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가
강풍으로 휩쓸고 지나갔다.
강풍 피해가 대단했다.
뉴스를 보며 혀를 차고 있는데
눈에 아프게 들어오는 장면,
과수원이 쑥대밭이 되었다.
주인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서 그런다.
지켜주지 못해 다 익었던 과일들에게 미안하고
좋은 과일을 추석에 내놓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미안하단다.
차라리 그 말을 듣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눈시울까지 뜨거워진다.
얼마나 허망할까 ....
올 가을엔 좀 상한 과일이라도 제 값주고 사먹어야겠다.

정말 무서운 강풍이었다.
수백 년 된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 채 뽑히고,
철재가 부러져 나가고
....
이토록 무서운 바람이 과수원을 휩쓸었으니
뭐가 남아있겠는가?
그런데
카메라가 비추는 과수원의 장면 중,
대부분 땅에 떨어진 과일들인데
언듯 나무 가지에 여전히 달려있는
과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그렇게 무서운 바람이 불었는데
그 무서운 바람에도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은 과일들!
뿌리채 뽑아버리는 기세의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과일들!

아무리 세속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끝까지 예수님의 가지에 붙어있는 과일은 있겠구나!

그래, 상황 탓하지 말고 끝까지 끝까지 이를 악물고라도
우리 주님께 붙어있어야겠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