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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월간 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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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월간 목회」
김태복 목사(홍익교회 원로)
「월간 목회」를 접하게 된 시기와 그 동기
홍익교회에서 조기 은퇴(2007년말)하고 덕소에서 살면서 목회 40년을 되돌아 볼 때 필자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이 「월간 목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시골목회를 청산하고 1975년도에 홍익교회에 부임하여 33년 목회생활동안 많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지면을 할인해 줌으로 목회자로서 성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1967년 강원대학교를 졸업한 후 장신대 신대원에 입학했다. 그리고 경기도 마석부근에 위치한 가곡교회에 교육전도사로 사역하게 되었다. 당시 그 시골은 버스도 하루 서너 번 정도 다닐 정도이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그 교회가 필자에게 맡긴 사역은 주일날 아동부 예배와 성가대 지휘와 청소년 지도였다.
그 마을에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았는데 대부분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교회는 그들을 위해 ‘상록회’란 기관을 만들어 필자로 하여금 토요일 밤마다 성경과 교양을 가르치도록 했다. 한편으로는 보람을 느낄 때 많았지만, 정성을 기울인데 비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안타까움에 시달리기도 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197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산업화로 인해서 많은 청소년들이 공장의 직공이나 가정부, 혹은 버스 차장 등으로 서울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양육했던 상록회원들이 떠나가는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보다도 더 견딜 수 없는 아픔은 명절 때 잠시 다니러 온 그들이 완전히 변질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심한 좌절감과 아울러 가슴에 의분(義憤)을 차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했다.
그 의분은 군사정권이 자행하는 독재와 그들이 일으키는 있는 물량주의와 만연되어 가는 부도덕 현상에 대해 무기력하기만 한 한국교회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한 의분을 필자는 편집장으로 있던 장신대 학보지 「신학춘추」와 홍익교회 전임자인 김관호 목사가 운영하고 있던 「광야의 소리」에 글로 피력하고는 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너무나 과격한 필치와 내용의 글들이었다. 그러한 글들을 다시 다듬고 보완해서 1975년 출간한 책이 「회칠한 무덤 한국 한국교회여」였다.
그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월간 목회」와 접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그 과격한 내용의 책을 출간해 주겠다는 기독교 계통의 출판사는 없었다. 그러는 중 김관호 목사께서 소개한 곳이 「신망애출판사」였다. 거기에서 「월간 목회」주간 박종구 목사를 만나 뵐 수 있었다. 결국 그 분이 소개한 일반 출판사를 통해서 책이 빛을 보게 되었다. 그 때부터 「월간 목회」에 매년 두 서 너 번 정도 원고를 청탁받게 되었고 한국교계에 글쟁이로 이름이 올려놓을 수 있게 된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연재의 기회를 허락한 「월간 목회」
더욱 감사한 것은 네 번에 걸친 연재를 허락해 준 사실이다. 「월간목회」에 본격적으로 글을 게재하기 시작한 것은, 1975년 첫 번째 책이 출간했던 해의 가을에 시골교회 목회를 청산하고 홍익교회에 부임한 때부터이다. 매년 두 서너 차례에 걸쳐서 청탁한 원고들을 집필했는데 주로 절기 설교문이나 자신의 설교준비 소개, 자신의 독서 소개나 예화 인용 방법,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특별좌담, 한국교회 지도자 윤리에 대한 논설, 예방목회와 치유목회 등 목회 전반에 대한 글들을 집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감사한 것은 졸필(拙筆)이지만 여러 차례의 연재를 허락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1978년부터 일 년 동안 「내가 바라는 목회자 부인」이라는 제하(題下)로 연재할 수 있었다. 사실 목회하면서 매주 서너 편의 설교를 작성한다는 것도 너무나 힘에 겨운데 틈틈이 매달 원고를 써서 우송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필자의 글을 인정해 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면서 모든 목회자 부인들에게 연서(戀書)를 쓰는 심정으로 밤늦은 시간까지 원고지를 붙들고 있었다. 그 탓인지, 사방팔방에서 목회자 부인들은 물론이고 목회자들로부터 너무나 감동적인 글을 써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고 여기저기서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두 번째 연재를 청탁 받는 것은 목회 중반에 이른 50대 초반의 나이가 된 1992년도에 이미 은퇴한 원로목사들과 인터뷰 기사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각 교단에서 존경을 받던 한경직, 조동진, 임택진, 정규오, 박용익, 조향록, 방지일, 정진경, 한병기, 이상근, 박명수, 최동진, 등 13분의 원로목사였다. 모두 「월간 목회」가 선정하고 사전에 교섭했기에 필자는 다만 질문지를 미리 보내드리고 녹음기만 준비하고 방문하면 되었다.
제일 먼저 한경직 목사를 만나 뵙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차를 몰았다.
그 날의 감격스러운 마음이 당시 인터뷰한 글에 남아 있다.
“<월간목회〉지(誌)의 발행인 박종구 목사로부터 신년도 기획물인 ‘목회자탐구’ 에 대한 제의가 온 것은 91년 9월 말쯤이었다. 우리는 어느 조용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그는 월간목회가 90년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상(像)을 바르게 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그 탐험을 필자에게 바라고 있었다. 즉 은퇴한 목회자나 현직 목회자를 방문하여，이미 알려진 사실들 외의 것들을 찾아내어 프로필(Profile)을 그리라는 엄청난 요구였다.
필자의 역량으로는 미치지 못하는 기획물이었다. 그럼에도 떡 맡듯이 욕심내어 맡아 본 것은 그 나름대로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50살이 되는 때에 진정한 목회자 상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를 정도로 목회업무에 쫓기어 온 날들을 되돌아 볼 기회도 되고，무엇보 다도 교계의 큰 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워 보고픈 것이었다.
더 큰 욕심이 있다면 ‘큰 바위 얼굴’의 이야기처럼 큰 인물을 찾아 헤매는 동안 필자도 얼마큼은 닮아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목회자 탐구라는 긴 장정(長征)을 출발함에 있어 구도자처럼 텅 빈 마음의 바랑을 메고 겸손의 짚신을 신고 떠나리라. 그러한 자세가 필자의 필력과 역량의 부족을 메워주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엄부럭처럼 일고 있었다.”
한경직 목사를 인터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2년여 동안 격월로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을 오르내리었다. 사실, 일생동안의 목회를 단시간 내에 이야기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원로 목사 분들은 이미 연로한 나이 탓인지, 대답이 질문한 내용과는 다른 방향으로 늘어지게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 많은 양의 녹음을 풀어쓰는 것이나 원고지 90매로 정리하는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필자에게는 너무나 보석 같은 시간들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다. 방문한 원로목사들의 주택은 너무나 검소했고, 필자를 맞이하면서 전혀 꾸밈을 보이지 않는 소탈한 모습들이었다. 그럼에도 그 분들을 만나 뵙고 돌아올 때마다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분들은 일제의 압박과 육이오의 참변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젊은 날을 보내면서 험한 목회의 길을 걸어온 분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의연히 선구자적인 길을 걸어왔었다. 그 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목회자 상의 원형(原型)을 재발견하게 된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이었던가? 그들에게서 받은 감동으로 목회 후반기를 나름대로 귀하게 마무리함으로 은퇴한 후에도 교인들이나 후배들로부터 나름대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었지 않았을까 자문해본다. 아울러 2년 동안 연재하도록 허락한 것도 감사한데 신망애출판사를 통해서 「목회신서 22」로 책으로 출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은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는, 30대 초반에 쓴 책인「회칠한 무덤 한국 한국교회여」를 50대의 시각으로, 군사독재 시절에서 김영삼 장로 대통령이 재임하고 있는 90년대 중반의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쓴 글을 일 년 동안 연재한 것이고, 네 번째는, 목회종반기를 맞고 있던 2005년에 ‘후배 목회들에게 남기는 글’을 일 년 동안 연재한 것이다.
그러한 글들을 보완해서 출간한 책이 「한국교회 이대로 안 된다」와 「마라톤 목회론」이다. 여하튼 목회의 초반기와 중반기, 종반기 등 중요한 시점마다 연재하는 글을 통해서 나름대로 목회를 정리하고 다짐하는 동기와 활력을 「월간 목회」가 허락해 주었던 것은, 은퇴한 지금에서 생각해 보더라도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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