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오후에 용인에서 뜻 깊은 모임을 가졌습니다. 1968년 가을 대학부를 처음 맡았을 때 학생들이 지금은 환갑이 지난 장로, 집사, 권사들이 되었고, 사회적으로는 대학교 부총장, 대학교수, 종합병원원장, 치과원장, 큰 회사의 CEO 또는 중역들, 연구소 연구원 과학자들, 공직자, 교사, 연극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종에서 국가사회를 위해서 크게 공헌하고 있어서 고마웠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모두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었으며 자기가 서있는 위치에서 선교적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40년 또는 30년 전에 고등학생, 대학생이었던 그들이 이제는 환갑을 지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우리 덕수교회를 변함없이 섬기는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이들과 함께 만찬을 나누면서 환담하다보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1968년이면 42년 전이기 때문에 그 때 대학생, 고등학생들이 벌써 머리가 희끗해지고 사회적으로도 은퇴할 때가 가까워진 사실을 확인하면서 세월이 전파의 속도로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27세 청년이고 복음에 대한 열정과 목회에 대한 의욕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식을 줄 모르고 아직도 새로운 일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체질이 70고개 앞에서도 힘들어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특별한 능력과 은혜인줄 믿고 감사드립니다. 우리 신학교 은사 한분께서 몇 년 전 홈커밍데이에 참석하셔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내가 솔직히 고백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내가 70세가 넘으니까 이제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진미를 알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40대부터 여러분을 가르쳤는데 그 때는 열심히 강의준비해서 그 강의 원고를 읽은 것에 불과한 강의를 했다”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부끄럽고 여러분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그런 강의를 듣고 졸업한 여러분들이 얼마나 목회를 잘하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목회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전인격을 걸고 가슴으로 하기 때문에 성도들의 신앙이 놀랍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의 말씀대로 바울은 씨를 뿌리고 아볼로는 물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진리를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제가 태어난 해가 1941년 음력 6월이니까 우리 나이로는 금년 70세가 되는 해입니다. 그러나 우리 아버님께서 호적을 1년 늦게 하셔서 1942년생이 되었습니다. 우리 교단의 헌법으로는 항존직 정년이 만 70세 되는 해 12월 말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법대로 가면 2012년 12월말까지 시무하게 됩니다.

그러나 2년 전에 제가 당회에서 2011년 말까지 시무하고 목회를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발표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이 변함이 없습니다만, 앞으로 1년 반 동안에 마무리할일이 많습니다. 우리가 1985년에 예배당을 이곳을 이전 건축하여 25년 동안 지내오면서 마음에 께름칙하게 생각한 것은 예배당이 협소하고 부속시설 공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당 정원과 마당도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해서 증축공사와 함께 금년 중으로 마무리하려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로목사님 20주기 추모문집도 발간해드리고 몽골 은혜수련원 건축도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앞으로 우리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후임자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장로님들과 성도 여러분의 각별하신 협력과 기도가 가장 필요한 때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9월에 당회에 발표하고 단계별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살아온 저희 가정에 7월 21일에 귀여운 손자를 주신 하나님께 또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