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마음에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 교회 “만남수련회”를 이렇게 좋아하실까? 21번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찾아오셔서 넘치도록 은혜를 부어 주실까? 왜 하나님은 우리가 “만남수련회”만 한다면 그야말로 정신없이 은혜를 퍼부어 주시면서 기뻐하실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만남수련회만 오면 겨우 30여 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에 세상살이로 찌든 완악한 마음이 깨어지고 거룩한 은혜의 전환점을 맞고 새로운 삶으로 결단하게 될까? 왜 봉사자들은 하루에 겨우 1시간도 잠자지 못하면서도 피곤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이렇게 환한 미소를 머금고 최선을 다해 섬기고 기쁨으로 봉사하며 헌신의 감격을 가질 수 있을까?

봉사자가 누구이든, 지원자가 어떤 사람이든, 계절이 언제든, 장소가 어디이든, 봉사자나 지원자가 누구인가 상관없이 하나님이 왜 이렇게 은혜를 주실까? 만남수련회를 통하여 반쯤은 천사가 되어가는 봉사자나 지원자를 보면서 마음 한 구석에 이런 질문을 갖게 됩니다. 사실 어떤 때는 준비가 부족하고, 어떤 때는 진행이 어설프고, 어떤 때는 장소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감동과 주시는 은혜는 한결같음을 보면서 이런 은혜가 결코 우리의 봉사나 프로그램의 탁월성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임을 너무나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 나름대로 이런 결론을 가집니다. 하나님이 우리보다 훨씬 더 우리와의 만남을 원하신다는 사실,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우리의 기대나 소원보다 우리를 만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갈증이 더 크시다는 사실입니다. 먹고 살기 위한, 자신의 소욕을 위한 방황(彷徨)으로 멀어져 있는 인간을 부르시고 만나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기다림이 더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사람들 역시 세상의 그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은혜가 가장 크다는 사실입니다. 영적포만감은 지친 육체에 회복과 활력을 부어 주고, 영적만족은 정신적인 불안과 영적혼란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사람은 진정한 만남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가득한 평화로 너를 만나고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터질 것 같은 불만으로, 무너질 것 같은 불안으로 전전긍긍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길은 영적회복입니다. 그리고 영적회복은 무아(無我)로 돌아가는 허무(虛無)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지는 가득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은총입니다. 세상이 주는 물은 우리로 다시 목마르게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물은 우리를 풍성하게 합니다. 강요되지 않는 헌신(獻身)과 두려움 없이 자신을 열수 있는 당당함, 아무런 전제 없이 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 능력은 하나님을 만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21기로 모인 이번 만남 수련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찾아오시고 변화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봉사자들의 수고의 헌신과 더불어 기도해 주신 성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부를 때마다 응답하시고 찾을 때마다 만나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메마른 삶의 현장에서 현실적인 다급함으로 지친 우리를 풍성한 은혜로 이끈 만남수련회를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드리고도 행복하고, 버리고도 충만하고, 수고하고도 행복한 만남수련회는 하나님이 우리 교회에 주신 특별한 선물임을 자랑합니다.

봄이 짙어갑니다. 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4월의 추위도, 보도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사고와 사건의 우울한 소식도 얼음이 녹듯이 사라져 버리고 짙어가는 봄에 지천으로 피어날 봄꽃과 함께 화창한 기쁨으로 피어날 것을 기대합니다. 좋으신 하나님, 구하면 주시고 찾으면 만나 주시고 두드리면 열어 주시는 하나님, 손을 내밀면 잡아 주시고 부르짖으면 응답해 주시고 바라보면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 풍성케 하시는 찬란한 봄, 은총의 계절이기를 바랍니다. 다함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