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무정한 사람들이다.
책을 내고 책을 보냈는데
받았다는 말도,
읽었다는 답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하기사 우리 교인들도 없는데
남의 교인들이야 ...

그나마 반응이 오는 것은
몇분의 목사님들로 부터이다.

“시집을 받고 몇 편을 읽었습니다.
목회자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이해되고 공감되는 시라고
느끼며 친밀감이 생겼습니다.

목차를 읽어가다가 ‘내가 개나리를 배신한 이유’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궁금증이 있어 페이지를 열어 단번에 읽었습니다.
도심의 개나리꽃, 오염되고 변색된 개나리 ....
배신한 이유를 알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나를 살폈습니다.”

“‘울고 싶습니다.
말씀에 꼬꾸라져
꺼이꺼이 울고 싶습니다.
눈물콧물 다 쏟아지던 그 때처럼...

....
성도 같지만
아닙니다
우린 다 사기꾼이요
위선자요 연기자입니다

....

우리도
뭔가에 흘린 듯
그렇게 뛰어왔습니다 어디로 왜 뛰는 지도 모르면서.’

저의 26년의 교목생활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나게 한 좋은 시입니다.
앞으로 삶에 지처 있고 허위로 가득찬
우리들의 영혼을 깨우치는
좋은 시를 많이 써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책을 받아 들고
울면서 울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교인들에게 책을 소개하며 그랬습니다.
글은 양 목사가 썼는데
울긴 왜 내가 우는지 모르겠다고.“

“지난주일 설교 시간에
목사님의 시집, 첫 번째 시,
‘왕십리 강단에 서면’을 읊었습니다.
읊다가 그만 제가 울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교우들도 다 같이 울어버렸습니다.”

‘노래가 되고프다’
시집을 받아든 목사님들의 반응은
흥미롭게도 비슷하다.
울었다고 한다.
노래가 눈물이 된 셈이다.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우셨다고 한다.
목회하는 목사의 마음은
다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이 반응은
목사들이 약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눈물과 아픔 속에서
목회의 열매가 맺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울지만,
나는 아파하지만
그러나 그 열매는
교우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것이다.

되고픈 노래는
눈물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왔다.
이제 이 눈물은 다시 노래가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할 것이다.
그렇게 살고프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