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3B를 소재로 한 게임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말 사육하는 것’과 ‘레이싱’을 접목시킨 라이딩게임, 즉 말타고 달리기 게임이 있고, 여우, 오리, 소 같은 동물 캐릭터 24개가 등장하는 동화 같은 게임, 귀여운 아기들이 활약하는 게임, 섹시한 여성 캐릭터들과 남국의 섬에서 휴가를 즐기는 바캉스를 소재로 한 게임도 나왔다.

광고 업계에는 ‘3B 법칙’이라는 용어가 있다. ‘3B 법칙’이란 광고에 동물(Beast), 아기(Baby), 미인(Beauty) 이런 특성이 있는 모델을 앞세우면 잠재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그런 얘기다. 이 법칙이 CF를 넘어 게임 분야에까지 확산됐다는 거지. 그래서 오늘은 CF에 쓰이는 각종 기법 또 소구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동물, 아기, 미인 3B 법칙, 누가 처음 개념화했나. 데이비드 오길비가 쓴 <광고 불변의 법칙>이란 책이 있다. 영국 신문인 <데일리 미러> 편집장, 이 사람에게 저자가 독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사진이 어떤 것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감동적인 아기사진, 감동적인 동물사진, 그리고 이른바 우리가 섹스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광고는 설득을 목적으로 한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 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겠지? 사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존재는 설득을 쉽게 만든다. 물론 광고라는 창의적인 분야에서 영원불변한 법칙은 없다. 따라서 3B가 영원할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원칙, 노하우 정도라고나 할까. 그래서 3B의 법칙보다는 원칙이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인지 광고에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만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 광고는 대형 모델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이 많다. 그래서 광고주들은 이런 대형 모델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만들어놓으면서도 서로 차지하려고 애를 쓴다. 이런 모델을 갖는 것은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보유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비호감 배우들이 CF에 나오는 경우는 적다. 정확하게 짚었다. 정치 무대에 섰던 연예인들 중에 몇 사람은, 정치 무대에 서기 전과는 다르게 CF수입이 전무해졌다. CF를 하나도 못 건졌다는 얘기다. 왜냐. 워낙 정치 전면에 나서는 바람에 CF를 내걸었을 때, 반대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강한 거부감을 산다는 것이다. 돈 들여 비호감 사는 모델을 쓰는 정신 나간 기업이 어디있겠나?

3B에다가 1S를 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1S가 있어야 인기 광고 인기 상품이 된다는 말인데, S는 SONG 이른바 CM송을 말하는 거다.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맛을 보고 맛을 아는 무슨 간장"이라는 가사로 유명한 간장 CF 음악이나 몇 년째 시청자들의 귀를 맴돌고 있는 ‘삑삑 꼬였네’ 같은 빙과류 CF 음악 등 인기 광고 음악이 적지 않다.

그러다 컬러 TV가 보급되면서 인기 스타를 전면으로 내세우거나 화려한 영상을 강조하는 광고 기법이 유행했기 때문이다. 음악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대개 기존에 있던 음악을 배경으로 쓰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2000년 중반 이후 CM송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영상이 너무 화려하다보니 ‘내가 지금 무슨 광고를 봤지?’ 이러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광고주들이 전략을 바꾸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제품명이 광고가 끝나도 그 제품명이 입에서 계속 맴돌게 되는 CM송, 이게 효과가 만점이란 것이다.

광고에는 소구라는 게 있다. ‘Appeal’이라는 말이지? 행동을 일으키기 위해 자극하는 것, 이런 뜻인데, 광고 공부하려면 이 말은 어느 정도 알아둬야 한다. 소구에도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 우선 음주운전 때문에 발생한 사고 현장을 사진에 담아서 광고에 싣고는, ‘음주운전하면 이렇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 이걸 공포소구라 한다.

어필 중에는 섹스 어필, 즉 성적 소구가 떠오른다. 청바지, 화장품, 향수, 속옷, 술 또는 자동차 광고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결국 육감에 호소할 때 많이 쓰이는 것이다. 또한 따뜻함 소구가 있다. 대표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이 커피 광고이다. 안락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이 소구로 집 광고도 많이 쓰인다. 또 물질적 도움을 구할 때, 특히 가난한 이웃을 돕기 위한 방법으로 동정심과 죄의식에의 소구를 쓰기도 한다. 지구촌 오지에 사는 아이들이 죽어간다며, 이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못해주는 문명국 인텔리들의 ‘죄 의식’을 자극하는 것이다.

광고가 과학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호객행위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과학적 호객행위라고 해야 하겠다. 광고는 짧은 시간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전달되는 메시지가 명확하면서도 매우 상징적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호감을 갖고 소화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어떤가. 광고는 그래서 광고학, 심리학, 경영학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그러나 예술은 기본적으로 허구성이 있지?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혼동하지 않도록 소비자의 각별한 안목도 요구받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