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TV 보도부 조혜진 기자

최근 냉각된 남북관계로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마저 중단되면서 지난 90년대 처럼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이 대거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가운데, 종교인들이 남북정상회담과 대북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안함 사태로 남북 간의 대결구도가 극대화되면서 이미 화폐교환 조치로 힘겹던 북한 경제는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 현재 취약계층 지원을 제외한 대북지원은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북한당국이 최근 '당분간 알아서 식량을 조달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한 대북민간지원단체의 증언까지 이어지면서 90년대 후반과 같은 대규모 아사 사태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현 상황을 마냥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종교인들이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 모여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적 지원을 통해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을 살리고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 한반도 긴장상황을 해결하라는 것이다.

종교인들은 성명서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남북정상이 직접 만나는 일"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 받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함과 동시에 국군포로와 이산가족상봉, 그리고 인도적 지원문제 등을 협의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깃들게 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등 뜻을 같이하는 5개 종단 성직자 527명의 서명으로 이뤄졌다.

이중 개신교인들은 이날 순서를 맡은 박경조 주교(전 대한성공회 관구장)와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담임),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담임),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담임)를 비롯해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원로)등 122명이다.

이들 종교인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이같은 주장을 5번에 걸쳐 되풀이해왔다.

인명진 목사(갈릴리교회 담임)는 "지금까지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자제해왔지만, 이제는 그럴만한 상황을 넘어섰다."며 강력한 대응을 해나갈 뜻을 비쳤다.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60주년. 종교인들은 적대적 감정으로 상처를 덧나게 할 것이 아니라 치유를 통한 새미래를 열어가자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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