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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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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팔 옷 안에 따듯함이 그리운 계절
색도 화려하고 수식어도 화려한 계절
가을은 수확의 계절
곡식이 익어 거두고
과일이 익어 수확한다.
기을은 독서의 계절
마음이 살찌고 지혜의 샘물 마시고
삶과 세상을 먼 눈길로 응시하며
앓의 지평을 열어간다.
가을은 낭만과 그리움의 계절
흩어지는 가로수의 낙엽 밟으며
지난날 그리움의 내음 맡고
가슴 저리던 날들을 회상한다.
가을은 타작의 계절
봄 여름에 키웠던 열매 드러내고
나목에는 익은 과일 자랑하고
알곡은 창고에，쭉정이는 불에 넣는
삶의 알찬 열매와 허상이 드러난다.
마음의 창문 열고 높은 하늘을 보라.
붉게 불타는 산을 보라
맑고 차디찬 바다를 보라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며
존재의 겸허함
여름내 사람들로 몸살 앓았던 산과 바다
여름 더위에 기며 싹을 올리던 땅
감동 있고 값진 미소를 준다.
여름의 어지러운 만큼의 뜨거운 열기를
뒤엉켜 있던 머리와 가슴을 가라 앉히고
걸러내 주는 촘촘한 체 틀로 거르고
부글부글 끓어올라 머리와 가슴을 메우던
거품과 같은 생각은 차갑고 시원한 바람이
정리케 한다.
가을은 낙엽으로 말한다.
시간이 흘러 더는 나뭇가지에 살 수 없다고
그러나 용기를 내라고 말한다.
가을은 말하고 싶은 말이 많다.
들리지는 않지만 눈앞에 바로 놓아줄 수 없지만
펼쳐진 하늘，바다，땅과 산의 책으로
매일 식탁에 오르는 밥 한 공기의 말
더욱 짧아진 가을 햇살처럼
짧은 가을의 말에 귀 기울여야한다.
가을은 지금 말하고 있다.
/금성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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