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이다.
장례가 일주일 내내 생겨서
장례식장 시간 맞춰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다.

마음은 바쁜데
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언제나 빠져나가려나 ...
그리 밀릴 시간이 아닌데
왜 이리 밀릴까 ...

그런데 갑자기
차량 한 대가 노견으로 달려오더니
저 앞에서 새치기한다.
그러자 그 뒤를 따라
몇 대의 차들이 계속 꼬리를 잇는다.
아주 불쾌하다.

그 순간,
내게 찾아드는 생각.
아하 그렇구나.

모두들 질서를 지켜
쭈욱 서서 기다리는데
용감하게 체면을 무시하고
쭈욱 달려와 새치기하면
욕은 좀 먹겠지만
저 차는 빨리는 가겠다.
그러면 저 차는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차들이 엄청 밀리는데
자기는 지혜롭게 해서 빨리 왔다고
그리 자랑하겠지.

그래,
너는 빨리 갈 것이다.
조금 일찍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너 때문에
많은 차량들은
질서를 지키고 양심을 지키는
그 많은 차들은
계속 더 늦어질 것이다.
너는
그런 나를 보고
미련하다, 재주 없다 하겠지.

전도 전도 전도 ...
한국교회는 전도에 올인 해 왔다.
70년대, 80년대, 90년대,
그리고 2천년대에 들어와서도
계속 전도에 올인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토록 열심히 전도에 올인했는데
한국교회 전체는 교세가 줄었다.
요란한(?) 종교 기독교 보다
점잖은 종교들이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면
열심 내는 교회들도 줄었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전도폭발, 총력 전도, 전도왕’
.....
교인들을 전도 전투장(?)으로 몰아넣고
계속 전쟁을 독려하는 교회들은
교세가
좀 늘은 것 같다.
그런데 왜 한국 교회는 줄었을까?

용기 내어 새치기하는 차량은
자기 바람대로 좀 일찍 간다.
그러나 그 차량 때문에
대다수의 차량은 더 늦어진다.
정체는 더 심해진다.

한국교회는 몇 몇 교회의
전투적 전도 운동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정체 현상을 맞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한국교회의 그런 모습에 고개를 돌린다.
그리곤 더 이상 한국교회는
이 사회에서 영향력을 잃어간다.

지금은 기독교 전래 초기 때가 아니다.
전에는 그런 방법이 필요했고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절이 아니다.
이젠 한국교회는 이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종교단체가 되었고
사회 곳곳에서 영향을 끼치는
종교이다.
이젠 전반적으로 선한 영향을 끼쳐야
전도가 되는 때가 된 것이다.

전도 몇 명 했느냐가 중요한
시절이 지나간 듯 하다.
이젠 이 정체를 풀어야 한다.
준법과 질서, 원칙과 기본으로
이 정체를 풀어야 한다.
얌체 같은 몇 몇 때문에
계속 발생하는 이 전반적인 정체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