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첫 주일입니다. 해마다 다가오는 사순절이기에 이미 우린 ‘사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하는 소위 사순절 성도들의 행동요령에 대하여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순절에는 특별새벽기도회를 하고, 고난주간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고, 우리 교회는 어떤 수순으로 사순절을 보낼 것인가에 대하여도 이미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역자들이 사순절이라고, “경건과 절제로 보내야 한다”라고 아무리 광고를 해도 이미 알고 있는 전(前) 이해를 따라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가늠하고 자기수준의 사순절 행동양식을 답습해 버립니다.

문제는 그것입니다. 습관이 되어 버린 절기, 새로울 것이 없는 행사, 기대할 것 없는 삶이 문제입니다. 고난도, 십자가의 길도 몸으로 체감되지 않는 형식으로 굳어져 습관화된 믿음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절기가 다가와도 감격은 없고 행사는 있지만 변화가 없습니다. 변화가 없으니 삶이 바뀌지 않고 삶이 그대로니 인생도 그대로입니다. 신앙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하여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2010년의 사순절은 변화를 경험하는 사순절이면 좋겠습니다. 새삼스러운 눈으로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경험으로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체험하고, 새로운 결단으로 삶을 바꾸고, 새로운 삶으로 인생을 바꾸는 그런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경건과 절제의 사순절에 경건과 절제를 실천함으로 거룩한 삶의 의미를 알고 거룩한 사람이 받을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경건과 절제의 구체적 실천으로 이미 우리에게 주신 십계명의 실천을 주장합니다. 어느 종교든지 자신들의 삶의 표준이 있고 절대로 범할 수 없는 신앙적 원칙이 있습니다. 성경은 그것을 율법이라고 하고 불교에서는 계율이라고 말합니다. 율법을 망라한 십계명은 우리 신앙인에게 주신 삶의 원칙입니다. 이는 단순한 하나님의 명령이 아니라“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출20:6)라고 하신 우리와 맺은 하나님의 언약의 계명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주신 613조문의 율법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신앙인들의 삶의 원칙입니다.

구원은 아무런 조건이 전제되지 않고 믿음으로 받기만 하면 되는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그러나 구원받은 성도들의 삶은 계명을 따라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살아가야할 원칙이 있고 율법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신분이 변했다면 신분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분만 변하고 삶이 변하지 않는다면, 구원만 받고 삶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온전한 성도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순절은 우리의 불완전한 삶을 바로 세우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더 온전하게 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십계명을 우리의 삶의 표준으로 하여 계명을 지키는 자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실정법을 잘 지킴으로 얻는 우리의 죄 없음에 만족하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십계명의 순종으로 얻는 죄 없음을 실현하며, 구원은 은혜로 받았지만 축복까지도 은혜로 받으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계명을 순종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은혜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요 14:21)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가 바로 계명을 지키는 것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신앙은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고, 삶으로 실천함으로 온전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순절은 삶으로 신앙을 고백하여 믿음을 온전케 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의미없는 절기로 지나가는 사순절이 아니라 나의 삶, 나의 인생을 온전케 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십계명이 행동양식의 표준이 되어 우리 믿음이 온전케 되고 인생이 온전해지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