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마지막달 1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곧 여기저기 송년의 노래를 부르며 새해맞이에 분주하게 될 것입니다. 삶의 분주함으로 시간을 잃어버렸던 이들은“벌써 12월이야?”라는 생각으로, 늘 일에 쫒기는 나 같은 사람은 “또 12월이야?”라고 반응할 것입니다. 나 뿐 아니고 아마 12월을 맞는 모든 이들의 정서적 느낌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 해를 보낼 때면 새해에의 기대와 소망으로 가슴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송년의 아쉬움과 후회스러움이 교차되기도 합니다. 모든 일을 다 실패한 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을 다 성공한 해도 아니고, 모든 것이 다 성공적인 한 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실패만 한 해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지난 한 해는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고,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었던, 그래서 우리의 지난 한 해 역시 모두가 다 소중한 자신의 삶이기에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뿐입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한 해를 시작하며 기도하고 소원한 것이 이루어진 것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그리고 이루어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너무 귀한 것이기에 천천히(大器晩成) 이루어지는 것도 있을 것이고, 잘못 구하여 거부되거나 반대로 이루어진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심을 누가 의심할 수 있겠으며 그분의 역사 운행에 누가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한 해를 잘 정리하는 일입니다. 인생의 숙제를 남기지 않기 위함입니다. “내가 어떤 것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했고 어떤 것으로 하나님을 섭섭하게 했었는가?”를,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통하여 어떤 뜻을 이루셨고 나와 우리 가정은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을 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삶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또 다시 주어진 12월, 또다시 주어질 2011년을 더욱 풍성한 해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어떨 때 나의 오른손을 들어 주셨고 내가 어떻게 할 때 하나님께서 침묵하셨는지를, 내가 어떻게 할 때 하나님의 얼굴빛이 나를 향했고 어떤 때에 나를 외면하셨는지를 바로 아는 것이 축복의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잘 뛰고 열심히 달려도 길을 잃어버리고 잘못된 길로 달려간다면 그의 유능함은 실패를 위해 이용된 것이고 아무리 부족해도 지름길로 달려간다면 그의 삶은 알찬열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도 그 이유를 바로 알면 성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고 성공도 그 이유를 모르면 한번 밖에 누릴 수 없는 우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곧잘 성공은 자기 공(功)으로 돌리고 실패는 남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어리석은 인생을 살게 됩니다. 많은 경우 실패를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핑계거리를 찾고 남을 원망함으로 실패가 또 다른 걸림돌이 되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아주 주저앉아 버리는 것을 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님은 의도가 불순하고 목적이 천한 인간의 욕망을 외면하시고 목적이 거룩하고 뜻이 선한 사람의 손을 들어 주십니다. 이런 하나님의 역사 운행의 원칙을 바로 이해하는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그래서 우린 지난 한 해를 겸손히 돌아봐야 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거룩한 뜻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공이든 실패이든 지난 한 해 동안의 우리의 모든 삶을 소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2011년의 디딤돌로 삼아 새해를 맞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은 다 선하시고 완전하십니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어떤 결정에도 순종할 뿐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역사하실 그 하나님의 뜻을 기대해야 합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한 달 동안이라도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고 나를 위해 계획하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인생을 고정시킴으로 좌우로 치우침이 없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바른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바른 길을 찾아 정도로 걸어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못한 일이 있다면, 사랑해야 할 숙제, 용서를 빌고 용서를 해야 할 숙제, 소명을 따른 미흡한 사명을 다해야 할 숙제, 하나님께 대한 약속과 서원을 숙제로 남기지 말고 새해를 맞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