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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지향적 성과지표를 개발해 측정할 메커니즘 필요 |
| [새정부에 바라는 행정정책 ⑧] 평가의 비밀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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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영역이 비밀로 무장되어 있다. 분단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비밀이 과도하게 많은 것은 그 만큼 우리 사회가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선후보 선정을 위한 예비선거 과정을 보면 그 사회의 투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국회의원후보는 지역주민의 뜻과는 별 상관없이 당권파 몇 사람이 밀실에서 비민주적으로 공천한다. 그러니 고함치고 발길질하면 공천자가 바뀌기도 한다.
‘공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시민단체가 들고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 정당마다 헌법과 정당법에 따라 민주적인 방식으로 공천한다는 그럴듯한 당헌이 있으나 이를 지키는 정당은 거의 없다. 각 당이 이런 법규를 지킨다면 지금처럼 보스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공천했다는 비난은 면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더라도 후보들의 실적과 역량을 공개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척도가 없다면, 자신의 반민주적인 과거를 지역감정으로 감추는 인물들이 떵떵거리며 공천을 주고받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오류는 정치행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이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척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고과를 본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니 평가가 피드백 되지 못하고 직원들은 자기계발 방향도 알지 못한다. 평가내용도 왜곡되지만 평가의 목적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인사고과, 즉 평가가 가장 왜곡되는 부문 중의 하나가 교육계이다.
교사의 교육행위의 수요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는 교사를 평가하는 길이 현실적으로 막혀 있고, 오히려 학교행정가일 뿐인 교장이 교사들에 대한 평가의 전권을 가진다. 이렇게 정의롭지 못한 평가제도가 교사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학생들보다는 교장에게 잘 보이도록 교사들을 유인하고 있을 뿐이다. 공교육이 파행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사들에 대한 평가의 비밀주의 때문이다. 평가의 비밀주의는 평가자와 평가대상자 사이에 불건전한 거래를 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평가대상자는 평가자의 몰상식한 지시와 명령에도 따라야 할 뿐 아니라, 양자 간에는 합리적 토론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면, 상관은 점차 권위주의적이 되며 부하들은 점점 멍청해진다.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지만, 안다고 해도 이것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해서는 분명 한 인식이 없다.
다만,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투명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정해질 수 있을까? 그것은 간단하다. 성과(performance)를 측정할 수 있는 목표지향적 성과지표를 개발하여 평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의 최종수요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표를 찾아내어 평가척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들의 정치인에 대한 분석결과는 정치인을 평가할 때 좋은 성과지표가 될 수 있으며, 교사의 교수행위를 평가할 때 학생의 성취도와 학부모의 만족도는 매우 훌륭한 성과지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지표를 통해 성과를 제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평가가 비밀스럽고 음침한 곳에서 투명한 영역으로 나오게 된다. 이것이 평가의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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