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힘드시죠? 제가 본래 그런 사람인줄 잘 아시잖습니까? 잘 아시면서도 저를 목사로 만들고 신양교회 담임목사로 세우셨잖습니까? 제가 언제 신양교회 담임목사 하겠다고 기도인들 했었습니까? 저는 신양교회 청빙 받을 때까지 신양교회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를 신양교회로 부르셔서 20년째 목회를 하게 하시니 다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그러니 저의 인생에 대하여 반쯤은 하나님 책입니다. 그러면서도 죄송하기는 합니다. 제가 무슨 일이든 워낙 겁 없이 덤벼들고 여건이나 환경이 준비가 안 되고 능력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는 일들을 하겠다고 때를 쓰고 덤벼드는 성격이라 내 뒷바라지 하시느라고 하나님께서 늘 힘드셨으리라 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종려주일 죽전에 있는 모 교회 주일낮 3부 예배 설교차 갔을 때도 그랬습니다. 예배를 잘 드리고 좋은 식사까지 대접 받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그 교회 목사님께서 내 자동차 타이어 펑크를 발견해주셨지요. 내려서 보니 펑크정도가 아니라 타이어가 못쓸 정도로 파손되어 있었고 오른 쪽 앞바퀴 타이어도 많이 훼손되었고 옆면이 몇 군데가 갈라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런 차를 타고 또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올 판이었습니다.

그동안 운전에는 신경을 썼지만 타이어는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았었거든요. 모두들 그런 타이어로 어떻게 고속도로를 달려왔느냐고, 큰 사고가 날뻔 했다고, 하나님이 도우셨다고 한 마디씩들을 하면서 나를 철없이 운전하고 다니는 한심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주일이어서 수리 센터들이 휴업중이어서 할 수 없이 그 교회 집사님들의 수고로 비상용(스피어) 타이어를 교환하여 타고 왔지만 사고의 아찔함 보다는 정말 자동차를 겁 없이 운전하고 다닌 자신의 미련함을 생각하며 조심조심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정말이지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날 아침 기도원에서 시간이 늦을 것 같아서 좀 속력을 내서 갔었는데 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파손됐었다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그런 타이어로 겁 없이 차를 달린 것을 생각하면 지난 뒤에도 오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타이어 뿐 아니라 내 삶의 전반이 너무 겁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에게나 일에 있어서나 내가 너무 겁 없이 살아왔지요. 제가 때론 자신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환경이나 여건이 안 되는 일도 해야 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일단 시작하고 보는 무모함이 있기는 합니다.

일에나 삶에나 즐기듯 모험을 시도하는 나 자신에 대하여 때론“이러다간 큰일 나지?”하는 일말의 불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너무 겁 없이 덤벼드는 것이 탈입니다. 또 상당히 많은 일들은 겁 없이 시도한 모험으로 이룬 것이고 그래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한편 하나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겁 없이 덤벼들어 일을 만들고 모험을 하는 나를 따라다니시며 돕고 보호하시고, 실망시키지 않게 하려고 억지로라도 그 일을 이루어 주시느라고 하나님께서 나 때문에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셨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날도 그렇습니다. 그런 타이어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나 때문에 하나님이 얼마나 조마조마 하셨겠고 사고 나지 않게 하시려고 그 터져가는 타이어를 붙잡아 주시면서 거기까지 가게 하시느라고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경을 쓰셨을까를 생각하니 하나님께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나는 신경도 안 쓰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신경을 쓰신 것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내가 누굴 믿고 무슨 힘으로 당당하게 살겠습니까?

그렇다고 제가 늘 조마조마 하며 환경이나 여건에 신경 쓰면서 사람들의 눈치 보며 늘 쩔멀매면서 신중하게 한다고 늘 우유부단 하다면 하나님께서 좋으시겠습니까? 그러니 하나님, 나는 그냥 이대로 살 테니 계속하여 책임져 주십시오, 죄송하지만 고속도로에서 타이어 파손을 막아주셨듯이 겁 없이 돌아다니는 나를 위해 더 가까이 계셔서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고 축복해 주셔서 계속하여 당당하게 살도록 하여 주십시오. 힘드시겠지만 제가 하나님께로 갈 때 까지 겁 없이 사는 저의 뒷바라지 좀 잘 해 주시고 계속하여 저를 책임 저 주십시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