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국가 기관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양이군.

세 가지 풍경이 있다. 우선 첫 번째 풍경, 이명박 대통령이 기상청 예보를 지나가는 말로 질타했다. 그랬더니 기상청, 전전긍긍이다. <조선일보>에는 기상청이 예보 시스템을 내년 말까지 모두 뜯어고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풍경, 이명박 대통령이 ‘예산을 아껴라’라며, ‘하루에 220대만 오가는 톨게이트’를 지적했다. 그래서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보름여동안 찾았다. 그랬더니 220대만 오가는 데는 없었고, 280대 지나는 광주~무안고속도로 ‘문평 톨게이트’를 찾아냈다. 여기엔 정규직 2명과 용역업체, 즉 비정규직 16명이 일하고 있는데, 16명을 날리겠다는 방침을 국토해양부가 세웠다.

○ 그런데 이게 문제가 많고…….

<경향신문>이 사연을 살펴보니 16명 가운데 상당수가 국가유공자이거나 장애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이 구간은 아직 미개통된 구간이다. 지금 통행량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풍경도 짚어볼까? 이명박 대통령이 핵심공약인 대운하 정책에 대해 계속 추진할 뜻을 물밑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 아닌가? 지금 이게 총선 쟁점이 되고 있고. 그래서인지 경찰이 대운하 반대의 뒤를 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형사는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를 찾아가서 “문국현 씨하고 친합니까?” 이러며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 이런 가운데 어린이 납치 미수 상황이 담긴 CCTV 때문에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지?

SBS 8시뉴스가 어제 여러 논란을 무릅쓰고 어린이를 폭행하고 납치하려 했던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공개한 배경에는 경찰이 아직까지 이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지 못했다는데서 비롯된다. 이번 사건, 어제 발생한 게 아니다. 지난 수요일에 벌어진 것이다. 경찰은 CCTV 하나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고, 지문이 지워졌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철수해버렸다. 그런데 어제 방송보도를 본 국민들이 격분하니까, 수사본부를 설치한다고 호들갑이었다. 요새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들 뒷조사 하시느라, 시위하는 사람 체포한다고 엄포 놓으시느라 너무 바쁘신 모양이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께서 “경찰이 왜 그런 식으로 하지요?” 한마디 하시면 좀 개선되려나.

●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했군.

취임 한 달 밖에 안 지난 상황 아닌가? 물론 취임하자마자 총선이 코앞에 닥친 점도 이 정도 낮은 지지도의 배경이 될 수 있겠지만, 낙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데는 이견을 달 사람, 별로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토요일 전국 유권자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인데, 이번 총선에서 '여당 견제를 위해 야당이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49.1%. '국정 안정을 위해 한나라당이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36.4%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 38.1%, '잘못하고 있다' 24.4%, '보통이다' '모름·무응답'이 나머지였다.

○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압도적이지?

한나라당이 42.1%. 2위인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의 1/3 수준인 14.5%였다. 그 뒤를 민주노동당 6.1%, 친박연대 4.4%, 창조한국당 3.6%, 자유선진당 2.8%, 진보신당 1.0%이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찍을 당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을 한 소위 부동층은 41.2%였다. 이번 전화 조사의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 '도장 없는 유언장' 때문에 연세대가 속앓이 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전하고 있다. 연세대가 사회사업가 고(故) 김운초씨가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전 재산, 예금 123억 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전 재산을 연세대에 기증한다"며 남긴 유언장에 도장이 찍혀 있지 않아 발생한 법적 다툼에서 헌법재판소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연세대와 유족은 ‘안 찍힌 도장’을 놓고 소송전을 벌였는데, 1심, 2심, 3심에서 연세대는 3전 3패를 기록했다. 그래서 연세대는 "유언장에 날인까지 해야 효력을 인정하는 민법 제1066조가 유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123억 원. 너무 큰돈이거든. 하지만 헌법재판소도 연세대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 이재용 씨가 삼성에버랜드 취득세 한 푼도 안냈다고?

<경향신문>이 짚고 있다. 이재용 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규정에 의하면 과점 주주가 되면 당연히 취득세를 내야 한다. 실제로 내야 한다면 한 20억 원 정도 내야할 상황이었는데, 어째서 한 푼도 안 냈을까? 지방세법상의 과점주주는 ‘주주 또는 사원으로부터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내야할 근거가 없어서 안 냈다는 이야기이다. 뛰는 국세청 위에 나는 삼성이었다.

● 아시아와 미주 대륙을 잇는 해저터널이 추진되고 있다고?

해저터널은 베링해협 쪽이 물색되는 것 같다. 베링해협이 어디냐. 러시아 추코트카주와 미국 알래스카 그러니까 극동 아시아와 북미 대륙이 연결되는 곳이다. 이곳은 한 102km 거리라고 한다. 궁내동 서울요금소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톨게이트까지 거리가 되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사이에 이런 논의가 곧 있을 정상회담에서 이러진다는 것이 영국 더 타임스 온라인 기사를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다. 사실 이런 구상, 20세기 초 러시아의 황제인 니콜라스 2세도 생각했던 것이라고 한다.

● 한국판 서브프라임 위기의 징후 보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한국일보>가 현대경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권의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47%라고 한다. 저축은행은 79%. 그런데 이게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던 1990년대 초 일본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은행권의 경우는 안정적으로 운용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가계 외에 사업자에 대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 저축은행의 부실이 커질 경우 전반적인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거품 빠질 경우 이것이 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금융 시장 전체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 한 대학생의 기막힌 '인생유전' 이야기가 있군.

<한국일보>가 전하고 있다. A씨는 1988년 전직 경찰서장이던 아버지와 식당 일을 하던 어머니 사이의 혼외관계를 통해 탄생했다. 어머니와 살던 A씨는 가정 형편은 안 좋았지만, 지능지수(IQ)가 140이 넘을 만큼 머리가 좋은 A씨였다. 유명 사립대에 2006년에 들어갔다. 그런데 살던 집에 불이 났고 갈 곳이 없어지자 잠시 동거하던 외삼촌으로부터 “불륜의 씨앗”을 듣고는 격분해 삼촌을 독극물 먹여 살해했고,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1심 법원은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지만, 2심 법원은 15년형으로 감형했다. “교화와 개선을 통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말이다.

● 서울시의회 어처구니없는 ‘입법 사고’도 고발됐지?

<동아일보>가 보도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최근 ‘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조례안’을 심의하다 여론에 밀려 이를 취소했지?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또 발생했다. 학원 강의실 면적 기준에 관한 조항까지 삭제해 버린 것이다. 이게 뭐냐. 강의실과 열람실 실험·실습실의 최소 면적과 단위 면적당 학생 수용인원을 규정하고 있다. 이건 학원시설 단속이나 설립 허가 등에 관한 핵심 조항이다. 이러면 학원을 단속할 근거가 없어진다고 한다. 24시간 운영은 물론 멋대로 위법해도 단속을 못한다면 24시간 교습 허용안 없애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

김용민 교수(시사평론가, 한양대 겸임)의 브리핑은 방송을 통해 매일 아침 전국에 전달됩니다. SBS파워FM <이숙영의 파워FM>의 일일 코너 '김용민의 조간 브리핑' 시간에 방송되는데, 월~금요일 오전 8시에 다음 주파수를 맞춰보시면 접하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인천 경기 FM 107.7 △ 부산 울산 경남 99.9(부산), 92.3(울산) △ 대구 경북 99.3(대구) 99.7(포항) △ 광주 전남 101.1(광주), 96.7(여수) △ 전북 90.1 △ 대전 충남 95.7(대전), 96.5(예산) △ 충북 101.5 △ 강원 105.1(춘천), 106.1(강릉)  △ 제주 101.5(북제주), 98.5(서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