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지방선거 이야기를 주로 해보자. 서울시장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처음엔 뒤지던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어젯밤, 개표 중반부터 뒤집어서 제법 격차를 벌리며 1위로 치고 나갔다. 서울광장에는 지지자들이 나와 환호했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캠프는 매우 암울했다. 그런데 새벽 4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강남 3구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강남에서 오세훈 몰표가 나온 것이다. 결국 동 트는 시점까지 이어진 대접전은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한편 돌풍을 일으키는가 싶었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는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에게 지고 말았다.

○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나라당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결과 아닌가. 나머지 결과는 참 암울하다시피 하지?

정권에 대한 심판이다, 견제다, 해석은 다양하지만, 현 정부 여당이 “잘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나오기 힘들 결론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그리고 텃밭인 영남 4곳 말고 인천, 강원, 대전,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심지어 안방으로 여겼던 경남에서조차 지고 말았다. 지난 2006년 12곳의 광역단체장 자리를 얻었던 한나라당, 이번엔 6개로 확 줄었다.

○ 친노무현 인사들의 약진도 주목되지?

경남지사 선거는 그야말로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도 당선됐다. 경남, 충남, 강원, 민주당이나 야당이 이기기 쉽지 않은 지역이지? 서울, 경기에서 한명숙, 유시민 후보도 선전을 했다.

○ 시도지사 같은 광역단체장 말고, 시군구청장 같은 기초단체장 결과도 정부 여당에게 달갑지 않게 나왔지?

서울 인천 경기에 있는 시군구를 보면, 서울 25곳, 경기 31곳, 인천 10곳 등 모두 66곳이다. 그런데 민주당 46곳, 민주노동당 2곳, 무소속 3곳, 한나라 15곳이었다. 15곳. 2006년에는 61곳에서 승리했었던 한나라당이다. 의회는 어떨까. 시도의원 또 시군구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 서울, 인천, 경기 전 지역 모두 과반수를 넘겼다. 오세훈, 김문수 두 광역단체장은 거대 야당을 만나게 됐다.

○ 교육감 선거는 어떻게 됐을까?

이 역시 정부 여당에게 큰 악재가 됐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겠다며 나선 후보들, 서울 곽노현, 경기 김상곤 두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서울교육감은 교육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 자리에 이명박 정부의 수월성 교육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니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 또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와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 같다.

○ 이번에 당혹스럽게 된 쪽은 정부 여당 뿐 아니라 여론조사기관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20%의 차이가 고착된다던 한명숙 후보, 0.2%차이로 나타났다. 게다가 강원, 충남, 경남의 결과는 당락조차도 못 맞췄다. 왜 이랬을까. 유선전화만 이용하는 낡은 방식의 조사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젊은층의 표본 확보가 잘 안 된다. 신뢰도는 낮다. 이건 단순 실수로 봐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 보니까 그 사람 안 되겠던데. 나 투표 안 해” 이러면 표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천안함 사태의 위력이 엄청나서 결국 여당이 낙승할 거라고 보지 않았나?

이게 역풍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전쟁 위기감 속에서 행여 내가, 내 친구가, 또는 내 자녀가 전쟁터로 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증폭됐다는 설명도 힘을 얻고 있다. 야당이 제기했던 '평화를 택할 것인가, 전쟁을 택할 것인가'하는 의제 설정도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북풍이 모든 이슈를 빨아 들였다', '여당의 승리는 시간문제'라는 언론, 여론조사 분석 또 여당의 바람몰이가 오히려 정권 견제론에 동의하는 야당 지지표를 결집시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앞으로 국정방향, 달라질까?

홍준표 한나라당 서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방선거에서 이기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권 지지가 민심이란 점을 확인한 것이기에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일단 세종시는 한나라당이 충남 충북 대전에서 완패함에 따라 수정안 추진이 어렵게 됐다. 야당, 종교단체,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혔던 4대강 추진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 이번 선거 결과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

선거를 진두지휘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갖가지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패배를 불러왔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어제 패배 원인에 대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다 놀러간 모양”이라며 블랙 조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표라고 남의 일로 생각할 처지가 못 된다. 당 지도부가 선거지원 해달라 해달라 했지만 거부했다. 게다가 본인이 밀던 지역구 군수 후보, 이번에 낙선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예상외의 완승을 거둠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화’가 상당히 위력을 발휘했지? 아울러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진보신당 후보가 합쳤다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고. 따라서 앞으로 보궐선거 또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연대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가능할 것 같다.

○ 한편, 이번에 특이한 이름을 가진 후보들, 성적이 좋았나 모르겠다.

이판국 강남구청장 2위 / 고기판 영등포구의원 1위 / 이단아 마포구의원 5위 / 김혜혜 춘천시의원 1위를 기록했다. 연예인 이름의 후보는 어떻게 됐을까. 유희열 군포시장 3위 / 이승철 경기도의원 1위 / 이수근 순천시장 3위 / 유덕화 수원시장 5위였다.

전직 대통령 결과도 보자. 박정희A 청원군의원 / 박정희 B 군산시의원 모두 당선 / 김대중 A 전북도의원 / 김대중 B 익산시의원은 당선됐으나 / 김대중 C 장성군의원 5위에 그쳤다. / 김영삼 원주시의원 6위를 기록했다.

●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물러난다고?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사퇴 압력을 받아온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어제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또한 차기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대부분 후임 총리로 민주당 대표 경력이 있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 영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지?

영국 컴브리아. 한 남자가 승용차를 몰고 가면서 창밖의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를 한 것. 남자의 엽기적인 행각은 한 곳에서 머물지 않고 화이트해븐과 시스케일등 무려 11곳의 마을을 돌며 계속됐다. 길을 걷거나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이번 사건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25명이 중상을 입었다. 엄격한 총기 규제로 난사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어서 영국 사회가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습니다.

● 끝으로 날씨는?

오늘 아침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오늘 전국이 맑은 가운데 한낮에는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겠다/ 서울 27도, 광주 28도, 대구 30도로 어제보다 조금 높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