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28-33

[신] 1:28 우리가 어디로 가랴 우리의 형제들이 우리를 낙심하게 하여 말하기를 그 백성은 우리보다 장대하며 그 성읍들은 크고 성곽은 하늘에 닿았으며 우리가 또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노라 하는도다 하기로
[신] 1:29 내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신] 1:30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
[신] 1:31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 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 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 하나
[신] 1:32 이 일에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믿지 아니하였도다
[신] 1:33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



1.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목사님이 친구를 전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오긴 왔는데 와이셔츠 주머니에 담뱃갑을 턱 하니 넣고 왔습니다. 눈에 좀 거슬렀지만 그래도 와 준 게 고마워서 되도록 앞자리에 앉히고 목사님은 강단 뒤에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발 은혜 받게 해 달라고 ...

설교가 시작됐고, 놀랍게도 친구는 은혜 받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담뱃갑을 꺼내 바지 뒷주머니에 넣더니 이내 손수건을 꺼내 훌쩍거리면서 아주 톡톡히 은혜를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예배가 끝났는데도 친구는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다가가서 왜 안 가냐고 묻자 친구가 그럽니다. “내가 은혜를 받았는데 어떻게 그냥 가냐?” “그럼 어쩌려고?” “은혜를 갚아야지 ...” 목사님은 신통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해서 물었습니다. “어떻게 갚을 건데?”

친구가 묻습니다. “이 교회 목사님이 총 몇 분이나 되냐?” “응, 전도사님까지 한 30분 돼.” 그러자 “그래? 그럼 다 모이시라구 해.” “아니 다 모아서 뭐 하려구?” “뭐 하긴, 은혜를 갚아야지” “대체 어떻게 갚을 건데 목사님들을 다 모으라는 거야?”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내 오늘 한 잔 쏠게!”

한 잔 안 쏴도 좋으니 오늘은 은혜 흠뻑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니 은혜 받았으면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기 바랍니다.


2. 신명기는 모세의 설교문입니다. 출애굽 후, 광야에서 40년간 믿음의 훈련을 한 후,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 먼저 요단 강 동쪽 지역을 평정하고, 그 기세로 마악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에 모세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백성들에게 설교한 것입니다.

그 중에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랴?” 출애굽 하고는 그 막막한 심정, 특별히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운 심정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 어려운 상황, 그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온 백성이 하나가 되어 서로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가도 벅찬 그 때에, 유감스럽게도 이런 사람들이 주위에 깔려 있었습니다. “우리의 형제들이 우리를 낙심하게 하여 말하기를 그 백성은 우리보다 장대하며 그 성읍들은 크고 성곽은 하늘에 닿았으며 우리가 또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노라 하는도다.”

우리가 어디로 가랴? 하는 그 막막한 상황에서, 현실 파악을 분명히 한다는, 스스로 똑똑하다는 이들이 일어나서는 두려워하는 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는커녕, 상대방이 우리보다 더 강하다고, 우리는 이제 망했다고 자기 백성들을 더 낙심케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도, 그 때는 그런 말 할 때가 아닙니다. 때로는 알면서도 모른 체, 보고서도 못 본 체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백성들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그리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대다수의 온 백성들이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그 수많은 젊은이들을 아파하며,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우리나라의 안전과 평강을 지킬 것인지 고민하는 이때에, 확실한 반론의 증거도 없으면서 백성들을 낙심케 하고, 자기들은 똑똑하고 정의롭다고 다른 목소리를 드높이는 것, 그건 공동체 일원의 자세가 아닙니다. 게다가 수많은 백성들이 김정일 때문에 아파하는 이때에, ‘우리는 하나다’ 하면서 북한을 제멋대로 방문하여 김정일에게 머리 숙이고, 자기들만 민족을 사랑하는 양 절간에 모여서 떠들어대는 것, 그건 참된 나라 사랑이 아닙니다.

나는 지난 북한과 포르투갈의 축구 시합을 보며 참 묘한 것을 느꼈습니다. 열심히 뛰고 있는 북한 선수들, 모처럼 그것을 중계하여 보고 있을 북한 형제와 자매들을 위해서는 북한이 이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걸 권력의 세습을 위해 악용하려는 김정일을 위해서는 결코 이겨서는 안 되었습니다. 만약 이겼다면 김정일은 더 악하고도 추한 역사를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북한의 형제와 자매들을 더욱 우민화(愚民化) 하고, 더욱 큰 곤경과 빈곤으로 밀어 넣었을 것입니다.

북한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민족’이란 한 단어에만 집착하면 결코 안 됩니다. 북한을 대할 때, 우리는 민족, 즉 북한의 억눌린 우리의 형제자매들과 그리고 김정일과 그 일당을 나누어 대해야 합니다.

그런데 흑백논리를 갖고 있는 이들이 ‘민족’이란 단어로 민족을 해치는 김정일까지 포함시켜 그 앞에 가 머리를 조아립니다. 그에게 곤경에서 벗어날 빌미를 제공합니다. 대다수 상처 받고 아파하는, 낙심하는 백성들은 뒤로 밀어놓고, 자기주장, 자기 이데올로기만 내세워 더욱 더 수많은 백성들을 낙심케 합니다.

이런 절망과 패배의식이 가득하여 두려움에 빠져드는 백성들에게 모세는 그들과 다른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모두가 두렵다고 낙심하고 절망하는 그 때에 모세는 아주 분명하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3. 왜 무서워하지 말라 했을까요? 왜 두려워하지 말라 했을까요? 모세는 상황 판단도 안 되는 이입니까? 모두가 두려워하는 그 자리에서 모세는 무슨 근거로 두려워하지 말라는 겁니까?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자기들과 함께 하는 하나님을 설명합니다. 그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십니까?

첫째, 우리 하나님은 먼저 가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하나님은 그 두려움의 현장에 나를 앞세우고 뒤따라가는 분이 아니십니다!

이슬람 문화는 남존여비(男尊女卑)가 강합니다. 그래서 결코 부부가 길을 갈 때 부인이 남자를 앞서 걸어가지 않습니다. 저 뒤에 떨어져 따라옵니다. 그런데 이라크에서 부부인 것 같은데 한 남자가 부인을 앞세우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의식이 깬 사람인가 보다 싶어 기자가 찾아가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당신은 여자를 당신 보다 앞세워 걷게 하는가?’ 그랬더니 남편이 그러더랍니다. “여긴 지뢰밭입니다.”

두려움의 그 현장, 하나님께서 나보다 먼저 그 현장에 가십니다. 뒤에서 나를 구경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물론 이런 찬송은 있습니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 지치고 곤하여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때 나를 밀어주시네. ... 때때로 뒤돌아보면 여전히 계신 주 잔잔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나를 재촉하시네.”

그래요, 나의 등 뒤에서 나를 팍팍 밀어주시고, 격려하십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하나님은 나보다 먼저 가십니다.

지난주일 설교 중, 여리고 함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뭐라구요? 한 목소리로 순종! 그리고 여호와의 군대의 역사! 여호와의 군대를 먼저 보내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구경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나보다 먼저 그 험한 현장으로, 내가 두려워하는 현장으로 가십니다. 당신의 군대, 여호와의 군대를 먼저 보내시며 우리보다 앞 서 가십니다.

군대 갈 때, 솔직히 나는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모릅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몸이 약했습니다. 당시 56kg! 그래서 군대 갈 때 유서 써놓고 갔습니다. 왕십리역에서 입영열차를 타고 두려움의 현장으로 외롭게 외롭게 빠져들어 갔습니다. 한강 철교를 건너며, 내가 다시 여길 건너올 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한 밤중, 논산에 떨어져 그 무서운 분위기, 군기를 잡는다고 오리걸음으로 훈련소까지 죽어라 정신없이 가던 때, 겨우겨우 내무반에 들어가 첫날 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노랫가락이 들려옵니다. 뭘까요? 누군가 조용히 부르는 찬송가 가락이었습니다. 그 순간, 편안함이 내게 몰려왔습니다. 나를 지켜주실 하나님은 나보다 먼저 훈련소에 와 계셨습니다!

우리 하나님, 하나님은 나보다 먼저 현장으로, 두려움의 현장으로, 골치 아픈 현장으로 가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할렐루야!

둘째로, 우리 하나님은 나를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

먼저 가신 하나님, 나를 위해 싸우신다. 나의 대적자들, 하나님의 자녀를 무너뜨리려는 악한 세력과 싸우십니다. 물론 이 표현은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만군의 주이시기에 하나님의 대적자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다만 이 표현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우리들의 인간적인 표현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의 행진, 그것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사는 하나님의 자녀들의 삶을 늘 위협하고, 좌절시키려는 그것, 그 역사와 싸우십니다. 하나님은 내 인생에 구경꾼이 아니십니다. 기꺼이 나를 위해 싸우십니다. 그러니 하나님이 진정 나를 위하신다면 누가 우리를 대적할 수 있을까요?

사도 바울도 고백합니다.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8:31)

복음성가 중에 ‘보라 너희는 두려워말고’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한번 같이 불러볼까요?

"보라 너희는 두려워말고
보라 너희를 인도한 나를
보라 너희는 지치지말고
보라 너희를 구원한 나를

너희를 치던 적은 어디있느냐
너희를 억누르던 원수는 어디 있느냐

보라 하나님 구원을
보라 하나님 능력을
너희를 위해서 싸우시는 주의 손을 보라"

셋째, 우리 하나님, 우리를 안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왜 안으실까요?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에도, 하나님께서 먼저 가셔서 일을 해결하심에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 싸우심에도 ‘혹시나, 행여나’하는 두려움에 떨기에 우리 하나님께서는 아예 안아주십니다!

이 세상의 모든 동물은, 자기 새끼들이 두려워할 때 자기 품으로 안아줍니다. 그 안아주고 품어줌이 가장 큰 격려와 보호의 상징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이렇게 한탄하신 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마23:37)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에 매우 힘든 때가 있었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기 막힌 일을 당하고, 어디 가서 변명도 하소연도 못하고, 혼자 다 뒤집어쓰고 끙끙 앓던 때가 있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분이 올라오고, 속이 쓰려 참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 뒤로 하고 무작정 서울을 떠났습니다. 그리곤 어느 기도원에 가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기도할 말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냥 아파서 엎어져 있는데, 잠시 후 어깨와 등이 따뜻해집니다. 엎드려 기도하는 나를 뒤에서 포근히 감싸주는, 마치 이불을 덮어주는 것 같은 느낌. 뭘까요?

하나님께서 안아주심! 지치고 지칠 때,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을 때 우리 하나님, 안아 주십니다. ‘주 날개 밑 나의 피난처 되니 거기서 쉬기를 원하노라 세상이 나를 못 위로해 주나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라’ 힘이 들 때, 절망적으로 무너져 내릴 때, 하나님의 안아주심, 이 놀라운 축복, 다 누리기 바랍니다.


4. 1년 전, 우리의 심정은 어디로 가야 하나 하는 오늘 본문 첫마디의 심정이었습니다. 1년 전은 제겐 안식년의 때였습니다. 모든 정열을 쏟아 부은 목회자에게 교회가 일부러 시간과 재정을 풍족히 주어 재충전하라는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소중한 안식년을 나는 1년 전, 포기했습니다. 왜?

조합이 그 때, 교회에 소송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협조하고 심지어 재산권까지 일부 희생하며 지역 발전을 도왔는데, 이 조합이 도리어 우리를 우습게보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빨리 나가지 않으면 교회당을 압류하겠다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이런 기막히고, 괘씸한 일이 있습니까!

그러나 그 뒤의 역사를 볼 때, 오늘 말씀이 맞습니다. 그 때 이미 하나님께서는 우리보다 먼저 가셨습니다. 모든 역전의 선한 상황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곤 우리를 위해 싸우셨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합의하게 하셨고, 웃으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하며 새 성전 건축의 소망을 안고 149 성전을 떠나게 하셨습니다.

임시 예배 처소를 찾을 때도 그러했습니다. 어디로 가야할까? 새 성전 공사 현장과 멀리 떨어지지 말아야겠다 싶어 청계천 변에 괜찮은 빌딩을 다 뒤적였습니다. 그 와중에 적합하다 싶은 빌딩이 있다 하여 찾아가 기도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장소는 곧 다른 데로 넘어갔습니다. 떠나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갈 곳은 못 찾고 ... 그래서 급기야 저 마장동, 그리고 제기동까지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는 중,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셨다구요? 지금 이 대전사 빌딩! 청계천 변의 빌딩을 찾을 때 이 빌딩은 우리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빌딩 하나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건축하는 교회 목사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건축 중에는 뿔뿔이 다 흩어진답니다. 예배 처소 따로, 교회 사무실 따로, 목양실 따로, 교육관 따로, ... 다 따로 국밥, 다 흩어진답니다. 한 빌딩에 다 모일 수 있는 공간 얻기가 무척 힘들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곳, 대전사 빌딩에서 다 해결했습니다. 개척교회도 아닌 백년이 넘은 교회가, 교회 재적 800명의 교인을 이끌고, 그것도 짐도 자질구레한 것까지 엄청난 이런 교회가 임시 처소로 한 빌딩 안에서 다 해결한다는 것, 축복 중에 축복입니다! 난 이 대전사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것임을 믿습니다.

33절을 보십시오.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

먼저 그 길을 가시며 뭘 찾는다구요? 장막 칠 곳! 광야에서 매일매일 머물 곳을 하나님께서 먼저 앞 서 가셔 찾으셨고, 그리곤 불기둥, 구름기둥으로 그곳으로 인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 대전사 빌딩으로 인도하셨습니다! 할렐루야!

이곳까지 인도하신 우리 하나님,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왕십리 뉴타운 안에서 유일하게 건축이 진행되어 올라가는 건물이 뭡니까? 왕십리중앙교회 새 성전!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선 우리 염려보다 먼저 앞 서 가셨고, 우릴 위해 싸우셨고, 지치는 우리를, 두려워하는 우리를 안아주셨습니다. 할렐루야!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합니다. 신학교 졸업할 때, 몇 가지를 서원하며 특별히 하나님께 간구한 것, ‘하나님, 난 이건 못해요. 자신 없어요’했던 것이 3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교회 개척. ‘난 성격이 내성적이라 개척을 못합니다. 개척보다는 차라리 오래된 교회에 보내주세요.’ 그랬더니 세상에 100년이 넘은 교회로 보내주셨습니다.

다른 하나는, ‘난 맘이 약해서 거친 교인을 상대 못합니다. 그러니 저에겐 순진한 양들만 보내주시고, 들이박기 좋아하는 똑똑한 염소들은 저 능력 많은 큰 교회 목사님들께 보내십시오.’ 그랬더니 가끔 들이박기 좋아하는 똑똑한 염소들이 있었지만, 시방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능력 많은 큰 교회 목사님께로 다 간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엔 순진한 주님의 양들만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주님, 난 교회 건축 못합니다. 난 건축 헌금 내라는 설교, 잘 못해요, 그 갈등, 저는 감당 못합니다.’

그런데 이건 주님께서 피하게 하신 게 아니라 부딪히게 하셨습니다. 결국 교회 건축을 하게 하셨습니다. 그 과정, 아직 다 짓지도 않았는데, 준비 과정부터 무척 힘들었습니다.

헌데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 맘에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내 기대와 마음에 맞지 않게 일이 벌어져도,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생겨도, 결국 그 모든 것이 내 삶 속에서, 내 목회 사역 안에서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 누가 그렇게 만드십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신다는 것!

그래서 현실이 어떻다 해도 나에겐 배짱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전화위복,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하실 것이다 하는 배짱!


5. 그런데 우리가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32절, “이 일에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믿지 아니하였도다.”

하나님께서 먼저 가시고, 하나님께서 대신 싸워주시고, 하나님께서 안아주셨음에도 백성들은 그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는 그 하나님을 믿지 않았답니다.

믿음의 차원, 믿음의 역사는 그 자세에 달려있습니다. 교회 다녀오는 아이를 보고 동네 할아버지가 그랬습니다. “얘야,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내게 보여주면 사탕 2개를 주마.” 그러자 아이가 눈을 깜빡거리더니 그럽니다. “할아버지, 하나님이 안 계신다는 걸 보여주시면 제가 사탕 5개를 드릴게요.”

믿겠다는 믿음의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성경을 읽어보면 온통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가 보입니다. 그러나 애당초 ‘그런 게 어디 있어?’하는 불신의 자세로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믿을 수도 없습니다!

모세, 이렇게 설교함에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이렇게까지 우리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 우리 하나님, 영광과 찬양만 받으시는 ‘에헴’하는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자기 백성을 위하여 직접 먼저 가셔서, 머슴처럼 그들을 위해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그리로 인도하십니다!

우리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우리 왕십리중앙교회 성도라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아, 우리 하나님, 나보다 먼저 그 험한 현장에 가시고, 나를 위해 그 추한 것들과 대면하여 싸우시고, 그런 와중에 겁먹을까, 낙심할까 아예 안아주시는 우리 하나님!

이런 우리 하나님께서 앞으로 우리를 어떻게 하실까요? 여전히, 아니 영원토록 우리보다 앞서 가시고, 우리를 위해 싸워주시고, 우리를 안아주시며, 가나안 땅, 축복의 대지로 나아가게 하실 것입니다! 불신과 불평보다 큰 감사로 맥추감사주일을 맞이하여 더욱 큰 축복의 세월을 맞이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