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사람들 특히 목사·장로들은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즐길 줄도 알고 자연환경의 변화에 순응할 줄도 알아야 한다. 노년은 이름답다. 황혼은 더 아름답다고 한다. 이 봄에 기지개 좀활짝펴자! 유달리 눈이 많고 추위도 심했던 겨울이 지나갔고 우수 경칩이 지나자 남쪽으로부터 꽃소식이 올라온다. 추위가 심할수록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인지상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 의 기운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역시 섬진강이다.

3월 중순경이면 매화 마을에서는 이미 새하얀 매화꽃이 강과 언덕에 수줍은 듯이 피어오르고 곳곳에 산수유와 벚꽃이 하나 둘씩 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하며 유장한 섬진강 물줄기가 끊임없이 봄을 재촉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매화는 이미지가 깨끗하다. 옛 선조들이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 중 하나로 일컫거나 대나무 소나무와 더불어 세한삼우(歲塞三友)라고 불렀던 데서 온 이미지일 것이다. 매화가 피는 3월 중순경은 음력으로는 2월이므로 옛날엔 겨울에 피는 꽃으로 인식되었지만 양력을 사용하는 요즘엔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봄맞이 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이 매화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은 바로 섬진강 하류에 해당하는 전남 광양시 다일변 섬진마을 이다. 매화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3월 중순경에 길가와 산비탈이 온통 매화로 뒤덮여 한창 때면 산중에 눈이 소복이 쌓인 것 같은 장관을 이룬다. 게다가 깨끗한 섬진강을 끼고 있어 흰 꽃빛과 푸른 강빛의 그림 같은 경치를 보여준다. 이제 섬진강 화개 구례로 이어지는 최고의 강변 드라이브 코스를 달려보자.

섬진강은 상류에 오염원이 없고 대도시가 없으며 중류부터 지리산을 끼고 돌며 바다로 굽이굽이 흘러가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은 너무 아름답다. 이곳엔 맛 집도 많다. 재첩국 재첩정식 그리고 재첩을 사과 배 당근 무채 썬 것들과 함께 고추장에 무쳐먹는 재첩회가 일품이다. 섬진강의 명물 은어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나른한 봄날엔 산나물이 보약이라고 한다. 봄에는 겨울보다 활동량이 많아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소 필요량이 급증 한다. 봄나물로 찌뿌드드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자.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