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7:1-21

[욥] 7:1 이 땅에 사는 인생에게 힘든 노동이 있지 아니하겠느냐 그의 날이 품꾼의 날과 같지 아니하겠느냐
[욥] 7:2 종은 저녁 그늘을 몹시 바라고 품꾼은 그의 삯을 기다리나니
[욥] 7:3 이와 같이 내가 여러 달째 고통을 받으니 고달픈 밤이 내게 작정되었구나
[욥] 7:4 내가 누울 때면 말하기를 언제나 일어날까, 언제나 밤이 갈까 하며 새벽까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는구나
[욥] 7:5 내 살에는 구더기와 흙 덩이가 의복처럼 입혀졌고 내 피부는 굳어졌다가 터지는구나
[욥] 7:6 나의 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니 희망 없이 보내는구나
[욥] 7:7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옵소서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하리이다
[욥] 7:8 나를 본 자의 눈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고 주의 눈이 나를 향하실지라도 내가 있지 아니하리이다
[욥] 7:9 구름이 사라져 없어짐 같이 스올로 내려가는 자는 다시 올라오지 못할 것이오니
[욥] 7:10 그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고 자기 처소도 다시 그를 알지 못하리이다
[욥] 7:11 그런즉 내가 내 입을 금하지 아니하고 내 영혼의 아픔 때문에 말하며 내 마음의 괴로움 때문에 불평하리이다
[욥] 7:12 내가 바다니이까 바다 괴물이니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나를 지키시나이까
[욥] 7:13 혹시 내가 말하기를 내 잠자리가 나를 위로하고 내 침상이 내 수심을 풀리라 할 때에
[욥] 7:14 주께서 꿈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시나이다
[욥] 7:15 이러므로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이 막히는 것과 죽는 것을 택하리이다
[욥] 7:16 내가 생명을 싫어하고 영원히 살기를 원하지 아니하오니 나를 놓으소서 내 날은 헛 것이니이다
[욥] 7:17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크게 만드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
[욥] 7:18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순간마다 단련하시나이까
[욥] 7:19 주께서 내게서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내가 침을 삼킬 동안도 나를 놓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리이까
[욥] 7:20 사람을 감찰하시는 이여 내가 범죄하였던들 주께 무슨 해가 되오리이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셔서 내게 무거운 짐이 되게 하셨나이까
[욥] 7:21 주께서 어찌하여 내 허물을 사하여 주지 아니하시며 내 죄악을 제거하여 버리지 아니하시나이까 내가 이제 흙에 누우리니 주께서 나를 애써 찾으실지라도 내가 남아 있지 아니하리이다



1. 선생님이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말을 듣던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진지하게 이렇게 따졌습니다.

“선생님, 안중근 의사는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로서,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까?”

참 기막힌 학생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과 별 차이 없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며칠 전, 뉴스 시간에 ‘행복 전도사’가 자살했다는 말을 듣고, 내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도대체 어느 교회 전도사이기에 그런 짓을 한 거야?’

뭐 안중근 의사를 닥터(doctor)로 생각한 학생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어떠한 삶을 살았던지 그 사람의 생전의 추한 것들을 모두 덮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려고 합니다.

맞습니다, 한 사람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났는데, 그 사람의 죽음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사실 예의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그 여파가 너무 크기에, 모방 자살이, 일명 베르테르 효과가 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많기에, 더 나아가 그건 악한 영, 사탄의 부추김이요 역사이기에 생명의 공동체, 교회에서는 반드시 언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행복을 잃고 삶에 희망이 없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주던 여인이었답니다.

"밥은 굻어도 희망은 놓지 말라!”는 멋진 말로 많은 사람들의 인생 스승이 되어 주며, 조언자가 되어 대한민국 각 가정에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라고 합니다.

사실 나는 이 여인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TV에 자주 나와 사람들이 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미지로 기억하느냐 물었더니 말을 매우 재미있게 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긴 것이 그렇게 이쁘지 않아서 많은 주부들이 위로를 받았답니다. 그래서 정말 행복을 전해주는 것 같았답니다.

그런데 그녀가 정말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은 무엇일까요?

죽음, 그것도 자살! 오랫동안 앓아온 지병인 폐, 심장 질환으로 인한 심한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에 이해도 갑니다.

고통이 너무 심해서 700가지 통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어떻게 그 통증이 700가지 인 것을 다 세었을까? 정말 700가지 통증인가?

나는 한 두 개 통증 갖고도 정신 못 차리겠던데 어떻게 700개의 통증을 동시에 당한단 말인가?

이 여인이 통증 때문에, 고통 때문에 생을 마감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나에겐 떠오르는 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욥, 성경에 기록된 고통 받는 자의 대명사입니다.

그가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아십니까?

욥의 고통을 사람들은 많이들 운운하는데, 실상 어느 정도의 고통인지 아는 이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는 부자요 경건한 이요, 자상한 아버지였습니다.

성경이 ‘의인’이라는 칭호를 붙일 만큼 깨끗한 사람이었습니다. 억울한 고통을 당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단 뜻입니다.

그런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다 잃습니다.

자기는 잘못한 것이 하나 없는데, 일방적으로 재난을 당합니다. 처음에는 자기 재산을 다 잃었습니다.

스바 사람들이 침략하여 소와 나귀를 다 빼앗아 가고, 종들을 죽이더니,

마른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이 떨어져 양과 그 양을 치는 종들을 홀랑 다 태워 죽였습니다.

그러더니 연이어 갈대아 불량배들이 멀쩡히 길을 가던 욥의 낙타들을 모두 약탈해갔습니다.

그리곤 멀쩡하던 맏아들 집에 돌풍이 몰아쳐 집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모처럼 그 집에 모여 잔치하던 자녀들이 다 죽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며칠 지나더니 이제는 욥의 몸에 여기저기 이상한 질병들이 나타납니다.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고, 그것이 얼마나 가렵고 고통스러운지 욥이 재 가운데 앉아서 질그릇 조각으로 자기 몸을 덕덕 긁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추하던지 그의 아내가, 이렇게 당신을 만든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저주합니다.

얼마나 욥의 고통이 심하고, 그 처지가 비참한지 친구들이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밤낮 칠 일 동안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고통이 심함을 보므로 그에게 한 마디도 말하는 자가 없었더라.”(욥2:13)

존경받던 이가 졸지에 무너진 것이, 그것도 너무 처참하여 할 말을 잃은 것입니다.

그렇게 칠 일이 지나가자, 참다못한 욥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자기 생일, 태어난 날을 저주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사내아이를 베었다 하던 그 밤도 그러하였더라면,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라면, ...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죽어나오지 아니하였던가, 어찌하여 내 어머니가 해산할 때에 내가 숨지지 아니하였던가...”(욥3:3-11)

참 기막힌 자기 탄생에 대한 저주입니다.

심적으론 또 얼마나 아픈지 이렇게 탄식합니다. “어찌하여 고난당하는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죽음을 구하는 것을 더하다가,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나는 음식 앞에서도 탄식이 나며 내가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욥3:20-26)

그러더니 오늘 본문에서는 실제로 느끼고 당하는 육체의 고통에 대해 탄식합니다. “이와 같이 내가 여러 달째 고통을 받으니 고달픈 밤이 내게 작정되었구나. 내가 누울 때면 말하기를 언제나 일어날까, 언제나 밤이 갈까 하며 새벽까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는 구나. 내 살에는 구더기와 흙덩이가 의복처럼 입혀졌고 내 피부는 굳어졌다가 터지는구나.”(3-5)

아파서, 너무 아파서 잠을 못자는 모습입니다. 피부가 가려워 기왓장으로 긁다 긁다 피부가 터져서 짓물러지고, 고름이 생기고, 구더기가 생기고, 마침내 흙덩이처럼 굳어져 버린 모습입니다. 그리곤 그 피부마저 쫙쫙 갈라지며 터집니다.

“나의 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니 희망 없이 보내는구나.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옵소서.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하리이다. 나를 본 자의 눈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고 주의 눈이 나를 향하실지라도 내가 있지 아니하리이다.”(6-8) 자신은 이제 곧 죽어 사라질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얼마나 속에서 열불이 나는지 이젠 하나님께 대들기 까지 합니다.

11절, “그런즉 내가 내 입을 금하지 아니하고 내 영혼의 아픔 때문에 말하며 내 마음의 괴로움 때문에 불평하리이다. 내가 바다니이까, 바다 괴물이니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나를 지키시나이까?” 하나님께서 자신을 돌보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괴물취급을 한다고 따집니다.

“혹시 내가 말하기를 내 잠자리가 나를 위로하고 내 침상이 내 수심을 풀리라 할 때에 주께서 꿈으로 나를 놀랍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시나이다.”(13-14)

혹시나 현실을 피하여 잠이 들면 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꿈에서조차 하나님께서 자신을 괴롭게 하신다고 하소연합니다.

“사람을 감찰하시는 이여 내가 범죄하였던들 주께 무슨 해가 되오리이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셔서 내게 무거운 짐이 되게 하셨나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내 허물을 사하여 주지 아니 하시며 내 죄악을 제거하여 버리지 아니하시나이까? 내가 이제 흙에 누우리니 주께서 나를 애써 찾으실지라도 내가 남아 있지 아니하리이다.”(20-21)

“내 영혼이 살기에 곤비하니 내 불평을 토로하고 내 마음이 괴로운 대로 말하리라. 내가 하나님께 아뢰오리니 나를 정죄하지 마시옵고 무슨 까닭으로 나와 더불어 변론하시는지 내게 알게 하옵소서.”(10:1-2)

이 정도로 하나님께 대들면 하나님께서도 열 받으셔서 응수하실 것 같은데 여전히 하나님은 무거운 침묵을 지키십니다.

그러니 욥은 도무지 하나님께 위로를 얻지 못합니다. 도리어 하나님께서 자기를 저주하신 듯한 감정을 토로합니다.

“그는 진노하사 나를 찢고 적대시 하시며 나를 향하여 이를 갈고 원수가 되어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보시고 무리들은 나를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며 나를 모욕하여 뺨을 치며 함께 모여 나를 대적하는구나. 하나님이 나를 악인에게 넘기시며 행악자의 손에 던지셨구나. 내가 평안하더니 그가 나를 꺾으시며 내 목을 잡아 나를 부숴뜨리시며 나를 세워 과녁을 삼으시고 그의 화살들이 사방에서 날아와 사정없이 나를 쏨으로 그는 내 콩팥들을 꿰뚫고 그는 내 쓸개가 땅에 흘러나오게 하시는구나. 그가 나를 치고 다시 치며 용사 같이 내게 달려드시니 내가 굵은 베를 꿰매어 내 피부에 덮고 내 뿔을 티끌에 더럽혔구나. 내 얼굴은 울음으로 붉었고 내 눈꺼풀에는 죽음의 그늘이 있구나. ... 땅아 내 피를 가리지 말라. 나의 부르짖음이 쉴 자리를 찾지 못하게 하라.”(16:9-16,18)

“내가 폭행을 당한다고 부르짖으나 응답이 없고 도움을 간구하였으나 정의가 없구나. 그가 내 길을 막아 지나가지 못하게 하시고 내 앞길에 어둠을 두셨으며 나의 영광을 거두어가시며 나의 관모를 머리에서 벗기시고 사면으로 나를 헐으시니 나는 죽었구나. 내 희망을 나무 뽑듯 뽑으시고 나를 향하여 진노하시고 원수같이 보시는구나.”(19:7-11)

“내 피부와 살이 뼈에 붙었고, 남은 것은 겨우 잇몸뿐이로구나. 나의 친구야, 너희는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하나님의 손이 나를 치셨구나.”(19:20-21)

자기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주셔야 할 하나님마저 침묵하심에 욥의 마음은 무너져 내립니다.

절망에 빠집니다.

그래서 그는 마침내 이렇게 말합니다. “이러므로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이 막히는 것과 죽는 것을 택하리이다. 내가 생명을 싫어하고 영원히 살기를 원하지 아니하오니 나를 놓으소서 내 날은 헛 것이니이다.”(욥7:15-16)
죽고 싶다는 것입니다! 나를 놓으소서, 내 날은 헛 것이니이다!


3. 이런 고통, 700가지가 아니라 그저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요 통증이었던 그가, 자신이 원하던 대로 마침내 죽었을까요? 못 죽었습니다. 왜 못 죽었을까요?

그는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실히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절대 침묵 속에 계시지만, 자신에게 무엇 때문에 삐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자신을 놔주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기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내 가죽이 벗김을 당한 뒤에도 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리라. 내가 그를 보리니 내 눈으로 그를 보기를 낯선 사람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욥19:26-27a)

가죽이 벗김을 당한 뒤에, 육체 밖에서!

고통스러워서 피부를 긁다긁다 결국 죽을 때까지 긁다가 죽은 뒤에, 그 놈의 피부, 가죽을 벗은 뒤에 자신의 대속자 하나님을 뵈올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곤 그 때에야 이 고통이 자신에게 왜 왔는지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합니다. 그 때는 대답해 주시겠지 하는 소망을 갖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욥이 자신의 고통에 대해 토로한 것들을 보면, 점점 그 고통의 종류가,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무엇보다 육체적 고통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아파 죽겠다는 것, 숨도 못 쉬겠다는 것입니다. 밤새 뒤척이며, 고통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그것이 심리적인 고통으로 바뀌어 갑니다.

모두가 자기를 무시하고, 무시를 당한다고 심적 고통을 토로합니다. 그러던 것이 중반을 넘어가면 영적 고통으로 전환됩니다.

하나님의 침묵이 더 고통스럽습니다.

그까짓 육체적 고통, 통증은 어느 정도 지나니까 마비가 되어 견딜 만한데, 심적이고 영적인 고통은 갈수록 더해집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해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욥의 말은 점점 안정을 찾아갑니다.

그러니까 고통을 통해, 그 고통을 토로하면서 욥도 성숙되어 가는 것입니다. 욥도 자라는 것입니다.

욥이 당하는 고통에 대한 원인, 그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릅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모릅니다. 왜? 하나님께서 안 가르쳐 주시겠다고 했거든요. 다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이기는 것입니다.
참아내는 것입니다. 왜입니까? 하나님의 기대가 그만큼 컸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을 감당하는 이야기를 통해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신학자는 말합니다. 성경에 욥의 이야기가 기록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왜? 이 세상에는 고통당하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욥의 이야기가 없다면 대체 무엇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지탱해준단 말입니까?

욥은 정말이지 위대한 일을 한 것입니다!

행복 전도사! 건강할 때는 행복을 전한다고 인기몰이를 하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고통을 당하자, 자기 말대로 심한 고통을 당하자, 고상하게 죽고 싶다고 남편까지 동반하여 자살을 했습니다.

이 행위는 얼마나 심각한 인류 모욕인지 모른니다.

그 순간에도 고통 속에서, 난치병으로 인해 심한 고통으로 병마와 싸우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들 중에는 이 사람의 글과 책을 읽고 그나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겨나가는 이들이 있을 텐데,

그 사람은 그들을 모두 모욕한 것입니다.

그 행복 전도사의 주장대로라면 난치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은 어차피 고침받기 쉽지 않으니

괜한 고통당하지 말고, 링거 줄 주렁주렁 매달지 말고 깨끗하게 다 자살해야 합니다.

인간답게 품위 있게 자살해야 합니다.

이런 모욕이 어디 있습니까!

그보다 심한 욥, 그는 죽겠다 죽겠다 했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왜?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자신에게 침묵하시지만, 그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신하기에!

그 하나님이 자신을 놔주지 않기에! 그냥 고스란히 모든 고통을 다 감수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그 욥의 인내를 아주 멋지게 인류를 위해 사용하셨습니다.

고통당하는 모든 이에게 한마디로, ‘욥을 보라!’ 하시며 인류에게 끝까지 희망을 갖게 하셨습니다.


4. 절망적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병으론 치료가 어려운 것이 뻔 한데 괜한 고생하지 말라고 하고 싶을 때 어떡해야 할까요?

짝퉁 행복 전도사의 말을 듣다가 더 크게 절망하지 말고, 자살의 악한 영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진짜 행복 전도사, 욥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돌아보실 때까지 끝까지 버텨야 합니다.

이겨야 합니다!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 욥만이 참 행복을 우리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게 만약 양 목사 자신의 말이라면, ‘목사님은 그런 고통 당해보지 않아서 그 심각성을 몰라요’함에 사실 나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자신도 없습니다. 나는 그 정도의 고통, 통증의 엄청남을 모르기에!

그러나 이 말은 가장 무서운 고통, 아픔을 당해본, 저 밑바닥까지,

그야말로 음부의 입구까지 내려갔던 욥이 하는 말이기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내가 고통을 당하는 것, 그것을 이를 물고 감수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교훈이 되고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된다면 버텨야 합니다.

주렁주렁 링거 줄 매고 살아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고 죽는 것은 정말이지 이기주의입니다.

고고한 것이 아닙니다. 자기 밖에 모르는 행위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이여,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겔16:6)

하나님께서 데려가시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십시오.

힘들지요? 그래도 버티십시오. 하나님께 간구하며 소망을 갖고 동행하십시오.

하나님의 뜻은 건강한 사람만을 통해 이루시는 것은 아닙니다.

병약한 나를 통해서도, 나약하고 늙어빠진 나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당신의 위대한 뜻을 이루십니다.

왜 텨야 합니까? 왜 그 힘든 길을 버텨야 하는 것입니까?

어떤 이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운전하고 있습니다.

매우 위험한 길입니다. 옆으론 천릿길 낭떠러지입니다. 바라만 봐도 소름이 쫘악 돋습니다.

바싹 긴장을 하고 조심조심 한 참을 가고 있는데, 팻말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당신도 이 길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운전자들이 이 길을 안전하게 통과해 갔습니다.”

두려운 길, 조마조마한 길, 초행길, 그러나 다른 이들이 다 잘 갔답니다.

그렇다면 나도 갈 수 있다는 뜻 아닙니까! 그래서 소망과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모두가 이런 상황에서 자살을 했다? 그럼 나도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나도 죽어야 하는 것입니다.

욥도 그러했고, 예수님도 그러했습니다. 고통이 얼마나 무서운지, 통증이 얼마나 엄청난지 다 아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런 무서운 아픔, 고통, 통증을 들고 주님 앞에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다 이해하시기에 말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의 주님을 섬기는 성도들은 자기 목숨이든 남의 목숨이든 죽여선 안 됩니다.

버텨야 합니다.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 칠레 광부들처럼 땅속 600미터가 넘는 곳에 두 달 이상을 묻혔어도 마침내 살아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세계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산과 들에서 보잘 것 없는 잡초와 더불어 살면서도 특유의 고고함을 한껏 뽐내는 것들이 바로 난(蘭)입니다.

난은 바위나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란’과 땅에 뿌리박고 자라는 ‘지생란’으로 나뉩니다.

기생란은 굵은 뿌리를 공중에 훤히 드러내고 공기와 비를 통해 수분을 섭취합니다.

반면 지생란은 흙 속에 뿌리를 내려 자양분을 섭취합니다.

이러한 난을 두고 어떤 이가 그랬습니다.

난은 난(難)을 자취(自取)하는 특이한 식물이라고. 부드러운 흙, 충분한 수분, 넉넉한 직사광선, 따뜻한 온도, 지나친 손길에는 고개를 가로젓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울퉁불퉁한 돌, 말라비틀어질 정도의 수분, 스치듯 지나가는 햇살, 잎을 흔드는 통풍에는 손을 내밀며 반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고난을 거쳐 드디어 꽃을 피운다는 것입니다.

성도에게서 풍기는 신앙의 향도 그러합니다.

고난을 통과한 성도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 그 향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줍니다!

축복 받아 모든 것을 누리는 이가 풍기는 것은 향이 아니라 냄새입니다.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게 아닙니다.

참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끝까지 이겨낸 사람이, 고통 속에서 있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 우리를 행복케 합니다.

그에게서 성도의 향이 납니다.


5. 욥, 그를 생각하면 나의 고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를 생각하면 내가 당하는 이 아픔도 다 심오한 하나님의 훈련과 축복이 있습니다.

심한 고통과 아픔을 당하면 그냥 ‘세상 미련 없이 죽자’가 아니라 말은 그렇게 하더라도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것을 욥은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그래야 내 뒤에 오는 사람도 그 길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고난과 고통이 찾아올 때, 참 행복 전도사 욥을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그 욥에게서 삶의 지혜와 끈기, 인내와 소망을 배우고, 욥이 받은 갑절의 축복을 받으십시오!

고난 속에 믿음의 향을 진하게 날리는 존경받는 성도로 이 세상 곳곳에서 우뚝 서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