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한국교회는 고도성장의 황홀함을 만끽하며 선교 100주년 축하 잔치를 벌였던 1985년 이후부터 성장 둔화라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모습은 1945년부터 20여 년 고도성장의 기쁨에 도취되어 성장 이후의 대안을 세우지 못하다가 쇠퇴일로에 있는 미국의 주류교회들을 연상케 한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말대로 성장 이후의 한국교회의 방향 설정과 대안 모색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주지할 필요 가있다. 이 과제를 위해 필자는 먼저 한국교회가 120여 년 동안 경이적인 성장을 하게 된 요인들을 밝혀내려고 한다.

한국교회 성장은 물론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였지만 그 동안 교회 안 과 밖에서 일어난 상황들이 교회성장에 작용하게 된 점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성장이 가져다 준 빛과 그림자를 규명한 후에 빛을 강화하여 어두움을 물리치면서 미래를 열어가는 작업을 제안 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미래의 이상적 교회공동체를 세우기 위해서는 목회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신학적 틀과 목회방법을 개혁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한국교회의 현황분석
1) 교회 외적 요인
① 19세기 우리나라의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상황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를 맞이하였을 때 심각한 사회정치적 불안 요인이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의지하게 함으로 교회성장의 동인이 되었다.
②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전통문화인 유교적 가족주의가 흔들리면서 기독교가 종교사회적인 기능을 대치하면서 성장하게 되었다.
③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국권을 늑탈당하고 망국의 설움을 안고 좌절한 백성들이 서방의 선진 기독교 국가들이 믿는 기독교를 통해서 국권을 회복하려는 애국심으로 기독교 사상을 선택하게 되었다.
④ 가난한 자와 병든 자를 돌보는 기독교 사회복지사업을 통한 선교가 적중하여 교회가 크게 부흥하였다.
⑤ 60년대 이후로 국가 경제의 고도성장과 함께 산업화와 도시화 현상으로 교회도 경제성장에 장단을 맞추며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되었다.
⑥ 기독교가 한글성경을 반포함으로 한글전용 보급운동에 기여할 뿐 아니라 문학，음악， 스포츠，예술 등 서양의 기독교 문물제도를 도입하면서 개화기의 신문화운동을 일으켰을 때 신문화와 함께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⑦ 일본인들의 신사참배 강요와 무신론 공산주의자들의 기독교 박해로 인해 고통 받던 시절에 서방의 기독교 국가들이 기독교를 도와주면서 신앙생활을 유지하게 한 것이 교회의 성장에 중요한 계기 가되었다.
⑧ 불교와 유교와 무속종교의 해악 때문에 영적공허에 빠진 백성 들이 깨끗하고 윤리적이며 민주적이고 변동의 능력을 동반하는 기독교에 희망을 걸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⑨ 단일민족의 유일성과 하늘님 신앙과 기독교의 유일신 하나님 신앙과의 만남이 쉽게 이루어져 기독교 신앙의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⑩ 민족의 말세적 역사관과 천년왕국설과 연결되어서 일제 말이나 6·25전쟁 후에 현실 도피적이며 내세 지향적인 신앙운동이 신비주의 경향을 나타내면서 확산되었다.

2) 교회 내적 요인
① 미국의 2차 대각성 운동으로 뜨거운 양질의 복음을 가지고 복 음과 사랑으로 훈련된 유능한 선교사들에 의한 선교의 시작이 좋았다(알렌，아펜젤러，언더우드 등).
②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성향의 신학으로 준비된 미국장로교회，캐나다，호주 장로교단들과 미국 감리교회 등 모든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들이 진실하였고, 보수적이고 근본주의 성향이 많은 한국인의 심성에 적중하였다.
③ 1907년 성령강림의 역사로 체험적인 신앙으로 실천하는 참 그리스도인들이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삶을 통한 선교가 적중하였다.
④ 네비우스의 자립자존 선교정책이 한국인의 기질과 성향에 적중하여 정해진 구역에서 자립정신으로 교회를 세우고 부흥시켰다.
⑤ 무엇보다 목회자들의 헌신을 거론할 수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만큼 목회를 열심히 하는 목회자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새벽기도 철야기도 구역예배 심방 교육 상담 성경공부 설교 등 목숨 걸고 목회를 하여 교회가 성장한 것이다.
⑥ 성장목회 방법으로 양적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하였다. 성장주의 목회는 대형교회들이 많아지고 전체적으로 교회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교회중심 조직중심 신앙중심 등 다양한 교회성장 방법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교회를 성장시켰다.
⑦ 무속적 기복신앙 신비주의 산기도 내세 지향적 종말신앙 등이 일제 말기나 6·25 전쟁과 같은 절박한 이 시대적 상황에 처한 백성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⑧ 한국교회의 성도들의 종교성의 풍부함과 열정과 헌신이 한국 교회를 급성장하게 하였다.
⑨ 유교적 영성，불교적 영성，도교적 영성，무속적 영성의 토양에 기독교 영성의 씨를 뿌려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었다.
⑩ 부흥사경회를 통해서 회심사건이 많이 일어났고 주일학교 운동을 통해서 다음 세대 부흥운동이 성공하였다. 60년대 이후 도시 교회 부흥은 농촌교회 주일학교 운동의 열매를 거둔 것이다.
⑪ 새벽기도와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 등 기도운동이 전통종교의 기도운동을 기능 대치하여 기독교 영성훈련으로 발전시켰다.

2. 한국교회의 오늘의 모습
1) 밝은 모습
1997년 전국 단위로 한국인 종교와 종교의식을 조사한 갤럽의 조사결과 통계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가운데서 자랑할 만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희망을 가지게 된다.
① 한국 그리스도인의 종교성이 풍부하고 깊이가 있다.
(53.4% 천주교 37.5% 불교 28.4%)
② 한국교회 성도들은 종교가 생활에서 중요하다.
(96.1%， 천주교 88.7%， 불교 77.5%)
③ 절대자 혹은 신의 존재에 대해서 확실히 “믿는다"
(89.0% 천주교 75.1% 불교 44.9%)
④ 천당 혹은 극락에 대해서 “믿는다"
(86.1%， 천주교 73.0%， 불교 42.6%)
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예배에 참여한다.
(71.5% 천주교 60.4% 불교 1.2%)
⑥ 하루 한 번 이상 기도한다.
(64.2%，천주교 41.2%，불교 10.7%)
⑦ 십일조 헌금도 잘한다.
(50.9%， 천주교 32.1%)
⑧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경전을 읽는다.
(50.4% 천주교 39.5% 불교 9.0%)
⑨ 성령체험 한 일이 있다.
(남 46.8%，여 57.8%)
⑩ 예수님의 육체부활을 믿는다.(70.8%)
⑪ 예수님의 재림을 믿는다.(94.8%)
⑫ 동정녀 탄생을 믿는다.(96%)

이상에서 한국교회 성도들은 개인 신앙과 교회중심의 신앙생화에 있어서 어느 타종교 신자들보다 월등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신앙이 원동력이 되어서 한국교회는 선교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교회로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2) 어두운 모습
지난 2006년 5월에 한국통계청이 2005년 인구조사 결과 종교인구 통계 중 기독교 신자가 876만 6,000명으로 10년 .전보다 14만 4,000명(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같은 기간에 가톨릭은 74.4% 불교는 3.9%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세 감소현상은 고도성장 이후에 따라오는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별히 가톨릭교회의 부흥성장은 기독교의 취약점 때문에 얻은 반사이익이라고 본다.

한국 기독교는 지난 120여 년 동안 일제 식민정치와 6·25전쟁을 치루면서 공산주의자들과의 싸움과 경제적 빈곤으로 고통 받는 백성들과 애환을 같이하며 고도성장을 이룩해 놓고도 성장후유증으로 나타난 병리현상 때문에 잘 길러놓은 신자들을 가톨릭교회로 보내게 되었다. 1998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조사한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활동과 신앙의식 조사보고서의 결과를 보면 ① 영적문제에 해답을 주지 못한다(81.4%). ② 지도자의 자질이 부족하다(76.5%). ③ 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 (71.1%). ④ 헌금을 지나치게 강요한다(69.1%). ⑤ 봉사 등 사회적 역 할을 못하고 있다(62.2%)는 문제점을 지적해 주고 있다.

또한，한국교회가 고쳐야 할 점에 대해서는 ① 교회분열，② 양적 팽창주의, ③ 자기교회 중심적, ④ 목회자의 욕심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회성장 둔화의 원인을 분석하면 ① 교회의 정체성 취약，② 교회의 본질적 사역 소홀 ③ 교회성장주의 ④ 지도자의 자질부 족，⑤ 교회의 분열, ⑥ 근본주의 신학과 이원론, ⑦ 교회의 대사회적 역할 소홀，⑧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능력 상실，⑨ 교회의 세속 주의，⑩ 투명성 부족 등이다.

이러한 부정적 현상은 한국교회가 올바른 교회론에 근거한 목회 신학을 확립하지 못하고 교회성장 지상주의를 추구한 결과로 나타난 고도성장 이후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조 500년을 지탱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 유교의 가족주의가 변신하여 오늘의 한국병인 연고주의로 작용하여 사회와 교회의 분열과 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60년대 이후의 국가의 경제제일주의 정책으로 국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교회까지 경제 제일주의의 장단에 맞추다 보니 맘몬니즘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하나님의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것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