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동안 국회에서 벌어진 고위공직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누구든지 뭔가를 하거나 되려면 자신의 삶이 발가벗은 듯 노출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후보자들의 자격이나 인격, 그리고 도덕성을 검증한다고 송곳 질문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 자신들의 삶도 그리 깨끗하거나 당당하지 못한 사람들이기에 때론 질문자의 야박한 질문이 밉상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나라를 이끌어갈 고위 공직자들은 질문자들의 속보이고 얌체 같은 질문에도 성실히 대답해야 하고 결코 위증은 용납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공직자 후보들의 인격이나 능력을 검증하기보다는 자기선전이나 정치공세의 기회로 삼고 남의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또 자신보다 우월한 상대를 가학(加虐)하는 쾌감을 즐기는 새디즘적 정신질환을 가진 듯한 수준 이하의 국회의원들의 볼상 사나운 행태나 제대로 검증도 못하면서 싸움이나 벌이는 지저분한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청문회 자체를 쓸데없는 일들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청문회는 있어야 하고 공직자는 발가벗겨도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는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를 보면서 저는 훗날 우리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주님 앞에 서야 할 그 때를 생각하고 우리 삶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생각하기도 하고 또 이 땅에서 우리가 열심히 올라가려고 하기 전에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떳떳하고 당당해야 한다는 교훈을 받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더 높은 자리, 더 좋은 일들을 찾고 바라면서도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는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릅니다.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하지 못하면서 더 좋고 다른 새 일을 기다리고 바란다는 것은 다리도 없이 강을 건너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욕심일 뿐입니다. 지금 주어진 일이 바로 위를 향한 사닥다리이고 디딤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직임이나 일터에서는 소홀하면서 다른 더 좋은 새 일터의 축복이나 횡재(橫財)의 기회를 바라는 것은 허황된 꿈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한 자를 통하여 큰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은 일을 통하여 우리가 큰일을 할 수 있는지의 자격 여부를 판단하십니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자신이 장차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검증받는 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비록 작고 미미한 일일 지라도 이 일을 잘하기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고 연구하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작은 일에 충성하는 사람이 큰일을 할 수 있고(마 25장)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고전 4:2)이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뜻글자(表意文字) 인 한문의 충성 충(忠)자는 마음 심(心)자 위에 가운데 중(中)자로 만들어 졌습니다. 충성이란 자신의 책임을 마음 가운데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자기가 맡은 일이 그 마음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의 직임이나 일을 자신의 마음 가운데 두고 기도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일이 힘들고 짜증스러워서 마치 어깨에 멘 무거운 짐(負擔)처럼 일하다가 지쳐있는 것과 일이 즐겁고 사명감에 가득한 창조적 열정으로 더 많이 일하므로 지친 것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릅니다. 일이 부담스럽고 힘들어 지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즐겁고 행복하여 지치도록 일하는 삶이 중요합니다.

오늘 8월 마지막 주일을 보내고 이제 가을을 맞이합니다. 다시 일어서서 새로운 마음과 열정으로 자신이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과 교회에서의 직임에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더 높고 좋은 자리를 찾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지금 자신의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오늘을 건너뛰고 내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오늘의 성공을 통해서만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