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놓여 있는 분재화분에 황국(黃麴)이 나무등걸에 의지한 채 아름답게 피어 있습니다. 절제된 삶의 경계에서 주어진 만큼의 뿌리를 뻗고 정제된 행복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바라봅니다. 울긋불긋 물드는 나뭇잎을 보면서 사람도 떠나갈 때 저리 아름다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은행잎들은 어쩌면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의 사명을 다하고 떠나는 길이요. 다음 생명을 위하여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 자양분이 되는 길, 죽는 것 같으나 영원히 살 수 있는 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알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의 돌멩이는 자기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지만 사람은 자신의 의지가 강하면 강한 만큼 남에게 희망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강한 의지로 살아갈 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존감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의 상황은 당신 삶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지배를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주인입니다. 자기 하나를 밝게 지키지 못하고 어두운 그늘에 묻혀 산다면 아무것도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봄과 같은 파릇파릇한 인생의 출발도 지났습니다. 열정으로 불붙던 그 젊음의 시절도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지난 삶과 남은 생의 사이에서 아름답게 매듭을 지을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석양의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먹구름을 물리치고 밝은 빛을 유지하다 서산에 질 때입니다. 다가오는 걱정과 근심의 먹구름, 열등감과 패배주의에 자신을 묻어버린다면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노을은 당신의 것입니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늘 지켜주시는 눈동자를 생각하며 힘차게 오늘을 출발하세요. 당신은 우리의 기쁨이요, 사랑이며 행복하게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창가에 앉아 곱고 희망적인 풍경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아름다운 삶을 꿈 꾸어보세요. 마음을 열면 모든 것이 희망적이고, 기쁨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빛나는 아침, 가을 창가에 앉아 덕수궁 돌담길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이 아름답습니다. 그 눈빛이 느티나무와 은행나무를 아름답게 물들게 할 것이며, 많은 사람이 그 길을 걸으며 행복해 할 것입니다. 오늘도 행복을 선택하신 당신께 축하를 드립니다. 당신의 밝은 얼굴이 나에게 기쁨이 되고 세상을 밝게 합니다.

어느 가을 날, 오늘은 당신을 위하여 준비된 참 아름다운 날이라는 좋은 소식을 전하며 내 안에 잠자는 당신에게 아침인사를 드립니다. 

/시인, 한강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