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박사는 세례를 받고 난 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교수(이화여대 석좌)는 2007년 10월 25일 CBS TV '영화감독 이장호 누군가를 만나다-지성에서 영성으로 1편'에 출연, "세례 받기 이전의 삶들과 그동안 혼자서 바들바들하면서 여기까지 온 시간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고백하고는, "눈물이 흔한 사람은 아닌데，그 때 흘렸던 눈물은 아주 복잡한 눈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령 교수는 "나이는 70이 훨씬 지났지만 세례 받은 후 3~4개월 된 어린아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성경을 분석대상으로 읽었는데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되고 나니까 모든 의미도 달라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이어령 교수는 "세례를 받고 나서， 내가 정말 크리스천이 되었다，크리스천으로서 보니 아~ 이런 것이 크리스천이구나 한다면 오만이고 거짓말"이라면서 "사실 오늘 이 방송을 보면서 이 아무개 알고 봤더니 나만도 못한 사람， 저 사람 신앙심이라는 것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나를 만나주면 오늘 프로는 성공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령 교수는 "세례를 받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된 것이고 인간의 오만으로부터 해체된 것"이라고 말하는 이 박사는，"세례받기 전에는 나 자신을 토끼로 알았는데 이제는 거북이로 알기 시작하니까 그동안 얼마나 잘못 살아왔고 얼마나 많은 것이 부족했었는지 알게 됐다"면서 "휴먼 프라이드를 버리는 것，이것이 가장 큰 기독교인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2007년 7월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결신 배경은 딸 민아 씨가 겪었던 오랜 시련이 큰 작용을 했다. 미국으로 유학가 변호사가 된 이민아 씨는 1992년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는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했다. 또 자폐증 증상을 보이는 아들 때문에 심한 마음 고생도 해야했다. 이어령 교수는 "딸의 고통 앞에서 아버지가 해준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딸이 오랫동안 믿어온 하나님은 기쁨을 주고 상처를 치유해줬다"면서 "딸이 믿는 대상에 대해 지성이 아닌 경배의 대상으로 다가가고 그런 믿음을 딸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병이 낫는다'는 식의 기복적 차원에서 기독교를 믿으려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