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장로신문 사설)

오늘 우리 사회는 윤리적 무력증에 빠져들고 있다. 그나마 ‘무력증’ 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은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된다. 그러한 저항의 무기는 ‘윤리적 상대주의다. ‘그래 나는 이렇다. 너는 얼마나 깨끗하냐?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상징되는 다원론적 현대문화는 이러한 윤리적 상대주의를 부추키고있다.

이제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규범적이며 당위론적 사고는 사람들로부터 멀리함을 당하고 있다. 더욱이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라는 경제 제일주의 풍조는 명백한 반윤리적 행위，나아가 범법적 행위까지도 국민경제와 직결된다는 의미에서 불문에 붙이거나 사면 받고 있음이 오늘의 현실이다.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감당하여야 할 것인가?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이제 교회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당신이나 잘하세요’라는 질타를 보내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우선적 과제는 신앙인으로서의 윤리를 확립하고，또한 사회적으로 적용하는 신앙적 사회윤리를 정립함에 있다.

지금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다시 한번 확인하하여야 할 것은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중심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중심적인 삶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며”(마 6:33) 사는 삶이다. 하나님 중심적인 삶과 반대되는 삶은 자기중심적인 삶이다.

그것은 곧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는 삶”(요일 2:16)을 의미한다. 우리의 하나님 중심적인 신앙은 곧 삶으로써 구체화되어야 한다. 성경은 어디에서도 우리들의 삶과 신앙을 분리하여 증거 하는 일이 없다.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인 하나님 사랑과 그 다음인 이웃사랑의 계명 (마22:34-40)을 구체적인 삶 없이 어떻게 실천할 수 있겠는가?

또한 열매 없는 신앙 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요15:4)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믿음은 우리들로 그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 가운데 거할 수 있도록 하여 준다.(엡3:17) 회개는 우리 안에 있는 자기중심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우리들로 하여금 더욱 하나님 중심적인 삶，이웃 중심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한다.

복음적인 신앙인의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 우리는 날마다의 회개를 통하여 신앙인으로서의 책임영역이 길고 넓으며，깊고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르고 살았을 때의 나의 삶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만족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 갈수록，즉 신앙이 성숙하여 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모습을 띄게 된다.

이전에는 이만 하면 되었다던 나의 윤리적 자족감이 도저히 나의 행함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고백으로 변하게 된다. 오로지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복음적 삶은 신앙적 사회윤리 실천을 통하여 하나님 중심적 신앙을 정치 · 경제 · 교육 · 사회 ․ 문화 등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구체화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