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도님을 만나면 성탄절은 12월 25일인데, 부활절은 왜 해마다 날짜가 다르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교회 절기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교회가 지키는 절기는 ‘대강절 → 성탄절 →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의 사순절 → 부활절 → 성령강림절 → 추수감사절’입니다. 절기 날짜는 추수감사절을 제외하곤 전 세계 교회가 동일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은 11월 셋째 주일로 지켰지만, 현재는 교회 형편에 맞게 날짜를 정해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년 10월 첫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단 중추절과 중복될 경우 10월 둘째주일입니다). 반면 성탄절은 12월 25일로 정해져있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기 전 4주간은 대강절(또는 대림절)이라고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사랑과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부활절은 해마다 날짜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부활절은 춘분과 만월(보름)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춘분은 3월 21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보름은 해마다 다릅니다. 올해 보름은 3월 30일(음력 2월 15일)입니다. 이렇게 춘분(3/21)을 지나고, 첫 번째 돌아오는 보름(3/30)도 지난 그 주일이 부활절이 됩니다. 지난 해 같은 경우는 4월 12일이 부활주일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만월이 4월 10일(음 3월 15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아는 것도 대단한 실력입니다(!).


그리고 사순절은 부활주일을 기점으로 계산하여 역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이 됩니다. 그 안에 여섯 번의 주일을 지나게 되므로, 날짜로 하면 사순절 기간은 46일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상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사순절(Lent)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사순절을 시작하는 첫 날은 반드시 수요일이 됩니다. 부활주일을 기점으로 주일을 뺀 40일 전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사순절 시작일도 역시 2월 17일 수요일이었습니다. 이 날을 우리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라고 부릅니다. 재는 회개를 상징합니다. 사순절 기간은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근신하는 절기이기 때문입니다.


부활주일 한 주일 전은 종려주일(또는 고난주일)이라고 하고, 그 주간을 고난주간이라고 부릅니다. 종려주일로 부르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 성에 들어오실 때, 백성들이 ‘호산나’ 찬양하며 저들의 겉옷과 종려나무 가지를 길에 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날부터 부활절 전날까지를 고난주간이라 부릅니다. 한편 고난 주간의 목요일은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하시며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편 ‘Maundy’는 라틴어의 ‘mandatum’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이는 ‘율법’을 의미하는데, 예수님께서 목요일 다락방에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요13:34)하신 새로운 계명을 기념하기 위함입니다. 세계의 교회는 이 날 성찬식과 세족식을 하며 주님의 교훈을 기념하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금요일은 바로 그 유명한 ‘성 금요일(Good Friday)’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슬픈데, 왜 ‘좋은(Good) 금요일’이라고 하였을까요? 이 날은 슬픈 날이지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하여 인간을 위한 구원 사역을 성취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십자가와 부활 사건의 전체를 좋게(Good) 보셨기에, 이를 ‘Good Friday’라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성금요일), 사흘만에 부활하신 그 날이 바로 부활절입니다. 부활절은 기독교 절기에서 가장 중요한 절기입니다. 부활이 없었다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지 못하였을 것이고, 우리의 믿음도, 우리가 복음을 전파하는 것도 모두 가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강림절은 부활 주일 후 일곱 주일째 되는 날입니다. 올해는 5월 23일(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후 40일을 이 땅에 계시다가 승천하셨습니다. 그 후 제자들은 함께 모여 10일간 기도하다가 오순절에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부활 후 일곱째 주일을 성령강림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절기에 대한 이해가 여러분의 신앙에도 좋은 디딤돌이 되시기를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합니다.

/약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