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건축 공사가 시작된 이후,
늘 날씨에 예민하여
간절히 기도하여 왔다.
‘비가 오면
공사가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비가 오지 않아야
공사 진척도가 빠릅니다.
하나님, 제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우리 같이 서민의 교회,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셔야
그나마 성전 건축을 할 수 있습니다.
......’

결사적으로 기도해 왔다.
참으로 미안하게도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에는 늘
콧방귀를 뀌며
‘어림도 없다 ...’ 중얼거렸다.

이런 기도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
그야말로 장마철에도
우리의 공사는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장마 전선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니
저 밑에서만 집중하는 모양,
밑에선 비 피해가 참으로 크다는
뉴스를 요즘 매일 듣는다.

그런 중 오늘,
이런 생각이 든다.
이래도 되나?
날 위해 타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도
되는 것인가?
어쩌면 장마 전선이
골고루 위아래를 다닌다면
그나마 피해도 좀 적어질 텐데
위로 올라오질 못하니
늘 밑 지방 사람들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닐까.

까짓 것, 장마철이 아니라면
상관이 없는데
장마철이기에 전국에 걸쳐
비가 와야 정상인데
우리를 위해 비 오지 않게 해 달라고
세게(?) 기도하여
저 밑에만 장마 전선을 머무르게 하여
밑 지방 사람들에게 큰 피해가 있게 하는 것,
그것도 도리가 아닌 듯하다.

단순히,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에 응답하셔
장마철에도 비가 오지 않는다고 좋아했는데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는 이들이 생긴다니
맘이 불편하다.
아마도 ‘할렐루야’했던 노 장로님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나님, 적절하게 조절해 주옵소서.
한 곳에만 집중하지 마시고
적절하게 흩어주시옵소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

그런데 하나님,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에
큰 영향이 없다면 아예 장마 전선을
거두어 가 주옵소서.
이제 모든 교회마다 여름행사가
시작될 때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주님, 조절하여 주옵소서.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