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는 적극적인 갱신운동을 벌여야 할 때다. 지금까지 성장제일주의로 치닫는 동안 나타났던 미숙한 수많은 일들로 인해 사회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성숙제일주의로 대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다. 개신교에 개혁정신이 강하게 흐를 때 생명력이 강해지지만, 갱신에 소홀히 할 때 병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 생겨진 개신교 전통은 중세가톨릭교회의 부패에 대한 저항(protest)으로부터 출발하며 교회가 부패하거나 타락할 때 과감히 저항하는 것이 바로 개신교의 기본정신이다. 종교개혁의 기본강령 ‘Reformata Ecclesia Semper Reformanda’는 ‘종교개혁 되었고, 항상 개혁 중에 있는 교회’라는 뜻이다.  교회 개혁은 성경을 기준해야 한다. 교회가 성경보다 법을 우선할 때는 '바리새'화 되기 쉽고, 세속주의가 판을 칠 때는 '사두개'화 되기 쉬운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경을 잣대로 해서 계속적으로 갱신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교회는 어떤 방향으로 전환해야 바른 갱신이 이루어지는가?
첫째, 한국교회는 대형교회 위주에서 중소교회 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정치나 경제가 건강하려면 중산층과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건강하려면 중소교회들이 튼튼해야 한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형 교회들은 몰려드는 교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작은 교회는 매년 3,000여개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한국사회에 '메가' 문화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지역의 작은 가게들을 외면하고 편의시설과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들이 쌓여있는 대형마트로 몰려드는데 그로 인하여 동네 가게와 재래시장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한 추세로 메가 처치(mega-church)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모든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작은 교회보다 화려하고 편리한 시설, 오케스트라까지 갖춘 화려한 예배를 드리는 대형교회들이 교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작은 교회가 천신만고 끝에 양육한 성도들이 대형교회로 대거 이동함으로써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가슴이 멍들고 있다. 이제부터 대형교회들은 성장의 모판(母板)이 된 작은 교회들을 살리도록 힘을 써야 너와 내가 사는 상생(相生)을 이룩하는 것이므로 수많은 버스를 동원하여 교인들을 싹쓸이로 몰아가는 행태와 위성방송을 통해서 설교를 듣게 하는 지성전 운영이 중지되어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가 목회자 위주에서 평신도 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사적 특징이 해방 전까지는 선교사 중심의 교회였고,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 목회자 중심의 교회였다면 1990년대 이후는 평신도 중심의 교회가 되어야 성장이 지속된다. 교회성장이 왜 멈추고 있는가? 그 해답은 크게 성장한 평신도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귀한 인재로 쓰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은 여전히 그들을 성인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동역자로 함께 사역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큰 문제점은 ‘모이는 교회’는 있으나, 파송을 받고 사명자로 사회 속에 나가 빛과 소금으로 사는 ‘흩어지는 교회’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이는 교회’가 ‘주일 교회’라면, ‘흩어지는 교회’는 ‘6일 교회’이다. 이‘흩어지는 교회’를 잘 육성하여야 신앙의 생활화가 이루어지고 사회가 변화되는 것이므로 목회자 양성위주에서 평신도 지도자 양성위주로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목회자 양성 신학교는 너무 많다. 그 신학교 중 상당수를 평신도 지도자 양성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목회자들은 ‘기도를 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일’을 전담하고 사회봉사는 성인이 된 평신도들에게 맡겨야 한국교회가 바로 선다. 교회 일은 목회자가, 사회 일은 평신도가 맡는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성장 위주에서 나눔과 선교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성장 위주로 치달으면서 은혜와 복, 능력을 많이 체험했지만, 받은 은혜와 복을 어리석은 부자처럼 움켜쥘 뿐, 나누어주지 않는 채 자기 교회 몸집 불리기에만 전력해온데 문제가 있다. 이제는 끝없이 은혜와 복만 받으려는 성장 위주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려는 신앙의 생활화(生活化), 섬김과 나눔으로 나타나는 성숙한 삶으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국교회는 또 한 번 도약을 할 것이다.

이제는 농어촌의 미자립교회들과 불우이웃을 섬기는 기관들, 그리고 북한선교와 세계 선교를 향해 나누어주고 섬기는 교인들과 교회들이 되도록 해야 한다. 바야흐로 오직 성장위주로 목회해왔던 분들이 차츰 은퇴하고 새로운 목회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주자(走者)들이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성숙 위주의 목회, 나눔의 목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