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과천 정부종합청사 지하대강에서 신임검사 임관식이 열렸다. 식이 진행되는 중간 한 신임검사가 이귀남 법무장관에게 임명장을 받자 1분 넘게 큰 박수가 이어졌다. 그 주인 공은 바로 휠체어를 탄 채 연단 위에 오른 양익준 검사(연세대 법학과 01학번)다. 양 검사는 하반신 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임관한 최초의 검사가 됐다. 일반인도 힘들다는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검사에 임용된 앙익준 검사 우리나라 법조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며 의정부 지검 고양지청에서 법조인생을 시작한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양 검사가 휠체어를 타게 된 것은 1997년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불 과 100여일 앞둔 어느 날 집안 난간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지면서 하반신마비(척수장애1급)가 됐다. 재활치료에만 2년,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양 검사가 다시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나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데에는 기독교 신앙의 힘이 큰 버팀목이 되었다.

“장애를 입기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기존에 꿈 꿔왔던 것들도 할 수 없는 상황 이었고，제 존재 가치가 없는 것 같고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 된다는 생각에 힘도 들고 그런 데 신앙을 갖게 되면서 ‘아! 내가 가치가 있는 존재구나. 다시금 느끼게 되면서 내게 주어진 모습으로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주위에 계신 분들도 공부를 계속 하라 고…. 그러면 길이 좀 더 넓어질 것이라고 응원해 주셨어요.”

힘들게 공부하는 아들을 항상 옆에서 지켜주었던 것은 아버지였다. 아버지 양추일 씨는 양 검사가 대학에 입학하자 고향인 경남 마산의 살림을 정리하고，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반지하 월세방을 얻었다. 항상 휠체어를 밀어주시는 아버지의 존재는 양 검사가 대학 시절과 고시준비기간을 견디어 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

양 검사의 아버지는 검사가 된 이들에게 ‘뛰어난 검사보다는 힘든 사람을 보듬어 주고 감싸 줄 수 있는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그런 검사가 되라’고 당부했다. 그가 걸어온 길은 도전의 의미를 다시 일깨우게 한다. 휠체어가 없으면 외출도 할 수 없는 역경에 처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마음은 겸손 했고，더 없이 블밤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겠다는 그의 밝은 미소 너머에서 우리 의 밝은 내일을 보는 것 같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