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신으로 문안드립니다. 한여름 더위에 후원자 여러분들의 건강은 어떠신지요? 저희 가족도 기나긴 어려움의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웅크린 어깨를 활짝 폈습니다.

겨울지낸 이야기

작년 12월 20일에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셋째 딸 레이젤이 태어났습니다. 마닐라로 가지 않고 집근처 가까운 병원에서 출산하겠다고 결정한 아내의 뜻에 따라 가까운 현지병원을 찾아 분만하였습니다. 아이는 태어 난지 하루가 채 안되어 집중치료실로 옮겨 산소 호흡기를 통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목에 있는 물혹이 기도를 막아 숨을 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이었으나 한국에 계신 성도님들께서 기도 해주셔서 아내와 아이가 생후 한 달여 만에 한국에 가서 진료를 받고 백일이 조금 지난 5월경에 한양대학병원에서 수술을 잘 마쳤습니다.

2009년 12월은 항상 기쁘고 즐겁게만 지냈던 성탄절의 또 다른 의미를 남겨주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몇 번씩 넘기며 몇 개월을 지내면서 저희는 하나님의 예배하심과 준비하심을 경험하였습니다. 건강해진 레이젤은 6월초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고난은 저희에게 또 다른 교훈과 가르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레이젤을 위해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꼬마 선교사들의 새학기

세라와 다나는 6월에 학기가 시작하는 현지 유치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짧지만 어린이집을 3개월 다닐 수 있는 기회로 인해 그동안 숙제로 남아있던 한국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에 익숙해진 만큼 현지어와 영어는 잊어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둘 다 적응을 잘하고 재미있어합니다. 세라는 한국나이로 여섯 살이어서 한글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편이어서 오후에는 아내가 세라에게 한글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레이첼이 아직 어려서 가끔 온 집안이 공부를 하는 것인지 시장통인지 알 수 없을 정도 로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한국에 가서 구입한 책을 가지고 그나마 한글을 가르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내년에는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수 있는 MK(Missionary kids)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내가 아이 셋을 돌보면서 급식과 교회 일을 하며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어를 쓸 기회가 없는 현지 여건상 가르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영영 한국어를 익히지 못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줄 MK 선교사를 보내주시도록 기도 부닥드립니다.

물과 전기의 어려움

하루 8시간씩 정전이 되면 그제야 전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시골에 적응하여 살아간 지 2년 반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자주 끊기는 전기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너무 무덥고 습한 날씨에 그나마 위로를 주는 선풍기마저 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온가족이 극심한 짜증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이곳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전에도 기쁨과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시도록 중보기도 부탁드립니다.

따끌로반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또 수돗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물물을 사용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후 저희 가정은 어쩔 수 없이 수돗물을 배달해 쓰고 있습니다. 수도국에 돈을 내면 수돗물차가 와서 커다란 물통에 물을 채워주고 가면 그 물을 아껴서 다음 배달 될 때까지 아껴서 쓰곤 했는데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가뭄으로 배달양이 폭주하는데다가 수돗물차는 한정되어 있어 북쪽 지방 쪽은 당분간 배달을 못하겠다고 하네요. 하루속히 물공급이 원활히 되어질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새출발 아니봉 바랑가이 & 급식사역

저희가 사역하는 파세오 바랑가이의 우두머리인 캡틴이 저희 교회문을 강제로 닫고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급식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그동안 저희사역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 리더들과 교인들이 합심하여 캡틴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너무 완강하여 다만 저희는 중보기도 하며 주님의 뜻을 기다렸었습니다. 그러던 중 주님께서 새로운 바랑가이를 저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시장주변의 네 번째 바랑가이면서 파세오 옆에 붙은 아니봉이라는 곳입니다. 그 곳은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캡틴과 그 외 바랑가이 일꾼들이 저희 급식에 성심으로 자원봉사하고 저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중보기도가 헛되지 않았고 이 기회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라고 하시는 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교인들에게도 저희는 선교에 대해 가르쳤습니다. “당신들이 선교사입니다. 여러분 집에도 배가 고프고 아픈 아이들이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더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선교하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여유가 있을 때 선교하겠다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이 새로운 땅에 복 임이 들어가도록 헌신해야 합니다" 교인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차를 타고 옆 바랑가이에 와서 자기의 아이가 아닌 더 아프고 가난한 아이들을 먹입니다.

저희는 그때 ‘ 바로 이것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우리와 함께한 우리 교인들이 빈민가에 살지만 이제 빈민의 모습을 조금씩 벗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주님께서 이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라고 잠시 파세오를 닫으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선 그 마을의 유치원을 빌려 급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유치원이 학기를 시작 하면서 새로운 급식장소가 필요하여 바다위에 임시 가건물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임시 가건물이지만 기둥은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시멘트로 세우고 벽과 건물은 나무로만 짓기로 하였습니다. 파세오에 이어 주님의 몸이 세워지는 너무 설레고 기쁜 일입니다. 안전하게 교회건축을 잘 끝내도록 중보기도 부닥드립니다. 주님의 때에 다시 파세오에 복음의 문이 열리도록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아니 봉 교회에 주님께서 보호해 주실 것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사역

빈곤에서 벗어나는 길 중에 하나는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빈민가에는 학교를 중도 포기한 아이들과 청년들이 직업도 없이 하 루 종일 술과 담배에 젖어 삽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년 청소년 캠프를 열어 아이들이 주님을 만나고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캠프에는 강원IVF 단기팀이 준비하고 협력하여 다른 해보다 더 뜻 깊고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청소년 캠프에도 많은 아이들을 주님을 영접했고 청소년 예배에 나올 수 있 는 발판을 마련해 계속 연계해 아이들을 돌보려 합니다.

또한 저희 교회에 청소년 예배를 나오는 아이들 중 학비가 없어 진학을 포기한 아이들을 중심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영특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아이들 중에서 학비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한 아이들을 우선 후원하고 있습니다. (주립대학 1년 등록금 - 100,000원/ 차비 및 점심값 - 매달 10,000원 / 총 24만원) 이번에 장학생으로 선발된 마이클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장학사역에 관심이 있는 후원자님들을 붙여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항상 저희가정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자님의 기도와 관심으로 저희가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힘을 얻습니다. 지상명령 선교의 동참해주시는 후원자님의 가정과 사업위에도 주님의 축복이 있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8월 사공세현, 신소미 선교사 올림

 (후원할 곳: 농협 204-12- 375604 사공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