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이 자식들의 안전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고 합니다. 어린 물고기들이 사람들의 낚시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소위 안전강의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강사로 나선 대장 물고기가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요즘 서늘한 가을이 되면서 사람들이 낚싯대를 가지고 우리를 잡으려고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모두 조심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린 물고기들이 물었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강사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첫째, 실이 달린 먹이는 절대 먹지 말라. 둘째, 동그랗게 생긴 먹이를 조심하라. 그 안에 날카로운 무기가 숨어 있다.” 그 강의를 들은 물고기들은 모두들 그렇게 조심하기로 다짐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늘 불평이나 하고 어른들의 말을 잘 안 듣는 뺀질이 붕어가 주위를 돌아다니다 정말로 줄이 달리고 동그란 모양의 먹이를 만났습니다. 먹음직한 그 먹이를 보고서 “정말일까? 저 먹이를 먹으면 안 될까? 정말 저 먹이 안에는 날카로운 무기가 들어있을까? 정말 저 먹이를 먹으면 죽을까?”하는 의심이 생겼습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자기가 먹고 싶으니까 그런 말을 했을 거야……. ” 그리고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돌진하여 덥석 먹이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낚시줄에 매달려 끌려갈 때는 한 없이 후회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똑똑한 것도 좋고 남에게 속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절대로 주의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생을 실험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명에 관한 문제, 영원히 사는 문제만은 설마라는 얕은 생각으로 실험하지 말아야 합니다. “설마 어떨라고, 설마 지옥이 있겠어?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 뭐” 이런 생각은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저야 합니다. “몰랐다”고,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는 핑계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라고 분명히 말씀합니다. “천국이 있는지 지옥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 죽어봐야 알지”라는 “죽어봐야 안다”는 실험은 정말로 위험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실험입니다. 한 번 왔다가 한 번 가면 그만인 인생에는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여름나무가 언제나 푸르를 줄 알고 열매맺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결국 부끄러운 가을을 맞아야 합니다. 절대로 낙엽이 되지 않겠다고 버티는 나무는 단풍도 들지 못하고 그냥 말라 버립니다.

추수감사절로 드리는 오늘 우리는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열심히 자라서 가을에 알알이 영근 탐스러운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으로 감사예배를 드립니다. 지난 한 해를 열심히 살아 감사로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는 이들이 기뻐하는 절기가 감사절입니다. 지난 한 해를 감사하는 사람만이 다가오는 한 해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황혼이 다가와 이 땅을 떠날 때가 될 때 감사로 그의 인생을 돌아보고 영원한 생명의 새 날을 기대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인생을 바로 산 사람입니다. 이 땅에 살면서도 영원한 세상을 바라보고, 육신으로 살면서도 영혼의 새 삶을 준비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다가올 영원한 나라, 영원한 생명을 잘 준비한 사람이 성공적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언젠가는 이 땅을 떠나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 날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대책도 없이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말은 단순히 마음을 의지할 종교를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이 땅에 사는 동안 복 받고 잘 살기 위한 기복(祈福)의 행위만이 아닙니다. 신앙은 이 땅에 살면서 영원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꽃피는 봄, 자라는 여름동안 가을열매를 준비하는 생물의 지혜를 통하여 우리에게 교훈합니다. 오늘 이 찬란한 가을날에 한 해를 감사하고 또 한 해를 기대하는 우리 교회에 육신의 삶을 감사하고 영원한 삶을 기대하는 생명추수의 주일에 물질로 인한 감사 뿐 아니라 넘치는 생명의 풍성함으로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