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기독공보)

하나님의 말씀, 전세계에 반포
서울 코엑스서 개최

[한국기독공보 2771호] 2010년 09월 28일 (화) 10:29:00 [조회수 : 56]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 대회의장. 기대감에 부푼 표정의 전세계 '성서맨'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 UBS) 제8회 세계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것.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4개 국어로 된 환영인사말 뒤로, 1백47개국 4백40여 명의 성서공회 대표들을 맞이하기 위해 추석 연휴도 반납한 대한성서공회(Korean Bible Society) 스태프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개막 이전부터 역대 최대의 규모로 관심을 모았던만큼 만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

▲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제8차 세계총회에 참석한 성서공회 대표들.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김순권목사(경천교회)의 환영사에 이어 각 나라 성서공회 대표들이 자신의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입장하면서 드디어 5일간의 일정이 시작됐다. 김순권 이사장은 "한국교회는 성경을 기반으로 설립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최초 한글성서 번역과 출판이 있기까지 도움을 준 스코틀랜드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에 감사를 표하고 성경이 한국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들을 소개했다.

세계 각국의 성서공회 대표들도 도움을 받던 미자립 상태에서 1979년 재정적 자립 이후, 많은 미자립 성서공회에 도움을 주게된 대한성서공회의 발전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 사이에서 한국 성경은 이미 '웰메이드 성경'으로 통하고 있었다. 파주에 B.K(Bible Korea) 공장을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성서를 편찬하는 한국의 기술은 정평이 나 있어서 다른 나라로부터도 제작 주문을 받을 정도. 한국이 인도와 중국을 제치고 이번 총회의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성서맨들의 논의는 '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가간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전세계 성서공회간의 상호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밀러 밀로이 UBS 총무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게 있어서 세계화란 낯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성서공회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 환영사를 전하는 대한성서공회 김순권 이사장.
"지금 우리는 중요한 시대적 전환점에 놓여있습니다." 이번 UBS 총회의 주강사로 초청된 필립 젠킨스박사(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는 "백년 전만 해도 기독교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하였지만 2050년 즈음에는 남반구, 특히 아프리카와 남미에 기독교의 인구가 집중될 것"이라며 "세계화시대의 기독교 인구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타 아시아국가나 아프리카에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UBS 총회는 또 하나의 민간외교의 장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막 당일 보내온 축사 메시지를 통해 "세계 147개국 성서공회들이 기독교 성서를 통한 문맹퇴치는 물론, 사회 개발, 질병, 난민,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 등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온 것에 감사한다"며 "이번 세계총회가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성서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찾는 유익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으며 넷째날에는 국악, 민속춤 등 우리나라의 문화 및 발전상을 소개하는 '한국의 밤'이 진행됐다.

'하나님의 말씀, 세상의 생명(God's Word, Life for All, 요한복음 10:10)'을 주제로 열린 이번 UBS 제8차 총회는 △성서사업을 위한 효과적인 모금 △성서를 통한 문맹 퇴치 △성서를 통한 에이즈 예방 및 사회적 낙인 해소를 위한 교육활동 △세계화 시대의 성서사업 등의 당면과제를 논의한 끝에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한 자리에 모여 성서사업의 비전을 공유하고 각국의 형편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던 세계 대표들은 오는 2016년 브라질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한국을 떠났다.

'성경의 번역, 성경의 출판, 성경의 반포, 성경의 활용.' 성서공회의 4대 정신이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성서맨들은 현재 기독교 인구수에 안주하지 말고 더 많은 말씀 반포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서의 내용이 더이상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적 조류에 맞서 성서공회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게 될 이들이 6년 뒤 어떤 모습으로 재회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하나님의 말씀, 전세계 2천5백8개 언어로 번역
　
▲ 새로 번역된 리수어 신약전서.
현재 성경은 얼마나 많은 언어로 번역돼있을까? 세계성서공회연합회가 발표한 자료(2009년 12월말 기준)에 의하면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으로 번역된 언어는 총 2천5백8개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에서처럼 '쪽복음'을 포함한 것이며 2008년 말보다 29개가 늘어난 수치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6천5백여 개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4천개 이상의 언어가 더 번역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성경전서 한 권을 번역하는데 평균적으로 12년이 걸린다고 한다. 아프리카 지역 등 적절한 어휘선택이 쉽지 않은 언어의 경우, 평균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 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현재 전세계 6백50개의 번역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1년에 약 35개의 번역 프로젝트를 마쳤으며 번역작업이 가장 절실한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