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감독회장 선거 파행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치러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재선거에서 강흥복 목사(상계광림교회, 기호 1번)가 감독회장에 당선됐다.

감리교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강환호 목사)는 13일 전국 11개 연회 투표함을 개표한 결과 835표를 얻은 강흥복 목사가 803표를 얻은 고수철 목사(흑석동제일교회, 기호3번), 783표를 얻은 전용철 목사(아펜젤러교회, 기호 4번)를 누르고 제28회 감독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번 재선거는 1,2위 간 표차가 14표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이었다. 2위를 한 고수철 후보측의 요구로 재검표까지 갔지만, 무효표 2표가 각각 강흥복 후보와 고수철 후보에게 돌아갔을 뿐, 승부를 바꾸지는 못했다.

또 서울남연회와 충청연회 표인 우편투표를 개표하기 전까지는 전용철 후보(기호 4번)가 20~50표차로 1위를 달리고, 강흥복 당선자는 3위에 머물렀지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전세가 뒤집히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투표율은 선거인단 5,407명 가운데 2,541명이 투표해 47%에 그쳤다. 이는 감리교 본부와 별도로 김국도 목사를 감독회장에 선출한 6.3 천안 총회측이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과반수 투표라는 규정은 없어 법적 하자는 없지만, '반쪽짜리 투표'라는 부끄러움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이에 따라, 강흥복 신임 감독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총회측과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감독회장은 "필요하다면 총회측과 만나 대화하겠다"면서 "그쪽도 기도하는 분들이고 리더십이 있는 분들이니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감독회장 재선거는 감리교의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 듯, 재선거관리위원회 조직에서 투표에 이르기까지 방해와 폭력, 맞고소, 투표 중단 등으로 얼룩졌다.

때문에 투표가 중단된 2개 사고연회에 대해서는 우편투표라는 방법까지 동원해야 했고, 개표도 선관위원과 최소한의 참관인들에게만 알릴 정도로 비공개적으로 진행됐다.

총회측의 방해가 우려돼 철저한 보안이 필요했다지만, 종교 지도자를 뽑는 축제의 장이라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한편, 이날 총회측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감리교의 법적 정통성을 지닌 감독회장이 1년 10개월 만에 선출됐다.

이번 감독회장의 임기는 남은 기간인 2년 2개월이라고 하지만, 감리교 수장이 선출된 만큼, 대승적 차원의 결단과 포용으로 감리교가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