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이지만 실제로 어떤 대통령은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한 것을 보면 그 자리가 마냥 즐겁고 행복한 자리만은 아닐 것이라는 짐작을 합니다. 그래도 어떤 이는 권력을 누리고, 큰소리 치고, 이름 내고, 얼굴 내는 맛에 그 자리가 탐나서 벼라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지도자의 길은 그리 쉽고 안일한 것만은 아닙니다. 자리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생각없이 말하는 사람들의 입반찬이 되기도 하고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폄훼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반대자들에 의하여 공격을 당하고 이념적 차이만으로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대중매체의 속성을 잘 아는 반대자들에 의해서는 여론이라는 무서운 무기에 의하여 억울하게 매도당하기도 하고 때론 세상에서 가장 패악한 사람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왜곡된 이념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지도자의 권위를 추락시키기 위해 여론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파렴치한 이중인격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일을 안하면 무사안일한 물OO 같은 무능한 사람으로 매도하면서도 무슨 일이든지 시도할 때마다 벌떼처럼 달려들어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건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된 예수님을 향해 먹기를 탐하는 자라고 비난하고, 세리를 부르시고 창기를 용서하신 주님을 보고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난하고, 귀신들려 벙어리 되고 말 못하는 사람을 고쳐주신 예수님을 귀신의 왕 바알세불의 앞잡이라고 비난하는 등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불순분자로 몰아 결국은 여론을 조작하여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로 만들어서 십자가에 못 박은 바리세파 사람들과 그 아류(亞流)도 그랬습니다. 그건 정치지도자 뿐 아니라 교회지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사탄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악한 인간에게 숙명처럼 씌워진 굴레인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국가장래를 위하여 일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지도자는 여론을 잘 수렴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여론을 거스를 용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심이 천심이지만 조작된 민심은 천심이 아니고 여론이 언제나 정의를 대변하지 않으며 군중은 도덕적으로만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착한 일을 한다고 언제나 박수갈채를 받는 일이 아니며 옳은 일이라고 언제나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땅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고 일해야 하고 사람들의 아우성보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불쌍한 것은 이런 악의적 여론에 조작되는 어리석은 민심입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악한 사람들의 교묘히 왜곡된 주장을 바보처럼 따르다가 바보처럼 넘어지는 사람들이 불쌍합니다. 못된 말을 하는 사람도 나쁘지만 그러나 그 말을 곧이듣는 것도 악합니다. 성경은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약 1:14)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속이는 것이 나쁘지만 속는 것도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들을 귀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듣고 분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로 말하는 입도 중요하지만 바로 들을 수 있는 귀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를 어지럽게 하는 정쟁이나 들끓는 여론들 그리고 사회적 갈등을 보면 분별이 어렵거나 난해한 것이 아닌 너무도 선명하고 너무도 확실한 사안을 두고도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이리저리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몰리고 쏠리는 것을 보면서 속이는 정치꾼들도 나쁘지만 갈팡질팡하는 여론도 나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으려는 못된 속성이 거짓과 미혹에 자신을 빠트리고 결국은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문제는 자신에게 있습니다. 정보(正報)인지 위보(僞報)인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선한 데 지혜롭고 악한 데 미련하도록”(롬16:19)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사탄은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알고, 바로 생각하고, 바로 말하고, 바로 살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