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 감독 7명 참석, 강흥복 감독회장 취임식 가져

CBS TV보도부 나이영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가 20일 종교교회에서 제28회 총회를 열고 마비됐던 행정을 복원했다. 이로써 감독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1년 10개월 동안 진통을 겪었던 감리교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2008년 9월 총회 개회 선언조차 못한 채 물리적 충돌로 무기 연기됐던 제28회 총회가 1년 10개월 만에 종교교회에 열렸다.

총회는 화해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감리교 본부측과 대립한 채 6.3천안총회측에 합류했던 연회 감독들이 대거 참석해, 지나간 앙금을 털고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현직 감독은 전체 11명 가운데 신문구(서울), 임영훈(서울남), 전명구(중부), 정승희(중앙), 원종국(동부), 조대해(충청), 한기형(미주) 감독 등 모두 7명이다.

감독협의회 회장인 임영훈 감독(서울남연회)은 "역사의 죄인된 자리에서 겨우 고개를 들게 됐다"며 그동안 6.3 천안총회측(감독회장:김국도)에 합류했던 행적을 사과했다.

임 감독은 또 "새로 선출된 강흥복 감독회장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그 간의 앙금들을 털어버리고 갑시다"라고 강조해, 총대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감리교는 이날 총회를 통해 본부 각국 위원과 이사를 조직하고 마비됐던 행정을 정상 복원했다. 선출 기한에 쫓겨 미리 조직한 차기 연회감독 선거관리위원회도 총회에서 추인받아 법적 정당성을 갖게 됐다.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은 총회 자료집 인사말에서 "감리교 사태는 마침내 28회 총회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해 새로운 감독회장을 선출함으로써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고 회고하고, "제29회 감독선거에 예비후보 100%가 참여한 것은 감리교 법통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그만큼, 감리교 본부를 중심으로 감리교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음을 자신하는 분위기였다.

회무처리에 이어 열린 강흥복 신임 감독회장 취임식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강흥복 감독회장은 취임선서를 하고,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감리교회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강흥복 감독회장은 총대들의 박수를 받으며 현직 연회감독들과 일일이 포옹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이 수많은 질타와 비난, 위협 속에서도 감리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수고했다"며 박수를 유도해, 노고를 치하했다.

감리교회가 총회를 통해 행정을 복원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날 같은 시간에 임마누엘교회에서 김국도 감독회장 취임총회를 가진 6.3 천안총회측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는 최대 숙제로 남게 됐다.

김국도 감독회장(천안총회측)은 취임사에서 "전체 총대 가운데 일부의 지지로 감독회장에 당선된 이에게 감리교회를 맡길 수 없다"며 자신만이 최대 지지를 받은 감독회장임을 강조했다.

법적 정당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세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자신하는 취임사였다.

그러나 감리교 내 세력판도는 이미 감리교 본부로 기울고 있다.

서울지방법원 제50민사부(재판장 최성준)는 19일 가처분 결정을 통해 △소 목사가 소집한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취임을 위한 총회' 개최 금지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당선자' 또는 '감독회장' 직함 사용 금지 및 감독회장으로서의 직무 수행 금지를 결정한 바 있다.

또 법적 정당성은 물론이고, 교단 내 정치 판도에서도 현직 감독 대다수가 감리교 본부에 참여했고, 차기 연회감독 후보자들도 모두 감리교 본부 선관위에 등록한 상태여서 양분됐던 세력은 이제 감리교 본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감리교 본부는 이날 총회에 전체총대 1390명 가운데, 1229명이 등록했고 이중 650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고 밝혔다.

임마누엘교회에서 열린 총회는 전체총대 1389명 가운데 705명이 참석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그러나 실제 총대 수는 이보다 적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총회측은 "지난 6.3천안총회 등록총대를 기준으로 정족수를 채웠다"고 덧붙였다.

천안총회측은 또 총대 참석수를 늘리기 위해 12인승 승합차 2대를 비롯해, 노트북과 가전제품, 쌀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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