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이며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이번에는 미래로의 여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다음 주 방송될 디스커버리 채널 프로그램 ‘스티브 호킹의 우주’에서 “인류가 수백만 년 뒤 미래로의 여행을 통해 황폐화된 지구를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리가 궁금하지? 6년간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를 실을 만큼 거대한 우주선을 만든다. 그리고 빛의 속도에 맞먹는 빠르기로 날아간다. 그러면 우주선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1년이 되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결국 우리는 미래로 날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올 초에 대 흥행한 영화 ‘아바타’가 생각난다. 그때도 판도라라는 행성을 가기 위해 6년 동안 우주비행을 한다는 설정이었다. 2154년에 주인공 일행이 약 6년 만에 지구에서 판도라에 도착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만약 가상의 별인 판도라 행성까지 간다면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속도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영화 속 우주선 보이저 1호의 속도가 초속 17㎞이었는데. 지구에서 알파 센타우리까지 이 속도로 가면 약 7만 7000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아바타에서처럼 여행하려면 지금 기술보다 우주선 속도가 수만 배 더 빨라질 추진방식이 필요하다.

사실 인류가 과거로 또 미래로 여행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 '타임머신', 이 작품은 1895년에 나왔다. 정말 고금을 막론한다. 웰스는 광속(光速)보다 빠른 회전운동으로 '타임머신'을 4차원 공간의 시간 축 방향으로 밀어 미래로 이동하게 했다. 웰스의 이 같은 착상은 이후 수많은 공상과학소설의 모태가 되었다.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영화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것은 1987년 개봉된 ‘백 투 더 퓨처'이었다. 고교생과 발명가가 스포츠카를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미래로 귀환하는 '시간여행'을 다루었지? 다 허구속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후 타임머신에 대한 연구는 좀처럼 성과가 없었다. 타임머신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웰스의 소설 이상으로 크게 진전된 것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10여 년 전이었다. 쿠르트 괴델이란 사람을 통해 과거 또 미래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이 세상에 소개됐다. 공상과학자가 아니었다. ‘타임’지가 1999년 20세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100인 명단에 오른 사람이다.

이론의 내용은 이렇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허용하는 시간성폐곡선(Closed Timelike Curve)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무슨 얘기인지 감 잡으신 분들은 정말 물리학에 정통한 경우라 할 것이다. 괴델은 이렇게 쉽게 설명했다. “로켓을 타고 충분히 큰 곡선을 그리며 왕복여행을 하면 이 세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쳐 어느 시간이든 여행할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며, 따라서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의 다른 부분도 여행할 수 있다.”

몇 년 전인가 이스라엘 학자도 비슷한 원리를 소개했다. 이스라엘 공대의 아모스 오리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오리 교수는 시간을 구부려 고리 형태의 '타임 루프(time loop)'를 만들면, 거꾸로 가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스티븐 호킹의 이론으로 돌아가 보자. 시간여행을 하려면 물체가 빛보다 빨라야 한다. 그런데 빛보다 빠른 물체는 없다. 따라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이런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고 ‘그런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시간여행이 과학계에서 이단으로 통했고, 괴짜라는 오명을 쓸까 두려워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렇게 조심스럽지 않다. 미치광이 취급을 받아도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불가하다는 게 호킹 박사의 주장이다. 과거로 여행할 수 있다면 원인이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반하게 된다. 일본이 원자폭탄 두 발로 패망했는데, 이미 이런 결과가 나와 있는데, 우리가 원인이 발발한 시점, 일본 제국주의가 발호하는 시점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인과율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미래로 간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조선시대에 살던 사람이 우리 시대에 왔다고 치자. 노출이 심한 여성을 보고 기겁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따로 없는 사이버 문명을 해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수 백 년 후에 미래로 가보자. 우리가 그 시대 그 일상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