,
뭘 해드려야 아버지가 기뻐하실까?
어릴 적부터
아무리 어려워도 하나님 앞에
충실한 봉헌 생활을 해 오신
부모님을 보며 컸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먼 타국 생활, 그 어려운 형편에서
모으고 모아
일천만원을 마련하여
자기 같이 혼자 아들을 키우는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아버지 이름으로 장학헌금을
제게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받아드는 순간,
왜 갑자기
헌금대 앞에서 한 과부의
두 렙돈 헌금을 보시며
감격하시는 예수님이 생각나는지 ...
내 손이 떨렸습니다.
나만 떨린 게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이의 마음이 떨렸습니다.
애선 집사님을 알기에
그가 어떻게 사는지를 알기에
그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를 알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우리 모두 ...

헌금은 이런 겁니다.
돈 쌓아놓고 하는 게 아닙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마음의 감동만 충분하다면
주님을 향한 의지만 충분하다면
하는 겁니다.

오래 전,
전도사 시절에
어머니께 용돈을 갖다 드리면
제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시며
사양하셨습니다.
“전도사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때마다 제가 여쭈곤 했지요.
“그래요, 어머니 저는 돈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어머닌 돈이 많아서
저를 교육시켰소?”

사랑과 의지, 감동이 중요하지요.

애선 집사님,
당신의 헌금을 받아들고
모처럼 감동했습니다.
요즘엔 그런 감동의 봉헌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거든요.
많은 경우 다 계산해 보고
드리는 것들이기에 ...

어려운 가운데
자신의 가장 소중한 옥합을 깨뜨려
주님께 드렸던 그 여인처럼
주님께서 당신을 기억하시고
아름다움으로
당신의 삶을 칠해 주시기를 정말 간구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