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의 달입니다. 먼저 6월에는 6•25전쟁기념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비극적인 전쟁을 기억하면서 한 피를 나눈 남과 북이 이념에 휘둘려서 서로 동족의 가슴에 총칼을 겨눈 비극적인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다짐해야 합니다. 동시에 6월에는 6•10항쟁이 있습니다. 이 땅에 찰거머리처럼 붙어있던 독재의 망령을 떨쳐버린 이 날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독재의 고문과 총칼에 의해 피흘려 죽어가면서도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습니다.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의 주인공 박종철과 이한열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죽음 앞에 자극받은 이 땅의 민초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한 마음으로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습니다. 그리하여 백성 위에 군림하던 독재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 민주주의는 그 때 흘렸던 수많은 백성들의 땀과 눈물의 결정체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의 백성의 절규를 보시고 독재의 서슬 푸른 칼날을 물리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자유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자유를 얻기 위해 대가를 치뤘듯이, 이제 우리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애굽의 노예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로 인도했습니다. 그들은 거기서 애굽의 종살이에서 벗어난 자유를 만끽했지만 먹을 양식이 떨어지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점점 자유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애굽의 종살이를 그리워했습니다. “애굽에서 종노릇할 때는 비록 자유를 빼앗겼지만, 고기를 배불리 먹지 않았느냐?” 하면서 종노릇하던 “애굽으로 돌아가자!”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사람대접 받지 못해도, 짐승처럼 살더라도 먹고사는 것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이런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유의 소중함을 잊은 듯 합니다. “자유가 밥 먹여주냐? 자유보다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정권을 비판하면 잡아 고문해서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살았던 독재시절을 까맣게 잊고, 오직 물질의 풍요로움을 위해 모든 가치를 희생하고 있습니다.


세계 역사를 돌아볼 때, 자유 민주주의는 거져 얻는 법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피와 땀과 눈물이 모일 때 누렸습니다.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의 선조들이 피와 눈물과 땀을 흘렸습니다. 6월의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찬란합니다. 이 6월의 하늘아래서 누리는 자유에는 우리 선조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소중한 자유를 아름답게 가꿔 나가기 위해 이 시대 우리들이 흘릴 땀과 눈물이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이 시대 역사가 독재시대로의 회귀가 아니라 자유를 더욱 값지게 사용하도록 하는 쪽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과제입니다. 이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할 때 하나님께서 이 나라에 복을 주실 것입니다만, 그렇지 못할 때는 또다시 자유를 잃고, 종노릇하는 삶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6월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꽃처럼 피어나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강물처럼 넘실대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