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합니다. 봄은 약동의 계절입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계절입니다. 여름은 성장의 계절입니다. 만물이 격정적으로 활동하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만물이 살아온 열매를 맺는 계절입니다. 겨울은 쉼의 계절입니다. 만물이 다음 봄을 준비하는 동면의 계절입니다.


이와같이 사철은 그 나름대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제 여름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면 여름의 아름다움이 무엇입니까? 젊은 시절, 유행했던 “여름”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산도 좋고 물도 좋아라 떠나는 여행길에서/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사랑이 오고 가네요/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노래하면서 바다로, 산으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름은 여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폭염이 있어야 합니다. 열대야 속에서 밤잠을 설치는 날들이 있어야 합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으로 고생하지만 그래야 오곡백과가 성장하고 익어갑니다. 또 여름은 태풍도 몰려와서 천둥번개가 치고, 먹장구름이 몰려와 홍수가 나기도 합니다.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한 때 ‘하나님이 왜 태풍을 만드셔서 고생시키나?’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풍도 있어야 하고, 홍수도 있어야 합니다. 태풍이 불어야 바닷물을 갈아엎어 바다 깊이까지 산소를 불어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산소를 플랑크톤이 먹고 자라고, 바다생물들의 먹이 사슬이 풍성해지는 것입니다.


또한 홍수가 나서 범람해야 상류의 기름진 토양이 쓸려 내려와 농토가 기름지게 되고, 농사가 풍년을 맞게 됩니다. 이것이 여름의 아름다움입니다. 여름에는 폭염도, 태풍도, 홍수도, 천둥번개도, 먹장구름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여름이 됩니다. 이런 여름의 특징들을 통해 만물이 격동하고,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름은 갈등의 계절이요, 격동의 계절이요, 성장의 계절입니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습니다. 인생을 4계절로 나눌 수 있습니다. 20대까지를 봄으로, 40까지를 여름으로, 60대까지를 가을로, 그 이후를 겨울로 나눌 수 있습니다. 20대까지의 봄은 인생이 깨어나는 기간입니다. 인생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40대까지의 여름은 격정적으로 활동하는 기간입니다. 자연의 여름에 폭염도 있고, 태풍도 몰려오고, 홍수도 나고, 천둥번개도 울고 먹장구름도 몰려오는 것처럼 인생의 여름에도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있어야 여름입니다. 이 여름의 특징들을 통해 인생의 여름이 충실해지고,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인생길에 폭염이 내리쬐고, 태풍이 불어오고, 홍수가 나고, 천둥번개가 울어 밤잠을 설치는 날이 계속될 때, ‘아! 지금 내가 인생의 여름을 지나고 있구나!’ 생각하고, 오히려 그 인생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여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을 성장하고 성숙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기쁘게 인내하며 감내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 갈수록 가벼워지고 빨라지는 물질문명 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아름다움의 꽃을 피워내고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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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