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자유주의 철학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하이에크 교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가 아니고 사상이다”라고 했습니다.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어떤 정치적인 힘이나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사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상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바꾸어가고 있는 것은 어느 정당이나 어떤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이념인 시대정신 입니다. 2천년대에 들어서 치른 몇 번의 선거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선거에서 나타난 투표의 향방이 인물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느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대중의 이념적 성향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대 이런 우리시대의 이념적 성향이 기독교에 대하여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심각히 염려하는 것은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점점 더 교회를 위축시킬 것이고 우리사회가 이 좌편향이념을 극복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좌편향이념이 일시적으로 자유를 확대시키고, 인권을 신장시키고, 약자나 노동자 계층에게 유리한 세상이 되는 것 같고, 못 배우고 못 가진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 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폐해를 가져 온 것이 역사적 사실이고 당연한 결과입니다. 좌편향적 성향을 넘어 극좌로 치달은 북한의 서민대중의 참상은 현실적 교훈으로 그 논리의 허구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유토피아의 꿈에 목말라 있지만 영혼 없는 일부 친북좌파 세력 이외에는 북한에서 유토피아가 건설되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세계 어디에도 좌편향적 이념으로 달려온 국가들이나 국민들이 참된 자유를 누리고 인권의 보장을 받고 풍요한 삶을 누리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것은 생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잘 사는 축복은 하나님이 주셔야하는 것이지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고 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게 되고 그것이 인류 역사의 재앙이 되었습니다. 좌편향 공산세계를 추구했던 캄보디아 폴 포트 정권이 죽음의 땅(킬링필드)을 만들었고 볼셰비키의 정치이념이 구소련을 망가뜨렸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처참하게 무너져 오늘 우리의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념의 지향점이 한결같이 유토피아(천국)였지만 그러나 그 이념의 종착점은 한결같이 디스토피아(지옥)가 되었습니다. 유토피아를 건설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서의 희생이라고 강변(强辯)하지만 언제나 희생으로 끝난 것이 역사적 교훈입니다. 하나님이 주셔야 하는 것을 인간이 만들려고 할 때 인간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게 되고 그 목적을 앞당기기 위해 수단을 정당화 시키며 그 잘못된 수단으로 자멸(自滅)의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위험한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 때론 목회자들조차 이런 인본주의적 이상향을 추구하는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철없는 이념에 빠져서 그것이 마치 인권신장이고 똑똑한 일인 양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유신과 군사독재 시절 불의한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낭만적 인본주의에 심취된 부끄러운 경험이 있지만 이제 저는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한 신앙적 결단으로 좌편향 사상이나 친북 좌파적 이념을 경계합니다. 그리고 좌파적 친북성향의 사상의 소유자가 그 이념을 버리지 않는 한 절대로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인본주의 휴머니즘은 유물론적 무신론이고 거기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그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뿐 하나님을 믿지는 않습니다.

물론 보수주의 보다는 진보가 좋고 진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균형을 잃은 좌편향 진보나 특히 종북주의(從北主義), 무신론적 사회주의 성향의 진보는 안 됩니다. 그 사상의 근저(根柢)는 무신론이고 인본주의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주의 역시 안 됩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기적 아집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에 대한 본능적 거부는 또 하나의 우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똑바로 봐야 합니다. 바른 신앙인이어야 합니다. 유신론적 진보주의, 곧 신앙적 역사관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라 봐야합니다. 깨어있는 믿음으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살아야 합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