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희망봉사단, 설연휴 노숙인 '밥퍼'
23개 교회 봉사자 5일간 노숙인에게 식사 제공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발길이 모이는 서울역.

많은 이들이 가족을 찾아가며 오가는 서울역사 주변에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인 노숙인들이 있다.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명절에도 가족들을 만날 수 없는 노숙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국교회희망봉사단에 속한 교회들이 마음을 모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충정교회, 은평성결교회 등 수도권에 있는 23개 교회들은 설연휴 전날인 12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역 노숙인들을 방문해 식사를 대접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급식 첫날인 12일 저녁 서울역 지하도에서 '설날 희망 큰잔치'를 열어 짧은 시간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노숙인들의 삶이 회복되기를 기도했다.

이 자리에는 권태진 군포제일교회 목사와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양병희 영안교회 목사, 최이우 종교교회 목사 등 목회자 10여명을 비롯해 CBS 이재천 사장 등 100여명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노숙인들의 건강과 직업, 가정을 위해 기도했다. 최이우 목사는 기도에서 "노숙인들이 일터로 돌아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건강이 회복되고, 가족의 품에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영훈 목사는 "예수님이 여러분(노숙인)들을 사랑하시고,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여러분을 사랑한다"면서 "진심으로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희망연대가 한국교회희망봉사단으로 조직을 통합한 이후 처음 진행한 나눔의 자리에는 23개 교회 목회자와 교인 6백여명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 동안 노숙인 2천여 명에게 점심과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방한복과 목도리 등 선물을 전달했다.

급식 봉사에 참여한 이들은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마음으로는 노숙인들이 다시 일어서기를 기도했다. 최미영(향상교회) 씨는 "이분들(노숙인)이 가족과 식사하듯 따듯한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하루빨리 가정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원명옥(은평성결교회) 씨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이분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가운 서울역 지하도에서 진행된 '설날 희망 큰잔치'는 외롭게 명절을 맞는 노숙인들의 몸과 마음을 녹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ckbest@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