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5주년 앞둔 수요시위에 교계 지도자 참석

65주년을 맞은 815광복절. 하지만 아직 진정한 광복을 맞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광복절을 나흘 앞둔 11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날 시위에는 특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참여해 힘을 실었다.

"아직, 광복의 기쁨은 찾아오지 않았다."

11일 정오.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930회 수요시위가 열렸다.

해마다 광복절은 돌아왔지만, 할머니들에겐 아직 진정한 광복의 기쁨은 찾아오지 않았다.

증언자로 나선 김복동(85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한 번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어린 소녀들을 끌고가 일본군의 성 노예로 짓밟았으니 그토록 아픈 역사를 누가 알겠느냐"며 한 많은 세월을 원망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자 시위 참석자들은 성명을 통해 일본정부를 규탄하며 문제 해결에 나설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성명에는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권고를 수용해 일본군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한 올해 식민범죄와 전쟁범죄를 반드시 청산하고 평화로운 한일관계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또, 외교적 노력을 게을리한 한국정부를 향한 질타와 요구사항도 담겼다.

교계 지도자들,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 약속

이날 시위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도 진행됐다.

특히, 과거의 아픔을 되돌아보고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취지로 열릴 8.15대성회를 앞두고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성공회 박경조 주교,권오성 NCC 총무 등교계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메시지를 전한 김삼환 목사(한국교회 8.15대성회 조직위원회 대표대회장)는 "한국교회가 여러분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약속과 함께 "원통함을 씻는 날이 반드시 올 줄로 믿는다"는 말로 할머니들을 위로했다.

수요시위에 앞서 교계 지도자들은 4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쉼터 '우리집'(서대문구 충정로)을 찾아 당뇨병을 환자들을 위한 현미와 우족, 생활비 등 위문품을 전달했다.

길원옥(83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우리집' 거주)할머니는 후대들에게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건립에 한국교회가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고 교계 지도자들은 이제부터 교회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815 대성회에서는 일본의 과거사 청산을 촉구하는 815 선언이 발표되고, 현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입법적 해결을 촉구하는'50만 서명운동'도 이뤄질 예정이다.

20여년 전 교회에 의해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하지만, 이후 교회는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오지 않았다.

이번 815대성회를 계기로, 할머니들이 진정한 광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적극 노력할 것을 기대해본다.

jeenylov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